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올해도 한치 대폭발]

❷제주 한치 배낚시 현장

오모리그도 좋지만

역시 살삼봉!

이영규 기자

▲거치식 낚싯대에 세팅된 한치 루어들.

왼쪽이 학공치 포를 얹은 살삼봉, 오른쪽이 소형 에기다.

▲등 쪽에 말린 생미끼를 얹어 쓰는 살삼봉.

사진은 야마시타의 모구모구.

탄력 밴드로 생미끼를 고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활성 약할 땐 역시 생미끼가 효과적이군요.”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학공치 포를 얹은 모구모구로 굵은 한치를 올렸다.

여름바다 제주 배낚시의 꽃 한치낚시가 시작됐다. 제주도 한치 배낚시는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면 짧게는 이륙 후 두 시간 이내에 배를 탈 수 있는 점이 최고 장점이다. 올해 여름부터 관광객이 몰려 비행기 표 값이 비싸졌지만 편하고 빠른 출조를 원하는 낚시인들에게는 여전히 인기 코스다.

내가 제주도 한치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조과보다는 ‘편해서’다. 공항에 차를 맡긴 후 비행기를 타면 불과 한 시간 만에 제주에 도착하고, 마중 나온 픽업 차량을 타고 부두로 이동하면 곧바로 출조가 이루어진다.

포인트가 30분 이내 근거리라 배 타는 시간도 짧다.

제주도에서는 보통 공항에서 가까운 도두항에서 낚싯배가 많이 뜬다.

그리고 멀리 가봐야 제주 북부인 동쪽 김녕, 세화 앞바다로 출조한다.

포인트가 제주 본섬과 가까워 바다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절경, 밤이 돼 불을 밝힌 제주 도심의 야경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멋진 볼거리다.

▲킹덤호를 타고 한 치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대부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넘어온 육지 낚시인이다.

▲분홍색 옵빠이스테 7cm짜리를 물고 나온 한치.

▲살오징어에 특효인 오징어스틱.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선물한 옵빠이스테를 보여주는 낚시인들.

생미끼, 작은 스테에 반응하는 시즌 초반 한치들

지난 5월 26일, 도두항에서 출항하는 킹덤호를 타고 올해 첫 한치 배낚시에 나섰다. 킹덤호 양성욱 선장은 나흘 전부터 본격 출조를 시작했는데 전날 출조에서는 조황이 별로였다고 말했다. 올해는 거의 모든 어종의 초반 조황이 부진했는데 제주 한치도 예외는 아닌 듯했다.

하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한치라는 녀석은 워낙 조황 기복이 심하고 예민한 놈들이라 오늘밤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타나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 맞는 대처는 철저히 할 필요가 있어 출항 전 양성욱 선장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양성욱 선장의 말을 종합하자면, 밤에는 한치가 수면 밑 10m까지도 부상하지만 입질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이고 그 영향으로 큰 스테에는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전날 조과의 80% 이상이 에기 등에 학꽁치 살을 덧대 쓰는 일명 살삼봉에 나왔고 스테는 2인치 내외의 작은 사이즈에만 반응했다는 것이다.

나와 서울에서 동행한 박승규 씨는 다양한 오모리그 채비를 양껏 준비했는데, 막상 현장에 와보니 채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루어가 핵심이었다. 다행히 부산에서 촬영에 동행한 성광물산 김선관 대표가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루어를 갖고 와 안심이었다.

▲도두항에서 출항하는 킹덤호.

공항 픽업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취재일 사용한 야마시타의 모구 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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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치낚시에 인기가 높은 오모리그.

제주에서는 집어등 켜기 전에도 입질 확률 높아

5시 30분에 도두항을 출항한 킹덤호가 김녕 앞바다에 도착함과 동시에 낚시가 시작됐다. 아직 어두워지려면 2시간 이상이나 남은 상황. 보통 한치낚시는 완전히 어두워지고 집어등 불빛이 밝은 9시 무렵부터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되지만 제주도는 예외다. 제주도에서는 날이 어둡기 직전에도 바닥을 잘 노리면 이삭줍기식 조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낮 한치는 주로 암초밭 부근에 머물고 있는데 공략법은 간단하다. 채비에 상관없이 바닥을 찍고 1m 정도만 띄워주면 끝이다. 이때 밑걸림 방지를 위해 바늘이 달린 이카메탈 대신 봉돌을 달아 주는 게 요령이다(처음부터 봉돌을 달아 쓰는 오모리그는 그대로 쓰면 된다).

