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한국낚시협회 김오영 회장
“낚시에 대한 국민 인식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
서성모 편집장
사단법인 한국낚시협회 김오영(金五榮, 62) 신임회장이 취임했다. 김오영 회장은 1대 정연화·김정구 공동회장, 2대 김정구 회장에 이어 3대 회장으로 향후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되었다. 낚시금지대책회의 의장도 겸임하고 있는 김오영 회장은 협회 회원은 물론 낚시인들까지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김오영 회장 체제에서 한국낚시협회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 것인가? 낚시금지 철회운동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안녕하십니까? 한국낚시협회 3대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후 한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감사합니다. 3월에 한국국제낚시박람회가 열리지 않았습니까? 낚시계로서는 낚시박람회가 낚시계 구성원인 낚시인과 낚시업체를 비롯해 낚시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낚시축제와도 같은 행사입니다. 얼마 전 창원에 있는 행사기획사로부터 우리 협회가 주관하는 낚시박람회를 열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년간 우리의 목을 옥죄던 코로나19가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 낚시계도 활성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낚시박람회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낚시박람회를 활성화시켜 낚시축제로 발전시킨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낚시박람회도 낚시인 대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봄 낚시 경기가 침체 상태입니다. 낚시박람회가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낚시박람회가 낚시업계와 낚시인의 소통의 장이라면 낚시대회는 낚시인이 즐겁게 낚시할 수 있는 놀이의 장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낚시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열려야 한다고 봅니다. 낚시인이 별 부담없이 낚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어서 아 낚시가 예전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낚시단체나 낚시업체는 코로나19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협회도 전국 규모의 낚시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한국낚시협회 김오영 회장.
3대 회장으로 앞으로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되었다.
지역 낚시박람회 활성화 등을 통해 낚시붐업 분위기 조성
-업계에선 낚시 경기 침체의 한 원인으로몇 년 새 부쩍 늘어난 낚시금지구역을 들고 있습니다.
낚시금지구역은 우리 협회가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현안입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회장을 맡으면서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세운 목표가 바로 낚시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입니다. 낚시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낚시인도 낚시업체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낚시계가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을 얘기하는 겁니까?
일반 국민에게 낚시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하는 소일꺼리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실업자들이 하는 취미 또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레저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의 낚시는 스포츠레저입니다. 옛날 한량의 취미가 아닙니다. 정치인과 공무원이 낚시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국가정책과 지방자치에 반영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낚시금지구역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낚시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바뀌기 위해선 낚시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낚시인 스스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 낚시계에선 낚시를 스포츠로 보고 정해진 룰에 따라 기량을 겨루는 스포츠피싱대회가 활발히 열리고 있습니다. 또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은 운동도 꾸준히 펼치고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협회는 올해 ‘지구와 낚시를 살리는 낚시쓰담 캠페인’을 공동주관하고 있는데 이렇듯 대국민 낚시 인식 변화를 위해 낚시계가 동참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고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낚시협회가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보입니다. 이에 대한 재원에 대해 이취임식 자리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요.
한국낚시협회는 한국낚시진흥회와 한국낚시산업협회가 통합해서 만들어진 낚시계대표 단체입니다. 많은 낚시업체들이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 1년 예산 중 광고의 비중이 5%입니다. 낚시 인식이 바뀌고 그로 인해 낚시규제가 완화되면 그 효과는 고스란히 낚시업계에 갈 겁니다. 우리나라 낚시업계를 보면 낚시용품을 만드는 생산업체가 400여개, 낚시점이 2,700여 개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낚시시장이 1조원이라고 본다면 0.1%만 해도 10억입니다. 회원업체를 비롯해 낚시업계의 동참 의지만 있다면 재원마련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 4월 20일 김병준(우) 지역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난 한국낚시협회 김오영 회장.
낚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한국낚시협회는 지난 3월 열린 한국국제낚시박람회 개회식에서 한국법제연구원과낚시금지법 개정 용역 계약을 맺었습니다.
법 개정안을 만들면 낚시금지법이 바뀌는겁니까?
작년 5월 26일 낚시계는 낚시금지법 개정국회청원 10만을 달성했습니다. 작년 봄 전국의 하천과 저수지에서 터져 나온 낚시금지 사태를 보다 못한 낚시인들이 근본원인인 하천법과 물환경보전법의 낚시금지 법 조항을 개정해달라고 국회에 청원한것입니다. 그런데 국회청원을 심사하고 법개정을 살펴야 할 국회의원들이 손을 놓고 있으면서 계류 상태가 됐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우리 스스로 법 개정안을 만들어 발의하자는 데까지 온 것이죠. 한국법제연구원은 낚시금지 법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함부로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하지 못하도록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낚시금지법 개정안이 나온다면 이후 과정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한국법제연구원은 오는 6월에 개정안을 내오기로 했습니다.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의원 8명이 발의를 해야 하고 발의된 법안은 정기국회에 상정되어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정기국회가 오는 9월 열리므로 법 개정안이 나오면 발의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첫 번째 일이 될 것입니다.
