[현장기]
제주도 조천 에깅
“올해 첫 킬로오버 무늬오징어”
박상욱 HDF 필드스탭
5월 중순 제주도 대물 에깅 낚시가 시작되는 시즌이다. 제주의 경우 연중 무늬오징어 에깅이 가능하지만 5월이 본격 시즌의 시작이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의 제주도 조황은 처참할 지경이다. 작년에 비해 몰황수준으로 지역별 편차가 매우 심하다. 제주도 서쪽 지방이 그나마 괜찮다고 하지만 요즘 시즌의 대표 에깅낚시터인 비양도를 비롯하여 제주시권 포인트들은 작년 조황의 30%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렇듯 조황이 좋지 못한 제주도지만 매년 이 시기에 기록경신을 위해 제주도로 낚시를 가기에 올해도 역시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시 조천항 일대에서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를 낚은 공보성(라팔라 필드스탭) 씨.
두 번째 캐스팅에 입질을 받았다.
▲컴컴한 연안 갯바위에 서서
무늬오징어를 보린 공보성 씨.
올해도 기록경신을 위해 제주도로
지난 5월 20일, 제주시 조천에 살고 있는 공보성(라팔라 필드스탭) 씨와 함께 무늬오징어 출조에 나섰다. 에기는 총 30개 정도 준비 하고 3.5호 슈퍼섈로우 15개, 3호 슈퍼섈로우 5개, 3호 섈로우 5개, 3호 노말 5개를 준비했다. 주로 얕은 곳을 공략하기 때문에 천천히 가라앉는 슈퍼섈로우를 많이 준비했다.
처음에는 공보성 씨와 함께 비양도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사람도 많고 시간을 들여가면서 갈만한 조황이 나오질 않는다고 하여 ‘꽝도 가까운 곳에서 치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에 사람도 없고 조용한 조천 쪽으로 출조지를 정했다.
저녁 9시30분. 조천포구에 도착하니 중들물이 시작되고 있었다. 3.5호 섈로우 에기로 채비를 하고 방파제 주변 갯바위로 진입했다. 최근이 부근의 한치 조황이 좋아서 어선들이 몰려든 탓에 대낮같이 환했다.
공보성 씨의 배려로 제일 조황이 좋다는 자리에 섰다. 조류가 먼 바다로 뻗어나가는 좋은 자리다. 수심은 깊은 곳이 3m 내외로 얕지만 전방 50m 앞쪽에 7m 이상으로 뚝 떨어지는 브레이크라인이 존재하는데 그곳이 포인트라고 했다.
▲필자가 사용한 슈퍼섈로우 에기.
천천히 가라앉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곳에서 사용한다.
▲필자가 준비한 다양한 타입의 에기.
절반 이상은 슈퍼섈로우 타입을 준비했다.
들물이 되자 내려가는 수온
들물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조류의 소통이 좋지만 수온이 계속 떨어졌다. 5월 들어 제주권은 들물이 진행되면 수온이 떨어지니 조황이 좋지 못하다고 한다. 3.5호 슈퍼섈로우 보라색 에기를 세팅하여 바닥권을 철저히 공략했다. 2시간가량 낚시를 진행했지만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고 옆에서 낚시하던 공보성 씨가 먼저 고구마 크기의 무늬오징어 한마리를 낚아냈다. 나는 오랜만에 제주에서 낚시를 한 탓에 감을 찾는 것이 늦었고 멀리 던지면 괭생이모자반이 걸려 라인 관리를 할 수 없었던 것이 패인이었다.
낚시자리에 물이 차오르고 더 이상 입질이 없어 포인트를 옮기기로 하고 차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했다. 이동을 한 곳은 조천항 옆 해녀체험장이 있는 곳으로 발판이 높아서 만조가 되더라도 낚시가 가능한 자리다. 수심은 2m 정도며 정면으로 50m 정도 장타를 치면 거머리말(잘피) 군집이 있다. 밤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낮에 보면 굉장히 넒은 거머리말 군집이 보인다.
▲철수 후 맛본 무늬오징어 회.
달달한 맛이 한치보다 한 수 위다.
▲공보성 씨가 낚은 킬로오버 무늬오징어.
최근 무늬오징어 조황이 좋지 않아 올해 처음 만난 킬로오버 무늬오징어라고 했다.
6월이나 7월에 의외의 대박이 터질 수도
첫 캐스팅 이후 두 번째 캐스팅에 멀리서 히트를 외치는 공보성 씨. 로드의 휨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거의 반으로 접혀있는 로드. 못해도 킬로오버는 족히 넘을 듯했다. 드랙을 차고 나가고 감기를 계속 반복, 결국 랜딩에 성공하고 나에게 들어 보였다. 멀리서 봐도 사이즈가 대단했다. 단 두 번의 캐스팅에 씨알이 좋은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랜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에깅 실력을 가진 공보성 씨는 이날 잡은 무늬오징어가 올해 첫 킬로 오버라고 했다. 이후 고무적인 자세로 초썰물이 진행될 때 까지 열심히 해보았지만 더 이상 입질은 들어오질 않고 철수를 했다.
현재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와 동해의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듯하다. 상승했다가도 들물에 다시 하락하는 것이 문제다. 이런 상황이라면 무늬오징어의 산란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6월이나 7월에 의외의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제주 현지인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포기하지 않고 초여름까지 꾸준히 도전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수도 있다.
내비 주소 조천읍 조천리 3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