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올해도 한치 대폭발]

❶제주 동부두방파제 현장

이렇게 잘 낚이니

배 탈 일 없겠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제주시 동부두방파제(제주항 제8부두)로 출조한 김경한 씨가 씨알 좋은 한치를 걸어 올리고 있다.

동부두방파제는 4월부터 한치가 낚이며 여름에 절정을 맞았다가 이듬해 1월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동부두방파제 초입에 있는 용두교.

한치가 잘 낚이며 돌돔, 다금바리, 쥐치, 벵에돔, 달고기 등 다양한 어종이 낚여 인기 있는 자리다.

▲동부두방파제 입구에 있는 낚시점.

한치낚시 장비와 소품을 모두 구입할 수 있다.

일부 품목은 대여도 가능.

▲낚시점 내부.

▲김경한 씨가 전동 스쿠터와 수레에 짐을 싣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동부두방파제는 대형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도록 만든 항만시설이다. 방파제 길이만 1.5km이며 방파제가 외항으로 길게 뻗어나가 평균 수심이 20m내외로 깊고 조류 소통이 좋다. 그래서 매년 4월이면 한치가 붙기 시작하고 6월부터 조과가 절정으로 치달으며 여름에 꾸준한 호황을 보이다가 이듬해 1월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방파제라고 해서 조과가 떨어지지 않는다. 한치가 한창 붙을 때는 한 자리에서 100여 마리를 낚은 정도로 호황을 보이기 때문에 연안에서 한치낚시를 경험하고 싶다면 제주 동부두방파제로 가보길 바란다.

▲소형 전동 스쿠터를 타고 방파제로 진입하는 낚시인.

▲방파제 초입 상부에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철조망.

내항으로 대형 크루즈가 접안하기 때문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해가 지기 전부터 입질을 받아 한치를 올리고 있는 낚시인.

▲방파제 내 금지 사항 안내문.

차량, 오토바이, 자전거 운행과 테트라포드 위에서 낚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씨알이 평균 크기입니다.”

김경한 씨가 오후 9시에 낚은 첫 한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오후 4시. 제주시에서 타스코피싱을 운영하고 있는 김덕한 씨와 그의 친동생 김경한 씨와 함께 제주 동부두방파제로 한치 출조에 나섰다. 한치 낚싯배를 타고 취재를 가볼까도 싶었지만 당시에는 배낚시 조과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어서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동부두방파제를 찾기로 한 것이다.

동부두방파제는 제주항 국제여객선터미널 내에 있는 방파제다. 정식 명칭은 제주항 제8부두. 대형 크루즈가 정박하는 접안시설이라 항만법에 의해 테트라포드와 같은 구조물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으며 방파제 좌우로 난간이 있는 곳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다. 오토바이, 자전거 등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서 현지인들은 손수레나 소형 전기 스쿠터를 이용해 출조한다. 김덕한, 김경한 씨도 소형 스쿠터와 손수레에 짐을 싣고 방파제로 들어갔다.

방파제는 초입부터 1번, 2번, 3번, 4번, 5번, 등대로 자리를 구분한다. 방파제 외항을 보면 툭 튀어나온 난간이 5개 있는데 초입부터 순서대로 번호를 붙인 것이다. 번호를 알고 있으면 긴 방파제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다. 조과는 1번과 5번 그리고 등대가 가장 좋다고 하지만 한치가 붙는 상황에 따라 3~4번에서 호황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리가 비어 있다면 어디든 낚시를 해도 좋다. 주의할 것은 방파제 내에 화장실이 없고 방파제가 걸어서 왕복 30분 정도로 길기 때문에 방파제로 들어가기 전에 준비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화장실은 방파제 초입에 있는 공용을 이용해야 한다.

▲학꽁치포를 묶은 삼봉 에기.

삼봉 하나만 미끼로 쓴다.

▲5호 비자립막대찌. 한치의 다양한 입질 형태를 잡아내기 좋다.

