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영월 옥동천 견지낚시

눈부시구나!

김삿갓여울의 갈겨니들

이영규 기자

▲견지낚시에 걸려든 옥동천 갈겨니. 산란기를 맞아 아름다운 혼인색을 띠고 있다.

▲청류옥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옥동천. 여름철 물놀이터로도 제격이다.

▲낚시를 마치고 하류에서 올라오는 이수정(왼쪽) 씨와 조동식 견지학교 교육국장. 활동량이 많은 견지낚시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운동이 된다.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에 있는 한국전통견지협회 교육관. 뒤쪽에 숙소동이 따로 있다.

▲견지낚시 수강생들에게 빌려주는 웨이더.

▲취재일 옥동천에서 올라온 갈겨니들.

충북 단양에 교육관을 둔 한국전통견지협회 회원들과 함께 영월 옥동천을 찾아 올해 첫 견지낚시를 즐겼다. 물 맑고 경치 빼어난 옥동천은 갈겨니낚시의 명소다. 견지낚시가 서툰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어 견지낚시 훈련소로 불린다.

취재를 간 4월 23일은 한국전통견지협회의 시조회가 3년 만에 열리는 날이었다. 코로나 여파로 2년 여 동안 공식 행사가 없다보니 이날 모인 회원들의 얼굴마다 반가운 표정들이 가득했다. 이날 시조회에는 백경수 부회장 외에 강형식 견지학교장, 조동식 견지학교 교육국장, 한국스카우트연맹 구용환, 최진선, 오미영 대장 등 모두 20명이 넘는 협회임원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중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은 지난 2년 동안 겨울에 진행된 강사 양성 기간 중 한국전통견지협회와 연을 맺었다. 한국전통견지협회와 MOU를 맺은 것을 계기로 강사 교육을 받으며 전통낚시 지도자 과정까지 수료했다.

아침 11시경 시조회 고사를 마친 회원들과 함께 견지낚시에 나섰다.

장소는 협회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영월 옥동천. 대상어는 갈겨니였다. 협회 연수원에서 가까운 남한강 여울을 놔두고 다소 먼 옥동천까지 가게 된 이유는 어탁강좌 때문이었다. 3년 전과 마찬가지로 국내 직접어탁의 대가 한기덕 선생을 초빙, 회원들이 낚은 고기로 어탁을 떠보는 체험시간을 마련했는다. 견지낚시 주 대상어인 누치의 조황기복이 심한 것도 이유였지만, 어탁용 고기로는 이맘때 혼인색을 띠는 갈겨니가 더 적합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전통견지협회의 2022년 시조회에 참석한 협회 관계자와 내빈들의 기념촬영.

▲한기덕 선생이 협회 관계자들에게 갈겨니 어탁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통견지협회 교육관 앞에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최진선(왼쪽) 한국스카우트연맹 대장과 조동식(오른쪽) 견지학교 교육국장이 직접 뜬 갈겨니 어탁을 보여주고 있다.

가운데는 직접어탁을 강의한 하간 한기덕 선생.

▲영월 옥동천 김삿갓계곡 여울에서 갈겨니를 노리는 낚시인들. 가운데가 한국전통견지협회 조성욱 회장이다.

한기덕 선생, 갈겨니 직접어탁 강좌 진행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경 찾아간 곳은 김삿갓면에 있는 김삿갓계곡 앞. 김삿갓휴게소에서 약 500m 지점에 있는 여울로서 물 맑고 수심이 얕은데다가 갈겨니 서식량이 많아 협회 관계자들이 갈겨니 포인트로 손꼽는 곳이다. 안전이 요구되는 청소년, 지체부자유자,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는 늘 이곳에서 실습이 진행된다.

도로 옆 공터 주차 후 물가로 내려가니 녹음이 내려앉은 계곡물이 더욱 푸르게 보였다.

포인트 도착과 동시에 조성욱 회장이 가장 먼저 상류로 걸어가 수장대를 고정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채비를 흘린 지 5분도 안 돼 연타로 갈겨니를 끌어냈다.

갈겨니 활성이 좋다는 것을 확인한 것인지 두마리 정도 낚더니 구용환, 오미영, 최진선 씨에게 포인트를 양보하고 물가로 빠져나왔다(나중에 알고 보니 쓸 만한 어탁 고기 확보를 위해 ‘선수’가 먼저 들어가 실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조성욱 회장 자리로 들어간 세 사람도 곧바로 입질을 받아 손맛을 봤는데 그중 엄지만 한 새끼들은 방류하고 어탁을 뜰만한 15cm 이상급만 챙겨 협회로 돌아왔다. 마음 같아선 오후 늦게까지 낚시도 하고 촬영도 하고 싶었지만 어탁강좌 스케줄이 잡혀 있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예정대로 저녁식사 후 한기덕 선생의 직접어탁 강좌가 열렸다. 이날 시조회에는 협회 임원 외에 각계각층의 초청인사 여러 명이 참석했다. 모두들 처음 구경하는 직접어탁 강좌에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한기덕 선생의 손놀림과 설명에 관심을 집중하는가 하면시범이 끝난 후에는 직접 어탁을 떠보기도 했다.

어탁체험에 나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오미영 대장은 “직접 어탁의 오묘함에 매료됐다. 처음이라 쉽지 않았지만 열심히 연습해 내가 낚은 물고기로 뜬 어탁을 갖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 최진선 대장이 방금 올린 갈겨니를 보여주며 기뻐하고 있다.

▲어탁용 갈겨니를 여러 마리 올린 조동식 견지학교 교육국장.

청소년야영장 건립 추진 중

한편, 지난 2006년 설립한 한국전통견지협회는 2008년에 단양군 가곡면에 교육관을 세우고 전통견지낚시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애써왔다. 올해부터 한국전통견지협회가 중점을 두는 사업은 청소년야영장 건립이다. 교육관 뒤편 공터에 소규모 야영장을 조성해 청소년들의 숙소와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전통견지협회 조성욱 회장은 “교육본관 옆에 숙소동이 있지만 현재 규모로는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별도의 야영장을 구축중이다. 야영장이 완공 되면 초중고교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단체교육이 좀 더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견지낚시를 마친 후 한자리에 모인 낚시인들.

▲한국전통견지협회에서 추진 중인 청소년 야영장 공사 플래카드.

▲손바닥 씨알의 갈겨니. 이 정도면 손맛도 대단하다.

▲견지낚시 장비와 미끼. 미끼는 깻묵과 함께 버무린 구더기를 미끼로 쓴다.

한국전통견지협회의 견지낚시 체험 코스

강사비 포함 4만원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

한국전통견지협회를 통한 견지낚시 체험은 남녀노소, 개인과 단체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1명도 가능하다. 비용은 성인 1인당 4만원, 청소년(고등학생 3학년까지) 3만원이며 이 비용에 장비, 채비, 낚시복, 구명조끼 대여비, 미끼와 밑밥, 강의료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동행 체험낚시 시간은 2시간, 숙달되면 2시간의 개인 낚시시간이 추가로 주어진다(안전을 위해 강사는 상주한다). 견지낚시 체험 예약은 협회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2-2281-0424

6.13 시각장애인 견지낚시 체험행사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 등 참석

한국전통견지협회에서는 오는 6월 13일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견지낚시체험행사를 실시한다. 이번 체험행사는 시각장애인이면서 국민의힘 국회위원, 국회문화관광체육위원회 간사로 있는 김예지 위원이 시각장애우 5명과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 견지낚시는 손 감각을 통해 입질을 파악하는 낚시인 만큼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체험행사가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김승수 위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