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점검]

포항~부산 탐사기

부산은 농어 순항,

포항은 대삼치 출현이 변수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박상욱, 김준형 씨와 함께 출조한 포항 호미곶면 강사리에 있는 해송모텔 아래 갯바위.

무늬오징어와 농어가 잘 낚이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입질을 받지 못했다.

▲부산 영도로 이동해 80cm 농어를 낚은 박상욱 씨.

110mm 플로팅 미노우로 히트했다.

▲김준형 씨가 낚은 60cm 농어.

작년 여름과 올해 겨울의 포항 지역은 계절과 시즌이 바뀔 때마다 놀라운 조과를 선사했다.

작년 여름엔 한치가 대호황을 보이더니 올해 겨울엔 갈치가 유례 없는 대호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포항 현지 낚시인뿐 아니라 부산, 대구, 울산의 낚시인들은 올해 봄 포항에서는 어떤 이벤트가 펼쳐질지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포항 농어가 시즌 개막을 했다는 소식에 지난 4월 28일, HDF 필드스탭 박상욱 씨와 그의 후배 김준형(닉네임 참깨빵) 씨와 함께 포항 구만리 일대로 농어 루어낚시 취재에 나섰다. 틀림없이 멋진 개막식을 치를것이라 기대한 나는 하루 일찍 포항으로 내려가 출조를 서둘렀고 박상욱 씨도 흔쾌히 나를 반겼다.

28일 오후에 곧바로 야간 농어낚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기상예보와는 달리 바람이 너무 약하게 불어서 포인트에 포말이 형성되지 않았다.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게 취재를 나왔는데, 도리어 날씨가 좋아서 꽝을 치게 생겼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기상이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새벽에 바람이 차츰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기에 새벽 물때를 노리고 출조를 한 것인데 새벽이 되어도 바다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박상욱 씨는 “요즘은 산란을 마친 농어나 산란에 임박한 농어가 해초주변을 어슬렁거리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너무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농어를 노리고 찌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을 여러 명볼 수 있었다. 농어 찌낚시는 대형 막대찌나 일명 로케트찌를 달아 청갯지렁이 미끼로 최대한 먼 곳을 노려서 농어를 낚는 방법인데, 이런 방법은 바람이 적게 부는 날에도 조과를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박상욱 씨의 미노우 케이스.

포항과 부산 일대에서는 원투력이 우수한 110~120mm 플로팅 미노우를 주로 사용한다.

▲영도 절영산책로 아래에서 60cm 농어를 낚은 김준형 씨.

▲포항 강사리 일대의 갯바위.

거친 여밭이 발달해 있어서 파도가 치면 곧잘 농어가 붙는다.

▲낚시자리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간출여.

간출여 주변으로 포말이 이는 날이 찬스다.

▲김준형 씨가 멀리 떨어진 간출여를 노리고 힘차게 캐스팅을 하고 있다.

항에서 부산으로 ‘급회전’

포항 곳곳을 다니며 농어를 노렸지만 오히려 찌낚시인들에게 밀려서 자리를 뺏기는 등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입질을 한 번 받지 못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 박상욱 씨는 얼른 부산의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부산의 기장과 영도에서 농어가 낚인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포항에서는 당장 철수를 준비하고 도착한 곳은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 있는 절영산책로(해안로). 이곳은 몽돌로 된 해안로 위에 산책로가 길게 이어진 곳으로 해안 전체가 1급 농어포인트로 꼽히는 부산의 유명한 농어낚시터다. 그런데 포인트에 도착해서 안 의아한 사실은 영도 역시 바람이 불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파도가 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박상욱 씨는 “영도가 동네 낚시터 같지만 국내에서는 제일 큰 배가 드나드는 항의 길목에 있습니다. 그래서 수심이 20~40m로 깊은 물골이 연안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곳은 항상 파도가 치고 파도가 높은 날에는 해안로까지 물이 튀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산 영도에서 낚은 농어 3마리.

▲취재팀에게 부산 농어 소식을 알려준 김성준 씨도 큰 씨알의 농어를 낚았다.

올봄 포항의 농어 조황이 부진한 이유

기대를 가지고 120mm 플로팅 미노우로 몽돌밭을 공략하니 의외로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포항에서 부산 영도로 이동하며 시간이 많이 지체된 탓에 새벽 2시가 지나서 물때도 딱 초썰물에 걸린 것이 적중했다. 박상욱 씨가 가장 먼저 80cm 농어를 낚았고 연이어 김준형씨가 큼직한 군소 한 마리와 60cm 농어를 낚았다. 마지막으로 박상욱 씨에게 농어 소식을 전해준 김성준 씨가 낚시에 합류했는데 그 역시 70cm 농어를 낚으며 취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포항 끄트머리에서 시작해 부산 끝 영도에서 취재를 마무리하는 기행(?)을 했지만 나름 만족할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부산 영도 일대의 농어와 볼락 조황은 순조로운 편이다. 하룻밤 부지런히 포인트를 돌면 2~3마리의 농어를 낚는 것쯤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더불어 같은 자리에서 무늬오징어와 전갱이가 가세하기 시작하면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낚시인들이 모여드니 그 전에 출조해서 손맛을 볼 것을 권한다.

참고로 포항 일대는 60~70cm 농어가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지만 예년처럼 미터급 농어는 잘 낚이지는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예년에는 무성하게 자란 해초가 올해는 자라지 않는 곳이 많고, 동풍이 자주 불었어야 할 4~5월에 바람이 잔잔한 것도 조황이 부진한 이유라고 한다. 5월 중순인 현재는 냉수대가 기승을 부려 조황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냉수대가 물러가는 5월 말이 되면 본격적인 농어 시즌이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6월이 되면 포항에는 대삼치 시즌이 시작하기 때문에 자칫 대삼치 조과가 빨리 시작된다면 농어는 제대로 시즌을 펼치지 못하고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취재협소 HDF

내비 주소 호미곶면 강사리 756-1(포항 포인트), 영도구 영선동4가 186-68(절영산책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