한치 초저녁 낚시에는 보통 1인당 1~2마리를 거둘 때가 많지만 잘 낚일 때는 4~5마리도 가능하다. 그래서 남해안 한치낚시와 달리 제주도한치낚시에서는 집어등이 켜질 때까지 쉬고 있는 낚시인은 없는 편이다.

이날 행운의 첫 입질은 나와 함께 온 박승규 씨에게 왔다. 박승규 씨는 야마시타의 모구모구라는 살삼봉에 학꽁치포를 얹어 사용했다. 모구모구는 학공치포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고무 밴드가 달려있어 매우 편리한 제품이다. 전날 살삼봉에 입질이 활발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유독 제주도에서 살삼봉이 잘 듣다 보니 박승규 씨는 어떤 채비에도 살삼봉 하나씩을 세팅해 쓰고 있다.

박승규 씨의 첫수 후 선두에서 낚시하던 김선경 씨가 연타로 한치를 끌어냈고 내 뒤편에서 낚시하던 이현직 씨와 김도현 씨도 연속 입질을 받아냈다. 낚시 시작 30분도 안 돼 1인당 2마리씩의 한치를 올리는 바람에 혹시 오늘밤은 대박을 맞는 게 아닐까도 싶었다.

그러나 초저녁 호황은 너무 일찍 터트린 샴페인이었다. 밤이 되자 오히려 입질이 줄고 예민해지기까지 했다. 입질이 예민할 때는 스테도 작을수록 좋다는 양성욱 선장의 조언이 생각났다. 거치식 낚싯대에는 김선관 대표에게서 빌린 야마시타 옵빠이스테 7cm로 모두 교체했고, 액션을 주는 낚싯대에는 살삼봉을 오모리그에 달았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수박 색깔 옵빠이슷테에 연속 3마리의 한치가 올라온 것이다. 나에게 옵빠이스테를 건네 준 김선관 씨도 같은색상의 짧은 옵빠이스테를 사용해 곧바로 두 마리의 한치를 뽑아냈다.

김선관 씨는 “한치 활성이 좋을 때는 스테의 색상과 크기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활성이 안 좋은 날은 매우 까탈스럽죠. 같은소형 스테라도 색상을 가리기 때문에 다양한 색상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씨알 좋습니다!”

성은석 씨가 창오징어를 끌어내고 있다.

▲취재일 가장 먼저 한치를 올린 서울의 박승규 씨.

▲서울에서 온 이현직 씨가 초저녁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선관 씨가 미리 세팅해 놓은 살삼봉(왼쪽)과 스테.

6월 들어 1인당 50수 이상은 거뜬

취재일은 호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최악도 아니었다. 1인당 10~30수라면 분명 적은 양일 수 있지만 초반 시즌에는 흔히 겪을 수 있는 조과이기 때문이다. 눈길을 끈 것은 갑오징어 조과였다. 선미에서 조용히 낚시하던 김상욱 씨가 연타로 3마리의 갑오징어를 올렸는데 씨알이 표현 그대로 신발짝이었다. 김상욱 씨는 “바닥까지만 내려가면 입질이 들어오는데 너무 미약해서 올라오다 떨어지는 놈이 많았다. 확실히 루어는 학꽁치포를 얹은 살삼봉이 잘 먹혔다”고 말했다.

취재 후 열흘 정도가 지난 6월 초 연휴 때 양성욱 선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확실히 취재 때보다는 마릿수가 부쩍 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인당 50~60마리는 어렵지 않다는 소식. 루어는 살삼봉과 소형 스테가 여전히 잘 먹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남해에서는 일반 스테만 써도 한치가 잘 붙지만 확실히 제주도에서는 생미끼를 얹어 쓰는 살삼봉의 위력이 여전한 것 같았다.

제주도 한치낚시는 남해와 마찬가지로 6월 한 달간 최고의 호황을 맞는다.

여행객 증가로 비행기 표값이 예전보다 올랐지만 6월이 가기 전에 제주도를 찾는 것이 최고의 호황을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킹덤호는 공항을 오고 갈 때 전용 버스로 낚시인을 픽업해주고 있다. 제주공항에서는 오후 5시에 픽업하므로 이 시간에 맞춰 티켓을 예매하면 된다.

문의 010-7589-3114(킹덤호 양성욱 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