자립막대찌나 반자립막대찌는 쓰지 않는다.

▲소형 집어등.

막대찌톱과 채비에 달아 어신을 파악하며 한치의 입질을 유도한다.

▲삼봉에 붙이는 갈치포와 학꽁치포.

학꽁치포가 인기 좋다.

5호 비자립막대찌에 미끼는 학꽁치 부착한 삼봉

우리는 5번 자리와 등대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보통 두 대의 낚싯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낚시인들끼리 간격은 약 50m를 유지한다.

채비를 흘릴 것을 감안하면 조금 더 널찍하게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낚시자리는 내외항과 등대 전역에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조금만 출조를 서두른다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일은 없다. 보통 오후 4시에 출조하면 괜찮은 자리를 잡을 수 있으며 밤에 출조를 한다면 밤 11시 이후가 좋다. 그때가 되면 현지 낚시인들이 철수하고 새벽 물때에 느긋하게 낚시를 할수 있다.

자리를 잡은 후엔 받침대를 설치했다. 받침대는 목재 등을 자를 때 목재를 고정하는 클립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방파제에 걸쳐서 클립을 잠그면 고정할 수 있다. 대부분 직접 용접해서 만든 것이라 구입할 수는 없다. 받침대가 없다면 난간에 낚싯대를 걸쳐두고 낚시를 해도 되지만 바람이 불면 불편하므로 방파제 입구에 있는 낚시점에서 받침대를 대여를 하거나 아이스박스에 로드 거치대를 부착해서 가는 것이 편하다.

김덕한 씨의 장비와 채비를 살펴보았다. 낚싯대는 2.5호 릴낚싯대에 릴은 5000번을 쓰고있었다. 채비는 5호 비자립막대찌에 5호 수중찌를 연결하고 소형 집어등을 단 후 학꽁치포 미끼를 부착한 삼봉을 사용했다. 원줄 5호, 목줄 5호를 쓰는데 김덕한 씨는 다른 낚시인들보다 채비를 강하게 쓰는 편이어서 3호원줄에 2~3호 목줄을 써도 상관이 없다.

채비를 강하게 쓰면 한치를 들어올리기 편하지만 캐스팅 시 비거리가 짧아지고 채비를 약하게 쓰면 캐스팅 시 비거리가 늘어나고 입질 빈도가 올라가지만 캐스팅할 때 ‘딱총’을 쏠 수 있고 한치를 올리다가 채비가 터질 수 있다. 따라서 채비의 강도는 낚시 스타일에 맞춰 결정한다. 채비 수심은 8~10m에 맞춘다. 동부두방파제 외항의 수심은 26m 내외지만 바닥을 노리지는 않고 중층이나 상층을 주로 노린다. 한치가 상층으로 완전히 뜨면 채비 수심을 더 줄이고 입질이 뜸해지면 채비 수심을 조금 더 내려주는 식으로 운용하면 된다.

▲동부두방파제 콧부리에 자리한 김덕한 씨의 지인들이 낚은 조과.

3명이서 밤 12시까지 낚은 것으로 20마리 정도다.

▲삼봉 에기에 걸려 올라온 한치.

▲씨알 좋은 한치가 올라오자 환한 웃음을 보인 김덕한 씨.

제주에서 타스코피싱을 운영하며 갈치와 돌돔낚시를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여름이면 매년 한치낚시를 즐긴다.

▲동부두방파제 전경.

길이는 1500m 정도며 내항과 외항 전역에서 낚시를 할 수 있다.

해가 지자 시작된 입질

채비를 마치니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에서 한치가 낚였다. 방파제 콧부리에는 김덕한 씨의 지인들이 우리보다 먼저 출조해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해가 지기 직전에 한두 마리씩 한치를 올리다가 해가 지자 한치의 활성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알려왔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출조 당일에는 5번 자리 주변의 조과가 좋지 않았다. 1, 2, 3번 자리에서는 10~20분마다 한두 마리의 한치가 올라오는 것 같았지만 4번 자리 뒤로는 밤 9시까지 입질이 오지 않았다. 본격적인 입질은 밤 9시가 지나서 들어왔는데 낚시자리로 조류가 밀려들어 좌우로 찌가 흐르기 시작하자 입질이 시작되었다.

