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완주 소양천의 월척 매뉴얼

옥수수로 치어 성화 뜸한 새벽 노려라

손태성 군계일학 회원, 닉네임 레박이

▲소양천 중류에서 하류를 내려다본 모습. 수심 1~1.5m로 긴 대를 펼수록 입질이 잦았다.

▲연안을 따라 수초가 자라있어 대좌대를 설치하면 낚시가 한결 수월했다.

▲한용호(건달태공) 회원이 새벽에 올린 32cm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 여파로 진행되지 못했던 군계일학 월척원정대의 시조회가 3년 만에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치르지 못했던 행사여서 그런지 오랜만의 만남이 그토록 즐거울 수 없었다. 장소는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 위치한 소양천.

소양천은 완주 원등산에서 발원하여 소양면을 지나 용진읍에서 만경강으로 합류하는 13km 길이의 하천이다. 하천을 중간에 두고 시도 경계가 나눠지는데 동쪽 연안은 전북 완주군 용진읍 상운리, 서쪽 연안은 전주시 호성동이다. 주요 낚시 구간은 하류에 있는 첫 번째 보 위쪽 연안으로 약 3km 구간이다.

이날 우리는 동쪽 연안인 전북 완주군 용진읍 상운리 연안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 이유는 주차 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맞은편 연안에 수초가 잘 발달된 포인트가 여럿 있으나 단체 출조로 찾기에는 주차 여건이 너무 나빠 동쪽 연안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소양천에 반짝이 는 케미 불빛들. 낚시 구간이 길고 자리가 많아 단체 출조지로도 제격이다.

▲유일하게 월척 두 마리를 올린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5칸 이상 장대를 사용해 새벽 4시와 5시에 입질을 받았다.

▲32cm 월척을 올린 한용호 씨의 포인트.

5칸 이상 장대에 큰 씨알 잘 낚여

소양천은 가을에 대물이 낚이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봄 산란철에도 4짜급을 비롯한 많은 월척을 낚을 수 있는 곳이다. 현지 낚시인의 말에 의하면 수온이 오르면서 치어들의 극성이 심해졌다는데 열흘 정도만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20명 가까운 인원이 동시에 낚시할 만한 곳도 마땅하지 않고 낮 조황은 부진하지만 밤에 큰 씨알이 낚인다는 말에 밤낚시에 기대를 걸었다.

지난 4월 15일에 현장에 도착해보니 부들과 어리연이 수면에 피어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포인트 여건은 좋아졌지만 문제는 역시 치어였다. 특히 글루텐에 잔챙이 입질이 심했다. 이에 우리는 밤낚시 위주로 낚시하되 글루텐보다는 옥수수로 잔 씨알을 걸러내 보기로 했다. 아울러 출조 당시에는 수심이 1m 내외로 얕아서 그런지 짧은 대보다는 5칸 이상의 장대에 입질이 활발한 상황이었다.

정자가 있는 하류 두 번째 보부터 자리를 잡아 상류 쪽 2km 구간에까지 폭넓게 포인트를 잡았다. 마침 건너편 연안에서도 다른 조우회들의 시조회가 열리고 있었다.

전날인 금요일에 온 낚시인들은 밤새 강풍에 고전했으나 토요일부터는 바람이 자는 덕분에 밤낚시 여건이 좋아졌다. 토요일 오후에는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가 합류해 함께 밤낚시를 진행했다.

▲이번 시조회에서 월척을 올린 회원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월척원정대 대장 최연식(사랑지존), 김칠성(땅콩), 월붕이(김윤식), 한용호(건달태공), 장민영(달붕이), 이계룡(아들만둘), 고승원(어복만땅).

▲이번 시조회 최대어인인 36cm를 올린 이계룡 회원.

소양천에서는 드문 부들 포인트를 노려 대물을 걸어냈다.

▲소양천 상류 포인트. 가끔씩 교각까지 도강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군계일학 월척원정대의 낚시조끼.

▲글루텐 미끼에 올라온 잔챙이 붕어, 낮에는 옥수수에도 비슷한 씨알이 올라왔다.

“역시 고수는 달라!”

초저녁까지 잠잠하던 입질은 새벽이 되면서 터졌다. 광주에서 온 이계룡(아들만둘) 회원이 이번 행사 최대어인 36cm를 낚은 것을 비롯 성제현 대표도 새벽 2시와 오전 7시경 36cm와 32cm 2마리의 월척을 올렸다. 총 6명의 회원이 월척을 낚았고 전체 월척 마릿수는 8마리에 달했다. 성제현 대표는 참석 회원들 중 유일하게 월척 2마리를 올려 회원들로부터 “역시 고수는 달라!”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소양천의 산란 피크는 지난 4월에 마감됐지만 평소에도 굵은 붕어가 잘 낚이는 곳이므로 시기만 잘 맞추면 어렵잖게 큰 씨알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초여름 장마 때 오름수위에 또 한 번 마릿수 월척 사태가 터지는 곳이니 그맘때에 맞춰 조황 레이더를 맞춰볼 필요가 있다. 미끼는 떡밥보다는 옥수수가 씨알 선별에서 유리하다.

내비 주소 용진읍 상운리 603-20(행사 장소), 맞은편 전주시 호성동3가 914(맞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