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올해도 한치 대폭발]

❹여수 먼 바다 한치 배낚시 현장

“1인 200마리 거뜬합니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한 방에 한치 세 마리가 올라왔습니다.”

광양에서 온 김신욱 씨가 밤 10시 경 화끈한 입질을 받아 한 번에 세 마리를 올렸다.

▲국동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진프로호.

▲수심측정기가 달린 베이트릴.

▲소형 전동릴을 사용한 한치낚시 장비.

▲해가 질 무렵부터 한치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들.

여수의 낚싯배들은 5월부터 한치 탐사 출조를 나갔다. 여수 진프로호 박영일 선장은 오전에 붉바리 출조를 마친 후 밤에 한치와 갈치 탐사를 병행했는데 5월 초부터 한치로 마릿수조과를 거두었다. 박영일 선장이 혼자 조업을 나가서 낚은 한치는 무려 300여 마리. 조과는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졌기에 진프로호는 호황을 보이던 붉바리 출조를 일찍 마무리하고 한치로 출조 상품을 변경했다.

▲한치낚시에 사용하는 스테, 에기, 이카메탈.

에기는 2.2호를 쓰며 이카메탈은 80~120g을 사용한다.

스테는 원하는 스타일대로 다양하게 사용.

▲낚싯배 선두 1번 자리에 거치한 기자의 한치낚시 장비.

조류가 흐르지 않는 상황이라 이카메탈 3단 채비를 두 개 사용했다.

▲진프로호의 집어등.

한치 출조를 위해 최신형으로 모두 교체해 매우 밝다.

▲한치낚시 중 올라온 살오징어.

4월과 5월은 금어기라 놓아주어야 한다.

이카메탈, 오모리그 두 대가 ‘국룰’

지난 5월 20일. 진프로호가 올해 첫 한치 출조를 나갈 때 함께 취재에 나섰다. 첫 출조라 낚시인이 없을까 걱정했지만 낚싯배는 만원이었고 한 자리도 빠짐없이 낚시인을 태웠다.

진프로호 진승준 대표는 “작년부터 한치 예약을 한 낚시인들도 있어요. 붉바리 조황이 꾸준해서 올해는 한치 출조를 조금 늦게 시작한 면이 있는데, 한치의 인기가 실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주말엔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오후 4시. 진승준 대표와 함께 국동항에 정박한 진프로호에 오른 후 자리를 추첨하고 곧바로 먼 바다로 출항했다.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거문도 외곽. 조과에 따라 목적지는 매번 바뀌지만 일반적으로 거문도나 백도 외곽으로 출조하는 경우가 많고 멀리는 여서도 인근까지 나간다고 했다.

포인트에 도착 후 선장과 사무장이 물돛을 내렸다. 바람과 조류의 방향에 맞춰 물돛을 잘 내려야 배가 안정적으로 흘러가며 여러 곳을 탐색하고 낚시하기도 편하다. 물돛을 내리는 동안 낚시인들은 채비를 준비했다. 대부분 한치낚시 ‘국룰’이라 부르는 이카메탈 3단채비 하나와 오모리그 하나를 준비했다. 이카메탈 3단채비는 가짓줄에는 수평에기나 스테를 달고 맨 아래에는 100~120g 이카메탈을 달아 받침대에 거치를한다. 오모리그는 2.5호 에기를 미끼용으로 쓰며 20~30호 봉돌을 사용해 전층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일부 낚시인들은 수평에기나 스테 대신 학꽁치포를 묶은 삼봉을 사용하기도 한다. 삼봉은 학꽁치포로 한치를 유인하기 때문에 입질이 예민한 초반에 효과가 좋다.

▲오모리그로 한치를 올리고 있는 순천 낚시인 김정운 씨.

▲낚싯배 후미에서 큰 씨알의 화살오징어(야리이카)를 낚은 낚시인.

▲서울에서 온 구은혜 씨가 한치를 올리고 있다.

▲한치 첫 수를 보여주는 진프로호 진승준 대표.

진프로2호 진수를 앞두고 여유가 생겨 함께 출조에 나섰다.

갈치, 화살촉 섞여 낚일 때는 오모리그 유리

채비를 마친 낚시인들은 선장의 신호에 따라 낚시를 시작했다. 어탐기에는 수심 30~40m에 어군이 나타났고 낚시인들은 수심측정기가 달린 베이트릴을 사용해 정확하게 수심 30~40m를 노렸다. 곧바로 입질. 하지만 한치가 한두 마리 낚이는가 싶더니 이내 살오징어와 갈치가 뒤섞여 올라왔다. 어군은 한치뿐 아니라 화살촉오징어와 갈치가 함께 유영층을 이루며 뒤섞여 있었는데 갈치로 인해 채비가 잘려나기는 일도 잦았다.

