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갈수기 붕어낚시 솔루션]

3_고수 7인의 포인트 선정요령

계곡지 골자리 옆 둔덕이 명당

이영규 기자

갈수기 때는 과연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붕어낚시 베테랑 7인이 소개하는 낚시터 선정요령과 포인트 공략법을 소개한다.

수위 안정된 지 1주일 지난 계곡지로 가라

백진수 김천 해수조우회 회원

요즘 같은 갈수기 때는 평지지보다 계곡지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아울러 작은 소류지보다는 중대형 계곡지일수록 유리하다. 계곡지 중에서도 골이 많은 곳이 좋고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골을 선택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낮아지는 수위로 경계심을 느낀 붕어들이 안정감을 찾고 몰려들기 때문이다.

계곡지는 수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입질이 잘 오긴 하지만 아무래도 수위가 내려간 지 1주일 정도 된 시점에 찾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따라서 해당 낚시터가 있는 지역 낚시인들에게 수위변동이 안정된 시기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계곡지라도 수초가 많은 곳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경우는 완전 갈수보다는 초반 배수 때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부들, 갈대 마름이 함께 있는 곳이라면 단연 마름 자란 곳에 포인트를 잡는다. 부들, 갈대가 있는 곳보다는 수심이 깊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각각의 골에 수초가 자란 곳은 곳곳에 둠벙 지형도 많은 편으로 상주 오태지가 대표적인 곳이다. 오태지에서는 하루 5cm씩 수위가 주는 상황에서도 입질을 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 수초가 밀생한 곳에서 조과가 확인된다.

낚시 시간대도 중요하다. 배수기 갈수기에도 붕어는 먹이활동 하지만 그 시간이 매우 짧다. 일반적인 입질 시간대인 초저녁과 새벽이 피크인 만큼 이때는 집중하고 낚시할 필요가 있다. 배수기 때는 낮 입질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만수위의 홍성 가곡지.

이런 상황에서는 상류 외에는 낚시할 곳이 많지 않다.

이처럼 평소 터가 세고 낚시 자리가 적은 곳은 물이 많이 빠지는 배수기가 호황 찬스다.

수심 깊은 간척호 제방권도 좋은 대안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배수기 때 노려볼만한 곳 중 하나가 바로 간척호다. 간척호라고 해서 배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저수지보다는 규모가 크고 수량이 많기 때문에 영향은 적은 편이다. 아울러 간척호는 수심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약간만 수위가 줄면 붕어가 깊은 곳으로 대거 모여드는 습성을 보인다. 따라서 이때 중요한 것은 그 간척호에서 가장 깊은 곳을 찾는 것인데, 현지 낚시인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면 과정이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다.

배수기 때 중부권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부남호(천수만B지구)를 예로 들자면 필자는 3개의 제방 중 가운데 있는 2번 제방을 좋아한다. 이곳이 수심이 가장 깊기 때문인데 주로 찾는 동쪽 구간은 초입에서 약 300m 지점에서 상류를 보고 낚시한다. 그러나 이곳이 처음이라 포인트를 모른다면 4칸 대 정도의 낚싯대를 하나 꺼내어 곳곳에 찌를 세워가며 깊은 수심을 찾으면 될 것이다.

한편, 갈수기라도 너무 깊은 곳보다는 약간 수심이 얕아지는 수중턱이 더 좋은 포인트라는 말도 있지만 지형이 복잡한 계곡지와 달리 간척호는 그런 턱이 거의 없는 편이다(있다면 그곳을 노리는 게 좋을 것이다).

따라서 주변보다 깊은 곳만 찾으면 첫 번째 과제는 해결된 셈이다. 그 다음 과정은 좀 더 세밀하게 깊은 수심을 찾는 것으로 이때는 좀 더 긴 5칸 대 정도를 꺼내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고루 찔러본다. 일반적으로 저수지와 달리 간척호는 제방 앞이 가장 깊고, 멀어지면 점차 얕아지는 지형이 많다. 따라서 무작정 장대를 펼 게 아니라 제방에서 가장 깊은 수심에 맞는 길이의 낚싯대를 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미끼는 글루텐을 추천한다. 부남호에서는 새우도 잘 먹히지만 배수기 때는 붕어들이 깊은 곳에 오글오글 모여 있기 때문에 집어력 강한 글루텐이 좋은 반응을 보인다. 낚싯대도 다대편성보다는 3~5대만 펴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서산 간월호(천수만A지구) 중간제방 석축에서 배수기 때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제방권에서도 가장 깊은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폭우 내리기 전 새물유입구는 오히려 독

박선환 오산 낚시인

갈수기 계곡지낚시에서 늘 언급되는 포인트가 새물유입구다. 저수지가 메마른 상태에서 유입되는 새물은 수온을 안정시키고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해 더위에 지친 붕어들을 불러들이기 때문에 A급 포인트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단순히 도랑 수준으로 졸졸졸 흐르는 새물유입구는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수량이 적은 만큼 수온 안정에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잡어들만 꼬인다. 대표적인 잡어가 피라미, 모래무지, 동사리, 갈겨니, 버들치 등이다. 실제로 새우망을 던졌을 때 참붕어가 가장 많이 채집되는 곳도 바로 새물유입구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 새물유입구에 앉아야 할까? 저수지 규모에 따라 적정 유입량에 차이가 있지만 최소한 저수지 전체가 흙탕물로 변할 정도로 많은 유입수가 들어오는 시점이 최고의 적기로 볼 수 있다. 이때는 물색 관계없이 입질을 받을 수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제방이나 하류권의 깊은 곳에 포인트를 잡는 것이 안정적이다.

