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꼬들꼬들한 육질에 매콤한 양념이 듬뿍

말린망상어조림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구운 생선 위에 튀긴 생선, 튀긴 생선 위에 말린 생선이라는 말이 있다. 생선은 육질이 부드럽고 살에 특별한 맛이 없는 것이 보통인데, 생선을 말리면 육질이 단단해지고 살에 특유의 향이 밴다. 예전에는 생선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으로 건조를 했지만 지금은 말린 생선이 더 맛있기 때문에 일부러 말리는 추세다.

겨울에 기름이 가득 오른 생선을 해풍에 말리면 적당히 기름과 수분이 빠지면서 살이 쫀득하게 된다. 망상어뿐 아니라 기름이 많은 대구, 우럭, 홍어, 갈치, 농어, 가자미 등을 말려서 먹으면 어떤 방법으로 요리를 해도 맛이 있으며 말리는 정도에 따라 살이 쉽게 발라지는가 하면 뼈째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먹기도 편하다.

망상어는 흔한 생선이지만 겨울에만 낚이는 기름진 생선이다. 살이 너무 부드러워서 인기가 떨어지지만 바람에 말려서 먹으면 다른 생선에서는 느끼기 힘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재료는 망상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말린 우럭이나 대구, 황태 등도 재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전갱이, 볼락, 열기등을 이용하면 별미를 즐길 수 있다.

▲말린 망상어 위에 매콤한 양념을 얹어 만든 말린망상어조림.

생선 말릴 땐 파리가 꼬이지 않게

생선을 말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내장을 뺀 상태로 그대로 말려도 좋고 등따기나 배따기를 해서 생선을 반으로 쪼개어 펼친 후 말려도 좋다. 작은 생선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내장만 빼고 말려도 되고, 큰 생선은 살이 두텁고 뼈가 억세기 때문에 반으로 쪼개어 펼치는 것이 바싹 말리기 좋다. 선선한 바람이 드는 곳이라면 해풍이 아니라도 생선을 말릴 수 있으며 집에서 말릴 때는 작은 선풍기로 바람을 쐬는 것도 좋다.

생선을 말릴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바람에 말리지 않아도 되지만 파리가 꼬이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는 금방 알을 낳고 도망가기 때문에 집에서 생선을 말릴 때는 건조망을 사용하거나 강한 선풍기를 틀어 파리가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생선은 말리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하루 이틀 말리면 살이 어묵처럼 쫀득해지며, 수분을 반 정도 날린 반건조의 경우 살을 만지면 딱딱한 젤리 상태처럼 바뀐다. 어묵처럼 쫀득한 경우라면 국을 끓이면 좋고, 반건조는 찜을 하거나 구워먹을 수 있다.

보름 이상 한 달 정도 말리면 뼈에 있는 수분까지 모두 빠져나간 완전 건조 상태가 되는데 흔히 보는 북어처럼 아주 딱딱한 상태가 된다. 딱딱해진 생선은 잔뼈를 그대로 먹을 수 있으며 살이 아주 단단해져 국을 끓이거나 조리면 육고기처럼 씹히는 생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