따라서 채비가 길고 에기와 스테가 많이 달려 있는 이카메탈 3단채비는 불리했다. 갈치에게 채비가 잘려나가기도 하고 살오징어와 갈치가 먼저 입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낚시 초반에는 오모리그가 빛을 발했다.

오모리그를 캐스팅 후 일정 수심까지 가라앉히다가 액션을 주면 높은 확률로 한치가 입질을 했다. 단, 스피닝릴 장비로 오모리그를 운영하는 낚시인들은 감으로 수심을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노하우를 발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원줄에 매듭을 해서 대략의 수심을 재는 것이 입질을 빨리 받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지난 6월 7일의 진프로호 전체 조과.

기자가 취재를 간 당일은 전체 조과를 촬영할 수준의 호황은 아니었지만 6월 초부터는 연일 사진과 같은 ‘만쿨’ 조과가 이어졌다.

아이스박스가 넘쳐서 스트로폼 박스에 담는 낚시인도 있었다.

▲한 번에 여러 마리가 올라와 임시로 양동이에 담아 둔 한치.

▲자정 무렵에 한 치 두 마리를 걸어 손맛을 본 진승준 대표.

20여 분 만에 짧게 끝난 피딩, 그러나

해가 진 후엔 화살촉오징어와 한치 무리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무리를지어 수면에 떠도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활성이 좋아도 너무 좋아서 중층에서는 입질을 잘 하지 않았다.

진승준 대표는 “한치가 무리를 지어 상층 중층으로 종횡무진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베이트피시가 많아서 한치가 에기를 잘 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큰 갈치나 삼치, 만새기 등이 등장해 한치 어군과 먹이경쟁을 벌이거나 만새기를 피해 한치가 도망다니면 한치가 느긋하게 베이트피시를 쫓을 여유가 없으니 오히려 입질을 잘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해가 진 후 한치가 수면으로 떠오른 이후에는 입질이 소강상태에 머물렀다. 거의 밤 10시까지 입질이 없었는데 한치 어군이 30~40m로 내려가자 다시 입질이 시작되었다.

이번엔 이카메탈에 한치가 올라왔다. 맨 아래에 있는 무거운 이카메탈을 물기도 했으며 상층, 중층의 스테도 가리지 않고 입질했다. 그러다가 “아이고! 릴이 안 감겨!”라는 외침에 뒤를 돌아보니 낚시인 한 명이 활처럼 휘어진 낚싯대를 붙들고 릴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얼른 진승준 대표와 사무장이 뛰어가 채비를 걷어 올려보니 팔뚝만 한 한치 세 마리가 동시에 올라왔다. 뱃전엔 환호성이 터졌고 이내 다른 자리에도 입질이 불붙었다.

피딩은 20~30분으로 짧게 이어졌고 다시 소강상태와 함께 간헐적인 입질을 보이는 일이 반복됐다. 짧았지만 방금과 같은 피딩이 계속 반복된다면 마릿수는 식은 죽 먹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물을 쏘며 낚시인들을 놀래키는 한치.

▲큰 씨알의 한치를 보여주는 구은혜 씨.

▲진프로호에서 야식으로 제공하는 한치 물회. 여느 식당보다 더 맛있게 물회를 만들었다.

6월 중순 현재 폭발적인 마릿수 행진

새벽 5시까지 부지런히 한치를 낚은 결과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30마리 내외 조과를 거두었다. 올해 처음 한치 출조를 한 낚시인들은 오모리그 캐스팅이나 이카메탈 채비 운영에 익숙하지 않아 조금 저조한 조황을 보이기도 했지만 채비를 능숙하게 운영한 낚시인들은 섭섭하지 않게 조과를 거두었다.

6월 중순 현재 여수권의 조황을 확인한 결과 진승준 대표는 “1인 100마리는 거뜬합니다. 기온과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언제 시작할지는 알 수 없으나 장마 전후로 당분간 폭발적인 입질을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물때에 크게 관계없이 손맛을볼 수 있습니다. 채비는 오모리그와 이카메탈 두 종류면 충분하며 한치의 입질 빈도가 높아서 누구나 손맛을 보기 쉽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조문의 010-8796-1242(여수 국동항 진프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