첫 입질은 김경한 씨가 받았다. 방파제 난간의 높이가 10m가 넘기 때문에 한치를 발 앞까지 끌고 와 단숨에 들어올렸다. 채비를 왜 강하게 사용하는지 금방 이해가 되었다. 김경한 씨가 낚은 한치는 몸통 길이 25cm로 제법 컸는데 대부분 이 정도 씨알이 낚인다고했다.

입질은 계속 이어져서 김경한 씨가 한 마리를 추가하고 김덕한 씨가 다시 두 마리를 낚은 후 나도 한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채비가 멀리 흘러나가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찌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원한 입질이 와서 챔질 타이밍을 잡기 쉬웠다. 한치는 대개 찌가 사라지는 입질을 하지만 간혹 찌가 드러눕거나 솟아오르는 입질도 보이기 때문에 항상 찌를 주시해야 한다.

액션은 별다를 것이 없다. 찌의 움직임이 이상하면 한치의 입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강하게 한 번 챔질을 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너무 자주 액션을 주면 채비가 발 앞으로 빨리 끌려와서 불편하다.

▲영롱한 체색을 보여주는 한치.

여름 전후에 올라오는 한치가 달고 맛있다.

▲한치낚시 장비와 채비.

낚싯대는 2.5호 릴낚싯대를 쓰며 5호 비자립막대찌에 소형 집어등과 -5호 수중찌를 달아준다.

도래 아래로 5호 쇼크리더를 1.5m 정도 연결한 후 삼봉 에기를 묶으면 완성.

채비 수심은 10m 내외가 알맞다.

▲동부두방파제 내항을 화려하게 수놓은 찌불.

매일 밤 이런 장관이 펼쳐지며 한치는 여름 내내 끝없이 나온다.

한치가 호황을 보일 때는 방파제에서도 100여 마리를 낚을 정도.

▲김경한 씨가 낚은 한치를 손질하고 있다.

▲즉석에서 차린 한치 밥상.

여름 낚시 피서지로 안성맞춤

김덕한 씨와 김경한 씨는 자정까지 낚시를 했다. 밤 9시부터 입질을 받아 한치를 올리니 철수 무렵에는 10마리가 넘었다. 등대에 있는 김덕한 씨의 지인들도 아이스박스 절반을 채웠는데 이만한 조과면 굳이 낚싯배를 타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출조와 철수가 자유롭고 뱃멀미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낚시인들이 많을까 걱정을 하겠지만 예전과 달리 낚시인들이 서로 간격을 잘 유지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아서 비좁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김덕한 씨는 “동부두방파제는 여름 피서지로 최고입니다. 방파제 빈 공간에 텐트를 칠 수있으며 취사도 가능해요. 그래서 여름이 되면 제주 현지인들이 방파제 초입부터 텐트를 치고 낚시를 즐기며 여름을 보냅니다. 육지에서 온 낚시인들도 공항에 내린 후 택시를 타고 곧바로 동부두방파제로 출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항공비만 내면 1박2일 정도는 방파제에서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습니다. 6월 이후 본격적인 한치 시즌이 시작되면 전국에서 온 낚시인들로 장사진을 이루는데 그때 취재를 오시면 더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동부두방파제의 한치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동부두방파제뿐 아니라 한림, 하귀,애월, 조천 등 제주도 북부의 크고 작은 방파제에서는 어디든 한치를 낚을 수 있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채비만 준비한다면 손쉽게 한치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내비 주소 제주시 건입동 1453(국제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 주차하며 주차요금은 하루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