-한국낚시협회는 지난 대선 때 주요 양당후보 캠프 측과 낚시정책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이 낚시금지법 개정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한국낚시협회는 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캠프 측에 낚시정책을 제안했고 양 당 모두 낚시공약을 이끌어냈으며 낚시정책 협약까지 맺었습니다. 낚시공약과 낚시정책 협약 내용은 낚시 관련 법제 검토를 통한 규제완화 상호협조와 낚시 여가를 위한 낚시 여건 개선, 생활체육낚시를 위한 상호협력이 주 내용입니다.
대선은 끝났고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를 했습니다. 안 그래도 서울로 가서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김병준 지역균형발전위원장을 만나고 왔습니다. 김병준 위원장은 대선 때 낚시공약에 힘을 실어주고 이행을 약속했던 분입니다. 국민의힘 낚시공약과 낚시정책 협약 내용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면서 이행을 요구했고 이행에 대한 다짐을 받았습니다. 그중 생활체육낚시를 위한 대한체육회 낚시 종목 복원은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한국낚시협회가 올해 낚시금지대책회의, 피싱노트와 공동
주관하고 있는 낚시쓰담 캠페인.
낚시계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낚시총연합회가 필요하다
-선거가 끝나면 이행되지 않은 공약도 많습니다. 낚시공약 이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한국낚시협회는 지난 대선 때 전국의 23개 낚시단체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아 낚시계를 대표해 선거캠프 측과 만나왔습니다.
협회가 23개 낚시단체의 권한을 위임 받은 것은 선거캠프 쪽에서 낚시계의 단일화된 창구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새 정부를 통해 낚시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낚시계가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낚시인, 낚시업체, 낚시단체 등 낚시계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낚시총연합회의 조직입니다. 분야별 낚시장르별 낚시단체가 역할을 맡아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쉬운 일은 분명 아니지만 꼭 필요하기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낚시계에선 지난 대선에 한국낚시협회가 주요 대선 후보로부터 이끌어낸 낚시공약과 낚시정책 협약을 큰 성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각 지자체 후보들이 낚시규제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공약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낚시금지대책회의에선 6월1일 지방선거에 맞춰 ‘6월 1일 지방선거낚시인 투표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낚시금지구역 해제를 검토하고 낚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정한 여가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하는 후보에게 낚시인이 표를 주자는 것입니다.
-지방선거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낚시공약을 발표한 후보가 있습니까?
네, 권오봉 여수시장 후보가 가장 먼저 낚시공약을 발표해 낚시인들로부터 호응을 얻었습니다. 권오봉 후보는 전국 최초 낚시전용부두 건설, 해양환경 보호와 연계한 낚시공원 조성, 낚시대회 개최를 통한 도시 브랜드 향상, 치어방류와 바다목장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낚시레저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놓았습니다. 정말 파격적이고 속 시원한 내용입니다. 여수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권오봉 후보는 재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선 이후 전국 최초로 낚시전용 부두가 들어설 낚시의 도시 여수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대구도 홍준표 후보가 낚시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대구 낚시인들에게 가장 큰 낚시규제 현안은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금호강입니다. 저는 홍준표 후보 캠프 측에 금호강 낚시금지구역 지정 재검토, 하중도 관리형 낚시공원과 시민캠핑장 조성, 대구체육회 생활체육 정식종목 복원을 내용으로 하는 낚시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홍준표 후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호강을 캠핑을 하면서 낚시와 수영으로 여가를 보내는 강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낚시협회가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펼치고 있는 ‘6월 1일 지방선거 낚시인
투표 캠페인’.
열린 공간의 한국낚시협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한국낚시협회에 대한 얘기보다는 낚시계 현안에 대한 얘기만나눈 듯 합니다. 앞으로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협회와 낚시인이 연대하고 소통할 수있는 대책으로 홈페이지 개편을 서두르고있습니다. 협회가 낚시금지 철회운동을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면 열린 공간으로서 협회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3년간 낚시계의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낚시협회 회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직원들이 회사를 내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일할 때 회사는 발전합니다. 협회도 마찬가지로 회원 분들이 모두 들어와 동참을 해주어야만 어떤 일이든 해 나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협회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지켜봐 주시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낚시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낚시규제가 백 프로지자체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낚시계가 잘못해온 것들이 있습니다.
낚시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쓰레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농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든지 하는 낚시인이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낚시금지구역은 더 늘어날 지도 모릅니다. 자연은 낚시인 것만이 아닙니다.
국민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자연을 보호할 의무를 다할 때 낚시금지구역해제와 더 나은 낚시 여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