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토종붕어 최대어상 후보]

군산 강정지

밤새 딱 한 번 입질이 56cm!

박현철 비바붕어 운영자

▲군산 강정지에서 보트낚시를 한 필자가 새벽 4시에 입질을 받아 낚아낸 56cm 붕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 긴 겨울 때문에 붕어의 움직임 또한 늦어지는 것 같다. 내가 이 시기에 즐겨 찾는 군산 강정지는 4월 중순이면 대물 붕어들의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올해는 한달가량이 지나도 별 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4월 중순 무렵 전남 지역에서 낚시하고 귀가 중 여러 차례 강정지에 들렀지만 그때마다 수초 여건이나 물색 등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해 찾아보니 물색도 간장색으로 변했고 대물 붕어의 움직임도 포착되기 시작했다.

5월 9일, 연휴가 끝날 즈음에 강정지를 다시 찾았다. 마침 짬낚시를 온 지인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보트를 띄워 포인트로 향했다.

내가 찾은 곳은 제방 우측. 말풀이 밀생한 구간으로 제법 멀리까지 수초가 무성해 연안에서는 5칸 이상 장대가 아니면 공략이 어려운 여건이었다.

오후 3시 무렵,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얽힌 말풀 속 대신 언저리를 공략하기로 하고 3.6칸 대부터 대를 편성해 나갔다. 그런데 겉으로 볼 땐 횅해 보였으나 막상 채비를 던져보니 언저리 쪽도 바닥이 찍히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3시간 정도 깔끔한 바닥을 찾다보니 어느새 어둠이 깔렸다. 수심은 약 3m. 깊은 수심이긴 했지만 밀생한 말풀로 인해 대형붕어가 산란 후 몸을 풀기에는 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밀생한 말풀 사이로 대를 폈다.

배스터에서는 짧게 들어오는 입질을 놓치지 않도록 가급적 낚싯대 간격을 좁혀주는 게 유리하다.

▲연안 포인트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필자가 56cm 붕어를 올릴 때 사용한 해결사 속공채비.

▲보트 밥상 위 계측자에 올린 56cm 붕어.

새벽 2시부터 포착된 붕어의 움직임

새벽 2시까지는 라이징도 없었다. 2시30분을 넘겼을 즈음 간간이 라이징이 보이고 말풀 속에서 산란 중이라는 느낌도 들기 시작했다. 졸음이 밀려왔지만 ‘드디어 붕어들이 움직이는구나’ 싶어 긴장하고 낚시에 집중했다.

운명의 한판승부가 찾아온 것은 새벽 4시. 4칸 대에 장착한 오색 섬광 전자찌의 찌톱이 한 마디 살짝 올라왔다. 그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잠시 후 서서히 떠오르더니 몸통까지 다 솟아 정점에서 멈춘다. 챔질과 동시에 손끝에 전해지는 육중한 중량감이 손목을 고문하기 시작했다.

분명 5짜다. 그동안 많은 5짜를 상대해본 결과 4짜처럼 다이내믹한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특유의 중량감과 묵직한 당길힘이 4짜와는 분명하게 구별된다.

두세 번의 강력한 저항 후 녀석은 말풀 속으로 파고들었다. 위기의 순간이었다.

침착하게 낚싯대 텐션을 유지하며 버티자 10초 뒤 녀석이 꿈틀거리며 끌려나왔다. 1차 위기는 넘긴 상황! 그러나 끌려온 녀석은 보트 밥상 앞에서 다시 파고들면서 2차 위기가 찾아왔다. 본능적으로 밥상 위로 뛰어 올라갔다.

결국 녀석은 말풀을 잔뜩 뒤집어 쓴 채 뜰채에 담겼고 말풀 무게까지 더해진 녀석의 무게 탓에 한 손으로는 들 수가 없었다. 프레임을 잡아당겨 겨우 밥상에 올릴 수 있었다.

계측자에 올리니 무려 56cm! 밤새 딱 한 번 받은 입질이 5짜라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강정지에서 올린 4마리째 5짜이자 개인 통산 10마리째 5짜 붕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