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네이버카페 으랏차차홍도 회원, 닉네임 즐건평일 

항상 가는 출조지만 4월 출조는 흩날리는 벚꽃 잎들로 마음이 더 설렌다. 지난 4월 11일, 거제 대포항에 도착해 덕성호에 올라 안경섬으로 향했다. 이번 출조엔 나 외에 이기운(전주대박), 이태안(돛단섬), 황종현(군계일학), 이상민(이조사), 이윤환(관어해자), 천동화(천수대), 박승철(에덴독) 회원이 함께했다. 이미 섬 해상엔 4척의 배가 포진하고 있어 논의 끝에 빠른 조류를 예상하고 높은자리 포인트에 있기로했다.

날이 어두워졌고 우리는 선실에서 잠을 잔 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다. 물돌이 시각이어서 모두들 낚시에 열중했다.

“천수대, 왔다!” 외침과 함께 미터급 부시리와의 랠리가 시작됐다. 이렇게 3마리의 미터급 부시리가 올라왔다. 입질이 없어 이 광경을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나 역시 미터급 부시리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2시. 물돌이 시각이어서 더욱더 집중해 채비를 흘렸다.

▲158.3cm 부시리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필자.

“지지지직” 굉음을 내는 드랙

130cm 부시리를 걸었던 느낌을 알기에 “지지지직” 드랙이 굉음을 내는 것을 보고 대물이 걸린 것을 직감했다. 잠시 멈추는 순간 미친 듯이 릴링을 이어갔는데 대 끝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범상치 않았다. “대물이다!” 간신히 40여 m를 감았는데 이게 무슨 일? 낚싯배를 고정해주고 있던 선두의 닻줄이 터져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기를 보느냐! 이 고기로 대회를 포기하느냐! ‛으랏차차홍도’에서 기간을 두고 치르는 대회에선 남이 도움을 주거나 낚시도구에 손만 대도 실격처리를 한다. 에라, 모르겠다! 고기 얼굴을 보자! 천동화 형님과 이윤환 형님이 낚싯대를 건네받아 떠내려가는 낚싯배에서 고군분투했고 드디어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고기가 갑판에 오르자 낚싯배엔 환호성이 가득했다. 길이를 재보니 158.3cm. 나는 비록 대회에선 실격처리됐지만 낚싯배가 떠내려가는 상황에서 회원들과 함께 160cm 가까운 부시리를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 무사히 끌어낼 수 있도록 주변정리를 해준 선장님의 도움도 컸다. 솔선수범하시는 회원들 덕분에 안전하게 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