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경산 문천지의 4짜 미션

육초대 끝에서

수중전을 펼쳐라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패밀리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문천지 제방에서 촬영한 상류 일대.

필자 일행이 먼저 점찍은 자리지만 4짜 붕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장박 낚시인들이 있어서 하류로 옮겼다.

▲필자 일행이 자리를 잡은 문천지 우측 골자리.

마을 건너편 산 아래의 포인트며 수심이 얕아서 모두 좌대를 펴고 수중전을 했다.

며칠간 이상 기온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던 지난 4월 15일, 필자는 경북 경산시 진량읍 문천리에 있는 문천지를 다녀왔다.

이번 출조는 경산 진량에 사는 지인인 채정환 씨가 ‘최근 문천지 우측상류에서 짬낚시에 4짜 붕어 4수를 낚았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경산에 있는 필자의 후배 김이환, 한종한 씨와 함께 문천지로 향했다.

▲취재를 함께한 필자 일행이 문천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한종환, 필자, 김이환 씨.

▲필자 일행이 문천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 조과.

▲필자가 사용하는 총알 타입의 뒤꽂이.

브레이크 타입보다 불편하지만 자리를 비웠을 때 큰 붕어가 물어도 총알줄의 신축성 덕분에 목줄이 끊어질 우려가 덜하고 낚싯대가 빠지면 총알이 걸려서 ‘딱’하는 소리로 입질이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문천지에서 잘 먹히는 옥수수 미끼.

추억 서리고 사연 많은 문천지

1959년에 준공한 문천지 수면적은 39만여 평의 대형 저수지로 배스가 유입된 낚시터 치고는 어자원이 풍부한 저수지다. 잉어, 붕어, 향어, 가물치, 메기, 동자개, 강준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외래어종은 배스 외 블루길이 있다.

문천지는 어릴 적 추억이 서려 있는 곳으로 유년 시절인 1980년에 저수지를 처음 찾았다. 당시에는 시골 마을과 함께 대구대학교 공사만 한창이었을 뿐 저수지 주변은 허허벌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교가 들어서고 주위에는 원룸과 위락시설이 생겼다.

문천지는 3개의 골자리가 있다. 좌측 골자리는 주위에 민가가 있어서 접근할 수 없고 중앙의 골자리와 우측 골자리에서 낚시를 많이 한다.

중앙 골자리는 행정구역이 평사리이고 우측 골자리는 문천리다. 4년전 각 골자리 상류에 생태공원을 만들어 갈대군락이 모두 사라졌다.

또 3년 전 시작된 제방공사와 무넘기공사로 인해 수위를 낮춰서 수심이 얕았다. 지난해 가을에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물을 채웠지만 예년과 비교해 수심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연안 수심이 너무 얕기 때문에 좌대를 들고 들어가 수중전을 하거나 보트낚시를 하는 게 유리하다.

▲문천지의 대왕 블루길. 씨알이 크고 개체수가 많아 낮에도 가끔 옥수수 미끼에 걸려든다.

▲밤에 지렁이 미끼를 사용해 씨알 굵은 메기를 낚은 한종환 씨.

▲필자의 우측 하류에서 낚시한 김이환 씨가 월척 붕어 3수와 준척 붕어 1수를 낚았다.

상류는 연안 수심 얕아 보트낚시나 수중전 유리

오후 1시경 우측의 문천리 골자리를 찾았다. 상류는 보트와 수중좌대 등이 몰려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저수지를 한 바퀴를 둘러보기로 하고 중앙의 평사리 골자리도 찾았는데 이곳 역시 낚시인들이 많았다.

산 쪽 하류도 수심이 얕았지만 연안의 큰 물버들이 눈에 들어와 이곳에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수초와 육초의 군락이 만나는 곳부터 물색이 좋아서 연안에서 10m 정도 들어가면 승산이 없어 보였다. 대물좌대를 들고 생각했던 곳에 폈다. 수심은 1m 전후가 나왔고 물속에는 지난해 자란 육초대가 물에 잠겨 있는 것이 보였다. 물속 바닥에는 육초, 뗏장수초, 청태가 삭아 쌓여 있었다.

필자는 톱날을 이용하여 바닥을 깨끗하게 작업하고 낚싯대를 폈다. 연안수초가 끝나는 곳에 찌를 세울 수 있도록 수초작업을 했다. 찌를 세워보니 수심은 80cm~1m가 나왔다. 하류 쪽으로 김이환, 한종환 씨가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수심은 모두 80cm~1m였고 차이점이라면 수초군락의 폭이었다. 상류 방향으로 수초군락의 폭이 넓어지고 하류방향으로 수초 폭이 좁아진다.

낚싯대를 펴고 나니 늦은 오후가 되었고 우리 일행은 일찍 저녁식사를 하고 밤낚시를 시작했다. 수초작업을 한 당일이어서 입질이 일찍 들어올 것이라 예상을 하지 않았는데 김이환 씨가 “문천지는 다른 저수지와 달리 당일 수초작업한 날도 조황이 좋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외래어종이 서식하는 낚시터에선 지렁이 미끼를 쓰지 않지만 문천지에서는 써보기로 했다. 중앙 쪽의 낚싯대엔 옥수수를 꿰고 좌우측 낚싯대엔 지렁이를 꿰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블루길 성화가 있었지만 밤이 되자 사라져 지렁이 미끼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물속에 삭은 수초와 청태가 많아 김이환 씨는 바닥작업을 한 후 좌대를 설치했다.

▲필자가 옥수수 미끼로 낚은 4짜 붕어. 해가 뜨고 한 시간이 지나서 낚였다.

지렁이 미끼에 여기저기서 월척 입질

날이 어두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7시30분경, 우측 연안으로 지렁이 미끼를 꿴 4칸 대의 찌가 살짝 솟으면서 옆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38cm 월척 1수가 올라왔다. 이후 김이환 씨도 입질을 받아 낚아내는 모습을 봤는데 38cm 월척 1수를 낚았다고 한다. 김이환 씨의 자리에선 연속으로 월척 붕어 2수와 준척 붕어 1수가 올라왔지만 하류 쪽에 낚시한 한종환 씨는 헛챔질 한 번이 전부였다.

입질이 뜸한 밤 11시경 야식을 먹고 다시 좌대로 돌아왔다. 필자와 김이환 씨 자리에는 입질한 흔적이 있었다. 새벽으로 가면서 붕어의 입질이 거의 사라졌고 모두 휴식을 취하다 아침에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아침에는 모두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낚시를 했는데 아직 산란하지 못한 4짜급 붕어가 수초 속으로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필자도 오전에 입질이 없어 휴대폰을 만지다가 낚싯대를 쳐다봤다. 중앙의 3.2칸 대 찌가 찌톱 끝까지 올린 상태에서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을 확인하고 챔질했다. 4짜가 조금 넘는 월척 붕어 1수가 올라왔다.

철수 전에 한종한 씨도 월척 1수를 낚았는데 1박2일 조과는 월척 6수와 준척 1수, 메기 2수였다.

4월 중순 현재 문천지는 대부분 붕어 산란이 끝난 상태지만 일부 붕어는 아직 산란 중이고 낚이는 붕어는 이제 산란 후유증에서 벗어나 먹이활동을 하는 녀석들이었다. 5월에는 모두 산란 후유증에서 벗어나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천지 단골꾼 김이환 씨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 호황은 비가 많이 와서 수위가 올라가는 시기라고 한다. 이때에는 수심 얕은 연안의 수초대를 노리면 조황이 좋은데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이 유리하다.

내비 주소 진량읍 문천리 5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