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진해 뽀빠이호의 특별한 서비스

해산물 요리

점심에

낚시인들 감동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유튜브 낚시요물

▲진해 뽀빠이호가 낚시인들에게 점심으로 제공하는 해산물 요리.

이 정도면 낚싯배를 탄 건지 횟집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다.

“행님~ 해산물 먹으러 도다리낚시 갑시다!”

“그게 무슨 말이고?”

“도다리낚싯배에서 해산물로 점심을 주는데 대한민국 최고라는데요?”

지난 4월 19일, 그저 후배의 호들갑이라 생각하고 큰 기대 없이 경남 진해로 도다리 배낚시를 가보기로 했다. 이 동네에서 도다리낚시란 쿨러 하나만 준비하면 되는 출조이기에 낚시를가는 건지 소풍을 가는 건지 가늠이 안 되는 장르기도 하다.

▲편대채비에 자새를 이용해 도다리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씨알 좋은 도다리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20~25cm 도다리가 주종으로 낚이고 있다.

▲씨알 좋은 도다리로 손맛을 본 낚시인들.

20~25cm 도다리가 주종으로 낚이고 있다.

아이스박스만 들고 가면 OK

가벼운 마음으로 도착한 곳은 진해 속천항. 여기에서 뽀빠이호를 타기로 했다. 지금은 유류비 인상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낚싯배들이 한산한 분위기지만 뽀빠이호는 문전성시다. 오전 6시, 젊은 선장님 부부의 안내로 출항 준비를 끝내고 도착한 포인트는 배를 타고 10여 분 떨어진 진해 내만권의 사질대 포인트.

도다리낚시는 자리마다 준비된 편대채비에 청갯지렁이 한 마리를 양쪽에 달고 바닥까지 내린 후 들썩이길 반복하면서 입질을 기다린다. 쉬운 동작만으로도 도다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국민생활낚시’다.

입질은 금방 왔다. 여기저기에서 25cm 내외의 도다리를 올렸는데 어째 낚시인들의 표정을 보니 기다리던 도다리가 올라와도 그렇게 좋아하거나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이 분들도 우리 일행처럼 점심 먹으러 오신건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전 11시가 되고 선장님의 안내방송이 나오자 배에 탄 낚시인들의 웃음소리와 즐거운 탄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점심식사 준비하겠습니다. 밥상 좀 펴겠으니 개인 짐은 한쪽에 보관해주십시오.”

접이식 밥상이 펴지고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비닐커버가 씌워졌다. 사무장님(선장님 아내 분이다)이 해산물 요리를 식탁에 올리기 시작하는데 내가 요트를 타고 온 건가? 여기가 횟집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상차림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요리들 앞에선 그 어떤 말이나 생각도 할 필요가 없었다.

▲진해 속천항에서 출항하는 뽀빠이호.

▲큰 씨알의 도다리를 낚은 필자.

뽀빠이호에서는 낚싯대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편대채비에 자새를 이용해 손으로 낚시를 한다.

▲물칸에 담은 필자의 도다리 조과.

“특별한 손님들이기에 특별한 메뉴로 대접”

맛보기 해산물이 점심식사에 조금 곁들여져 나올 순 있겠지만 뽀빠이호의 해산물은 전문 요리집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갓 잡은 도다리회는 기본이고 해삼, 멍게, 전복, 소라, 가리비, 새우….

정말 한순간에 낚시를 온 건지 해산물집에 온 건지 넋을 놓고 차려진 밥상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메뉴가 독배가 아닌 일반 출조에서 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은 후 선장님에게 왜 이렇게 특별한 점심 메뉴를 준비했냐고 물었다.

“배에 타는 분들은 누군가의 특별한 분들이시고 제가 조금만 양보하면 그 특별한 분들께 특별한 메뉴로 대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장님! 그럼 왜 1년 내내 이런 메뉴를 안 주시나요?”

“2월부터 5월까지 잡히는 해산물이 가장 맛있고 싱싱하기 때문입니다. 또 더운 날씨에는 신선도가 떨어질 수도 있어서 도다리 시즌 4개월 정도만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습니다.”

선장님의 마인드는 감동 그 자체였다. 배에 타는 손님을 손님으로만 보느냐 아니면 그 이상의 대상으로 보느냐는 선상낚시 서비스 개선에 절대적인 전환점이 된다. 물질적인 만족이 아니더라도 낚시인을 바라보는 선장님들의 작은 표현과 친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인드를 갖고있는 낚싯배가 앞으로 늘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낚시는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3시에 끝났다. 조과는 1인 15~20마리로 특별히 호황이라 할 수는 없었지만 느긋하게 낚시해도 하루에 이 정도 조과를 거두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한다. 편대 등 도다리 채비는 낚싯배에 항상 구비가 되어 있으니 출조할 때는 아이스박스와 음료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선비는 1인 8만원.

출조문의 진해 뽀빠이호 010-8780-7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