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유료터]

안성 개나리낚시공원

럭셔리펜션, 수변공원 여기 다 있구나!

김병조 ㈜천류 민물스탭,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5월은 나뭇잎들이 초록의 옷으로 갈아입는 신록의 계절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신록의 계절을 맞아 경기도 안성 개나리낚시공원으로 낚시여행을 떠났다.

5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 동이 트면서 일찍 집을 나섰다. 이렇게 새벽부터 서두르는 것은 주말에 출조한 출조객들이 철수를 하기 전에 조과 사진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인지 고속도로 상행선이 전혀 막힘이 없다. 대전에서 1시간 10분 만에 도착했다.

개나리낚시공원을 처음 본 느낌은 놀라웠다. 이곳이 낚시터인지 아니면 잘 가꾸어진 수변공원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말 출조객 중에는 아침장을 열심히 보고 있는 낚시인이 있는 한편, 지난밤의 즐거운 여흥 때문에 아직 취침 중인지 주인을 잃은 빈 낚싯대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는 좌대도 보였다.

▲드론으로 촬영한 개나리낚시공원.

잘 조성된 수변공원을 연상시킨다.

일단 살림망이 담겨 있는 곳부터 조과를 확인하러 갔다. 개나리낚시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좌대인 3번 좌대에서 낚시한 김성수 씨의 살림망은 물 밖으로 꺼내기 버거울 정도로 묵직했다. 김성수 씨는 “저수지 가운데에 섬처럼 생긴 잘 정돈된 꽃밭의 수초 쪽을 향해 3.2칸 대를 바짝 붙더니 계속해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폭발적인 입질에 낚싯대 두 대가 바빴을 정도라고 한다.

한 자리 건너 옆 좌대에서 낚시한 두 쌍의 부부 출조객 살림망에는 낱마리의 붕어가 담겨 있었다. 방금 전 본 김성수 씨 조과와 비교돼 자리 편차가 심한 것인지 궁금해 물었더니 “풍경에취하고 분위기에 빠져 술 한 잔하면서 추억을 만드느라 낚시는 별로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좌대 두 동이 나란히 붙어 있는 특좌대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3대가 정겹게 낚시하고 있다. 역시나 살림망이 담겨 있어 확인하러 갔더니 씨알 좋은 붕어, 잉어, 향어 등 다양한 어종이 담겨 있었다. 잉어를 낚은 중학교 1학년 민주영 군이 잉어를 들고 멋진 포즈를 취해 주었다. 그 외 대부분 출조객이 대박 조과는 아니어도 손맛을 충분히 보았는데 낚시보다는 함께 출조한 지인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더욱 전념해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좌대 두 동이 연결된 특좌대.

가족 3대가 출조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출조한 김성수 씨는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다.

수세식 화장실에 인덕션까지

개나리낚시공원은 1호지와 2호지로 나뉜다. 1호지는 수면적 2천평, 2호지는 1천평이다. 주 어종으로는 토종붕어, 잉어, 향어, 향붕어, 쏘가리, 메기, 가물치 등이 있다. 다양한 어종을 방류하여 자연지의 느낌이 들도록 관리하고 있다. 좌대는 모두 연안에 배치되어 있어서 주차하고 걸어서 진입한다. 좌대는 현재 1호지에만 10동이 있고 차후 2호지에도 좌대를 신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좌대 요금은 4인 기준 평일은 18만원, 주말은 25만원이다.

좌대 두 동이 나란히 붙어 있는 특좌대는 각각 따로 독립된 방이 있으며 평일은 36만원 주말은 45만원이다.

특좌대는 두 가족이 함께 낚시하거나 동호회 회원 등 소규모 단체 출조객이 이용하기에 좋다. 낚시터에 특이하게도 찜질방이 있는데 한동안 코로나 여파로 문을 닫았었으나 거리두기 해제로 곧 다시 재개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개나리낚시공원의 좌대는 마치 물 위 펜션이라고 할 만큼 편리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실내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싱크대 등이 기본으로 있으며 인덕션까지 갖춰져 있어 쉽게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다만 식기는 직접 갖고 와야 한다).

화장실은 수세식이며 샤워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야외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캠낚의 감성까지 만끽할 수 있는데 설령 음식을 준비해오지 않았더라도 닭요리로 유명한 낚시터 식당에 주문하면 좌대까지 배달해준다.

저수지 주변으로는 여러 종의 꽃이 많이 있다. 특히 저수지 중앙에 섬처럼 생긴 곳에 다양한 꽃들이 있어 마치 여느 식물원의 잘 가꾸어진 정원을 연상시킨다.

▲연안에 배치한 펜션 형태의 수상좌대들.

▲3대가 출조한 가족 중 가장 어린 민주영 학생이 자신이 낚은 잉어를 자랑하고 있다.

▲수원에서 출조한 유호 씨는 향어를 낚았다.

지난 추억을 소환하며 자연에서의 만찬

낚시할 좌대에 올라 2.8칸 두 대를 편성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수심은 약 2.2m로 적당했다. 늘 하던 대로 쌍바늘채비에 한 대는 바닥채비, 또 한 대는 내림낚시 방식인 얼레채비를 세팅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낮낚시의 망중한을 즐기는 사이 이날 동출하기로 한 고교 동기동창인 민광기 씨가 도착했다. 친구와의 낚시는 처음인데 개인적인 만남은 무려 15년 만이다. 서로 낚시가 취미인 줄 모르다가 다른 친구를 통해 녀석이 낚시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의기투합했다.

대물낚시 마니아인 친구는 쌍포가 아닌 3대의 낚싯대를 편성했고 옥수수와 글루텐 단품만 사용해 외바늘낚시를 했다. 관리형 낚시터에서는 집어제를 사용하는 것이 조과에서 유리하다고 말하자 “나는 붕어가 너무 많이 낚이는 것도 싫고 그저 다섯마리 정도면 족하기에 집어를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진정한 고수의 품격이 느껴졌다.

친구의 마음이 통했는지 옥수수 미끼에 멋진 찌올림과 함께 월척에 조금 못 미치는 토종붕어가 낚였다. 연이어 필자에게는 잉어와 향어 등 저수지에 살고 있는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었다.

일단 손맛은 봤기에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준비해온 음식을 야외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도자기 주병에 소주를 담고 술잔에는 우정을 가득 따르고는 친구와 반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 고등학교 학창시절 얘기며 20대 초 사회 초년병 시절 여름, 부산 해운대에 친구들과 놀러 갔던 지난 추억을 얘기하다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98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아침부터 재잘재잘 지저귀는 산새 소리에 잠이 깼다.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기에 서둘러 낚싯대를 거둬들였다. 15년 만에 해후한 벗과 함께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기에 만족스러운 출조가 되었다.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환한 미소를 짓는 친구의 얼굴이 한동안 기억될 것같다.

▲3대가 출조한 민주영 학생 가족.

▲필자가 고교 동기동창 민광기 씨와 좌대 위에서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특좌대의 실내.

▲넓은 창으로 탁 트인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각 좌대에는 야외용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문의 010-9012-6368(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개나리길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