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완도 노화도 섬붕어낚시

충도리 쌍둠벙, 네가 구세주구나!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완도 노화도 충도리 쌍둠벙.

쌍둠벙은 큰 둠벙과 작은 둠벙이 수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사진은 면적이 큰 둠벙이다.

▲노화도의 산양진항에 있는 노화도 표지석.

▲해남 땅끝항(갈두항)에서 출항해 노화도를 오가는 카페리.

매 시각 운항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차량을 선적할 수 있다. 첫 배는 오전 7시 30분, 막배는 오후 6시.

▲해남 땅끝항(갈두항)에서 출항해 노화도를 오가는 카페리.

매 시각 운항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차량을 선적할 수 있다. 첫 배는 오전 7시 30분, 막배는 오후 6시.

▲충도리 쌍둠벙에서 새우 미끼로 낚은 필자의 붕어 조과.

4월 하순의 전남 지역은 겨울 가뭄과 함께 농번기 배수 영향으로 조황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월척이 넘는 대물 붕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시기이나 잔 씨알에서 준척이 주로 낚이고 있으며 큰 붕어는 낱마리 조과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육지 쪽보다는 남쪽 섬낚시터에 시선을 돌리게 됐고 섬붕어 산란 상황과 조황을 알아보기 위해 완도 노화도로 출조 계획을 세우게 됐다. 섬붕어는 여름이 가까워 올수록 낚시 여건이 나빠지는데 추수 이후에나 출조할 수 있다. 지난 4월 19일, 황금무지개조우회정성훈 고문과 함께 완도 노화도를 찾기 위해 해남 땅끝항으로 출발했다.

▲자정 무렵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저녁과 아침보다는 자정 전후에 활발한 입질을 받았다.

▲잡어의 입질을 피해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35cm 월척 붕어를 낚은 무지개조우회 정성훈 고문.

▲찌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챔질을 준비하고 있는 정성훈 고문.

▲정성훈 고문이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 조과.

▲큰 둠벙에서 채집한 새우와 참붕어.

▲노화도 들판에 만발한 유채꽃.

▲노화도의 대표적인 저수지 양하지.

남쪽 섬붕어 상황은 어떨까?

땅끝항에서 차도선을 이용해 30여 분 가자 완도 노화읍의 산양진항에 이르렀다. 육지에서 불던 바람은 섬에 이르자 더 강해졌다. 저수지, 수로, 둠벙을 둘러보고 출조지를 정하기로 했다.

맨 처음 간 곳은 노화도의 대표적인 저수지인 신양리의 양하지. 1만4천여 평의 양하지는 마릿수가 좋고 월척 이상 붕어도 곧잘 낚이는 곳으로 새우와 참붕어 채집도 잘 된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만수위에 마름과 말풀이 많이 자라 낚시 여건이 좋지 못했다.

바로 옆에 있는 등산리의 등산지를 찾았다. 이곳은 몇 년 전부터 월척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고 있어 호황터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 2m가 넘는 깊은 수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우, 참붕어 등의 생미끼에 입질이 빠르다. 상류에 서너 명의 현지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배수가 진행 중이지만 간간히 입질을 받고 있다고 한다. 조황은 좋으나 포인트별 조과 차가 커서 결국 다른 곳을 알아보기로 했다.

동고리에 있는 동고지는 제방공사를 하고 있어 배수가 많이 이뤄진 상황이었고 구석리의 구석지는 제방과 무넘기가 새 단장을 마쳤으나 계곡형지여서 시기적으로 이른 상황이었다.

저수지는 마땅치 않아 수로를 둘러보기로 했다. 수로는 도청리, 충도리, 구석리, 동천리에 4개가 있다. 도청리수로는 등산지, 충도리수로는 양하지, 구석리수로는 구석지, 동천리수로는 동천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 중 도청리수로와 충도리수로는 예전부터 낚시를 해왔던 곳으로 매년 잦은 배수와 갈수 상태로 바닥을 드러냈던 곳이다. 아주 잔 씨알의 붕어만 낚이고 있어 출조지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 외 구석리수로와 동천리수로는 새로 수문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수심이 얕아 대를 드리울 여건은 아니었다.