▲6월 12일 현재 만수위를 기록 중인 의성 용천지.

배수기에도 의성권에는 수위가 안정적인 저수지가 많다.

평소 터가 너무 세서 찾지 않던 계곡지로 가라

박현철 비바붕어 운영자

보트낚시도 배수기 때는 계곡지가 최고의 선택이다. 오히려 배수기의 계곡지는 평소 공략할 수 없던 깊은 수심의 골자리 등을 노릴 수 있어 호황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찬스다.

내가 주목하는 낚시터는 평소에는 터가 세 잘 찾지 않던 대형 계곡지다. 상류로 가도 수심이 5~6m나 되니 찌 세우기 어려웠던 곳(이렇게 수심이 깊으면 찌를 세워도 입질이 잘 오지 않는다)들을 평소 눈여겨 두었다가 공략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 선택 요령은 수면 위로 드러나 수몰나무나 능선 같은 것을 찾는 것이다. 그런 곳은 붕어의 은신처가 되며 주변 수심보다 약간 얕아서 말풀도 제법 잘 자라 있다. 보통 2~3m 수심을 보인다면 최적의 여건이다.

채비는 평소보다 예민하게 갖추는 게 좋다. 바닥채비라면 분할봉돌채비를 추천하며 분할하지 않는 원봉돌채비라면 목줄만이라도 다소 길게 쓰는 게 좋다. 목줄 길이는 20~25cm가 적당하다. 바늘도 평소 쓰던 호수보다 한 단계 정도 낮춰쓴다.

계곡지 물골 옆 수중턱을 노려라

박남수 FTV 외바늘 진행자

갈수기 때 계곡지를 찾을 때는 규모가 큰 저수지를 찾는 게 좋다. 최소 3만평 이상이며 깊은 협곡일수록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골이 여러 개 있다면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골을 찾는다. 평소 깊은 수심의 수압에 익숙해져 있던 붕어들은 깊은 물골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리는 포인트는 달라야 한다. 무작정 깊은 곳에 찌를 세우기보다는 깊은 골과 가까운 수중턱을 노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채비를 던져본 후 가장 깊은 곳에서 빗겨난 약간 솟은 자리가 최고의 명당으로, 붕어들은 그런 곳에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한다. 대체로 터 센 계곡지는 10년 정도에 한 번씩 물을 뺐을 때 호황을 보일 때가 많다. 갈수기 전에 그런 곳을 기억해두었다가 찾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옛날 집터자리 등도 계곡지 붕어들이 자주 회유하는 코스다.

▲무넘기.

배수기와 갈수기 때 제방권에서 꼭 노려볼만한 포인트는 무넘기와 제방 코너다.

특히 제방 코너는 깊은 수심에서 회유하는 붕어가 늘 접근하는 곳이라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이모작 농사짓는 지역의 저수지를 노려라

한갑수 의성IC낚시 대표, FTV 한가한낚시 진행자

이미 전국적으로 배수가 진행된 시점이라 약간 늦었지만 내년 이맘때를 대비한 배수기 낚시 요령을 설명해본다. 내가 있는 경북 의성군은 이모작 농사를 짓는 곳이 많다.

이모작이란 겨울부터 봄까지는 마늘농사를 짓다가 마늘을 수확하는 6월 10일을 전후해 뒤늦게 벼농사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논농사만 짓는 타 지역의 경우 빠르면 5월 중순부터 벼농사를 위해 배수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략 30일 정도의 시간차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를 노리면 배수 영향 없이 붕어낚시가 가능하다. 의성권에서 이모작 농사를 하는 곳은 동부 쪽인 의성, 사곡, 금성, 가음, 단촌, 안촌면 등지다. 이 권역에만 수십 곳의 붕어터가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다고 하겠다.

아울러 의성 서부 쪽은 낙동강에서 퍼 올리는 양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배수기 때도 만수에 가까운 수위를 보이는 곳이 많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제방 코너.

배수기와 갈수기 때 제방권에서 꼭 노려볼만한 포인트는 무넘기와 제방 코너다.

특히 제방 코너는 깊은 수심에서 회유하는 붕어가 늘 접근하는 곳이라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평지지라도 제방 코너, 무넘기는 최고의 명당

신혁진 신의한수 밴드 운영자

배수기가 되면 대다수 낚시인들이 계곡지를 찾는데 나의 경우에는 평지지를 더 선호한다. 평지지라도 낚시인들이 몰리던 유명 낚시터는 이맘때는 한가할 뿐 아니라 평소 수심이 깊어 공략이 어렵던 제방권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낚시인들이 갈수기라고 부를 정도로 수위가 낮아진 상황에서는 제방에서 석축의 끝 지점을 노리기 좋다. 습성상 붕어는 석축의 끝과 바닥 사이 경계를 어슬렁거리기를 좋아하는데, 석축 사이에 숨어 사는 각종 먹잇감들을 쉽게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석축에 채집망을 놓으면 새우가 잘 채집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나의 경우 제방권을 노릴 때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는 코너다. 제방의 코너는 붕어가 반드시 들렀다 가는 코스여서 그만큼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다만 코너라 해도 수심이 너무 깊은 곳은 좋지 않으며 2~3m로 유지되는 정도가 가장 낚시가 잘 된다. 코너 외에 또 노려볼 곳은 무넘기다. 무넘기는 수심이 완만하게 깊어지기 때문에 붕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제방권은 중상류 연안을 노릴 때보다 입질이 약간 늦게 붙기 때문에 야심한 시간에도 끈질기게 낚시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