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아산 문방지

떡도 토종도 걸었다 하면 허리급!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문방지 최상류 논둑 포인트. 산란기 특수를 맞아 많은 낚시인들이 찾았다.

▲문방지에서 올린 허리급 월척 두 마리를 보여주는 필자.

봄비가 내리던 지난 5월 6일에 찾아간 곳은 예정에 없던 아산 문방지였다. 원래 예정지는 아산호 구성리권이었는데 비바람이 너무 강해 낚시할 엄두가 안 났다. 장박낚시인들은 모두 낚싯대를 거두고 쉬고 있었고 배수까지 진행돼 평소 보이지 않던, 물속에 있던 큰 바위들까지 눈에 들어왔다. 파도는 바다 파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거셌다.

급히 조황 레이더를 돌리다보니 최근 대물이 많이 낚였다는 아산 문방지가 생각났다. 같은 아산권이었고 내비를 켜니 10km가 채 안 되는 거리였다.

문방지에 도착해 제방 우안으로 가보니 먼저 온 낚시인들이 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면 맞바람이라 낚시가 어려워 보였다. 포인트 앞쪽에 듬성듬성 자란 부들이 있어 그 사이에 찌를 세우면 멋진 입질을 받을 것 같기는 했지만 취재일 날씨로 봐서는 여의치 않아 보였다.

문방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료터로 운영되던 관리형 저수지였다. 그러나 낚시터 연장계약을 하지 못하면서 지금은 무료터가 된 상황이다. 2만여 평의 평지형 저수지로, 방치된 좌대들은 낡아서 부서지기 일보직전. 미관상 썩 보기는 좋지 않았다. 좌대들을 폐기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 농어촌공사에서도 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다시 차를 몰고 제방 아래를 돌아 제방 좌안으로 올라가 보았다. 무넘기를 지나자 약 5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앞으로 멋진 부들 포인트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장박용 개인좌대가 설치돼 있어 필자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중류권으로 이동해 장박낚시하는 사람들 옆 논둑을 따라 돌아가 보니 부들군락이 우거진 곳이 나왔다. 뒷바람이라 바람에도 의지됐다. 딱 한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그곳에 주차하고 약 40m를 걸어 어렵게 자리를 잡았다.

▲갈대밭을 노린 필자의 대편성.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중류권 논둑에 자리한 필자의 낚시자리.

▲문방지 관리소 앞에 방치된 수상좌대들.

▲ 동이 트자마자 낚시에 열중인 낚시인들.

장박낚시인의 한 수 “직공채비를 쓰시오”

오전 8시가 지나자 비가 약해졌다. 3박 일정이라 좌대를 펴고 텐트를 올려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부터 만들어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앞쪽 수초군락을 넘겨 찌를 세우다 보니 2.0칸 부터 3.2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로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조금 단단하게 반죽해 준비했다.

찌를 세우는 사이에 비는 완전히 그쳤고 바람도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찌가 춤추듯 오르내렸다. 불청객 살치들의 공습이었다. 문방지에는 살치 외에도 블루길과 배스등이 서식한다. 혹시나 싶어 채집망을 넣어보았으나 참붕어나 새우는 채집되지 않았다.

살치와 싸우다 보니 어느새 정오를 넘겼고 오후 1시가 지난 시점에 첫 붕어가 올라왔다. 중후하게 밀어 올리는 입질에 나온 붕어는 기대에 못 미치지는 25cm의 8치급 붕어였다.

이후 어둑해질 즈음 또 다시 23cm의 붕어가 낚였지만 원했던 대물 붕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첫날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둘째 날에도 날이 밝자 살치와 잔챙이 붕어들의 입질이 시작됐다. 수초 언저리를 계속 노리다보니 밑걸림도 잦아 채비손실이 막심했다. 3박째 되던 날 양택식(닉네임 멎쟁이) 씨가 찾아와 함께 낚시를 하게 됐다. 그때 인근에서 장박낚시하던 낚시인이 찾아와 “언저리를 노리지 말고 직공으로 수초속을 공략하라”고 조언해 3.0칸과 2.8칸 대를 직공채비로 전환해 수초 속에 찌를 세웠다. 그러자 밤 11시45분경, 수초 속에 세워둔 찌가 꾸물꾸물 솟아올랐다. 직공채비였지만 수심이 1.5m라 찌올림이 환상적이었다.

챔질하니 순간적으로 수초를 감고 저항하며 버틴다. 손끝에 전해지는 힘으로 보아 월척 이상의 대물 붕어였다. 아무리 당겨도 붕어가 나오지 않아 줄을 풀어 주었더니 감았던 수초에서 벗어났는지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한눈에 봐도 허리급 붕어였다. 이틀 만에 만난 34.5cm 붕어였다.

이후 직공채비로 몇 차례 더 입질을 받았지만 모두 수초를 감아 터져버렸고 새벽 4시20분경 간신히 32cm짜리 월척을 만날 수 있었다. 이후 더 이상의 대물 붕어는 만나지 못하다가 안개가 자욱한 아침 9시경 역시 직공채비에 입질이 들어와 33.5cm짜리를 올릴 수 있었다.

이후 스윙채비에도 간간히 입질이 왔지만 7~9치급 잔챙이만 올라올 뿐 월척 이상의 붕어는 만나지 못했다.

▲어분글루텐에 낚인 월척 붕어.

▲마지막 날 올라온 39cm 떡붕어.

▲김효성 씨가 문방지 상류에서 올린 허리급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갈대 사이에 서 있는 필자의 찌. 수초직공 채비로 갈대 사이를 노렸다.

▲필자가 문방지에서 거둔 조과.

다양한 채비 필요성 실감

마지막 날에는 기온도 높고 바람도 없어 밤낚시가 기대가 되었다. 예상대로 이날 밤 대박이 터졌다. 밤 11시경 직공채비에 38.5cm의 떡붕어가 올라오더니 11시50분경에 또다시 37cm 토종붕어가 직공채비에 낚였다. 이후 36cm, 33cm 떡붕어가 연달아 올라왔다. 모두 직공채비에 낚였으며 걸면 허리급에 가까웠다. 새벽 1시경 32cm 토종붕어를 1마리 추가한 후 휴식을 취했다. 의외로 날이 밝은 후에는 큰 붕어가 낚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번 출조의 신의 한 수는 단연 직공채비였다. 특히 산란이 간간이 이루어지던 시기인 만큼 수초 속을 노리는 것이 효율적이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내 왼쪽에 앉았던 양택식 씨 그리고 오른쪽에 앉아 스윙낚시로 수초 언저리를 노린 낚시인들은 별다른 재미를 볼 수 없었다. 포인트 차도 심했지만 다양한 채비를 고루 준비해야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 출조였다.

한편 필자의 조과에서 보듯 문광지에는 떡붕어 자원이 의외로 많으므로 전층낚시로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울러 낚시인들이 많이 몰리는 제방 좌안은 주차 공간이 매우 비좁기 때문에 농번기에 농기계 이동의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내비 입력 문방낚시터(아산시 인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