▲제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동고저수지.

▲노화도의 수로.

잦은 배수와 지속된 갈수 상태로 낚시 여건이 좋지 못했다.

저수지, 수로는 모두 기대 이하

마지막으로 노화도의 유일한 둠벙인 충도리의 쌍둠벙을 찾았다. 가운데 둑을 기준으로 둘로 나뉘어 있는 곳이다. 낚시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걸로 보아 근래의 조황이 좋았던 것으로 보였다.

물색은 매우 좋았으나 배수 영향으로 수심은 50~60cm를 유지하고 있었다. 쌍둠벙에 대해선 송귀섭 선생 팬클럽 평산가인 회원인 현지 낚시인 오시탁 씨를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오시탁 씨는 “쌍둠벙은 붕어 산란이 이미 끝나 휴식기를 맞았다. 토종터로 붕어와 가물치 자원이 풍부하고 새우와 참붕어가 자생하고 있어 미끼로 쓰기에 유리하지만 잡어 입질을 극복하기 어려울 때는 옥수수를 써야 씨알 굵은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훈 고문과 논의 끝에 충도리 쌍둠벙을 출조지로 정했다. 1만3천여 평의 쌍둠벙은 둘로 나뉜 듯 보이나 물길은 연결되어 있으며 연안 전역에 부들이 있고 부분적으로 뗏장수초가 자라 있다.

대각선 방향으로 서로 자리를 잡고 수초 공략을 위한 대편성을 했다. 미리 준비한 새우를 미끼로 꿰어 찌를 세웠다. 하지만 낮에는 전혀 입질을 받지 못했고 이른 저녁을 먹은 뒤 찌불을 밝혔다. 낮에 담가 둔 채집망에 참붕어와 씨알이 자잘한 새우가 들어와 미끼로 사용했다.

▲최근 무넘기 공사를 마치고 수심 깊은 계곡지의 위엄을 갖춘 구석지.

▲최근 진행한 수로개선사업으로 수문이 새로 설치된 수로.

정성훈 고문은 초저녁에 가물치의 극성스런 입질이 이어지자 모든 미끼를 옥수수로 바꾸었다. 나는 저녁에 새우 미끼로 첫 입질을 받았다. 50cm 수심이어서 찌를 옆으로 끄는 입질을 예상했는데 찌올림은 정직했다. 챔질하니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자정이 넘어가자 배수가 계속 진행되어 수심은 더욱 얕아졌고 유독 참붕어에만 잡어가 극성을 부렸다. 잡어 입질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터라 새우 미끼를 그대로 고집하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10cm 정도 수심이 내려간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배수가 잠시 멈추자 아침에 입질이 집중되었으나 붕어의 입질은 드물고 가물치 입질만 극성을 부려 철수를 준비했다.

남녘 섬붕어 상황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떠난 조행이었지만 노화도의 낚시 여건은 좋지 못했다. 배수 상황에서도 월척 붕어를 안겨준 충도리 쌍둠벙이 이번 조행을 통해 거둔 수확이었다. 이후 충도리 쌍둠벙 조황은 수위가 관건이다. 붕어 자원은 풍부한 만큼 많은 비가 내려 수위가 오른다면 입질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육지 낚시터의 부진한 조황으로 섬붕어 출조를 계획하고 있다면 노화도 쌍둠벙을 기억하고 계시길.

가는 길 해남 땅끝항과 노화도 산양항을 오가는 차도선은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며 마지막 배는오후 6시에 출항한다. 완도 화흥포항에서도 노화도 동천항까지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은 승용 기준 편도 1만8천원, 여객운임은 1인 6500원이다. 충도리 쌍둠벙내비 주소는 노화읍 충도리 11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