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포항은 동해남부 대구낚시 1번지

금어기 끝나자 미터급 속속 출현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장, 닉네임 유강

▲필자와 함께 출조한 금영은 씨가 70cm 가 넘는 대구로 손맛을 보았다.

▲전동릴 지깅으로 대구를 히트한 박영옥 씨.

▲필자가 사용한 전동릴낚시 장비와 휴대용 배터리.

▲권태환 씨가 낚은 102cm 대구.

대구는 남해와 서해에서도 낚이지만 동해에서 많이 잡혀 주로 동해에서 낚시가 성행하고 있다. 서해는 바닥이 모래 지형인 곳이 많아 침선우럭낚시와 병행해 주로 생미끼 외줄낚시로 이루어지는 반면, 암반이 넓게 형성되어 있는 동해에서는 지깅으로 낚는 게 일반적이다.

지역별 피크 시즌도 다르다. 서해는 7월~10월이 피크 시즌이고 동해는 산란을 준비하는 대구가 수심 80~100m 암초대로 모여드는 12월 초부터 피크 시즌이 시작된다. 그때부터 미터급을 비롯해 80cm 내외의 대물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으며 시즌은 4월 말까지 이어진다.

동해의 대구 지깅은 오래전부터 삼척 장호항, 임원항을 필두로 강원도가 선도했다. 포항은 2012년부터 포항 앞바다에서 대구 지깅 탐사를 해오던 대성호가 여러 곳의 포인트 개발에 성공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조황 정보가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을 통해 알려지면서 포항권 대구 지깅이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제는 포항에도 대구 지깅 낚싯배가 10척이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1월 16일~2월 15일 금어기가 끝나고 피크 시즌을 맞은 포항은 서울, 대전, 대구는 물론 부산, 울산을 비롯해 경남 지역 낚시인들도 찾아와 주말이면 대부분의 낚싯배들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호황을 보이고 있다.

▲80cm가 넘는 대구를 낚은 최승식 씨.

▲뜰채에 담긴 대구. 미터급이 아니라도 체구가 좋은 대구가 올라왔다.

▲필자가 현장에서 사용한 대구 지깅 채비. 450g 메탈지그. 모든 지그에는 꼴뚜기와 어시스트훅을 장착했다.

▲필자가 현장에서 사용한 대구 지깅 채비. 400g 봉지그. 모든 지그에는 꼴뚜기와 어시스트훅을 장착했다.

▲필자가 현장에서 사용한 대구 지깅 채비. 350g 유동식 타이라바. 모든 지그에는 꼴뚜기와 어시스트훅을 장착했다.

호미곶 물골지역 일대가 핫스팟
올 시즌 포항에서는 미터급 씨알은 물론 하루에 20수 이상의 대구 조과를 거둔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로 엄중한 시기이기에 출조 자체를 자제해 오다가 지난 4월 2일, 권희성 회원을 비롯한 4명의 바다루어클럽 회원들과 함께 포항 대보항에서 출항하는 빈스호를 타고 대구 지깅 취재에 나서게 되었다.

빈스호는 아침 7시에 대보항을 출항하여 수중등대 교석초를 지나 20여 분을 달려 수심 100m권 호미곶 물골지역에 도착했고 낚시를 시작했다. 빈스호 선장의 말에 의하면 대구 금어기 전은 물론 금어기가 지나서도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고 해 더욱 기대가 되었다.

포항의 대구 지깅 낚시터는 남부권 구룡포와 호미곶 앞바다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 지역이 대구 지깅 낚시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요인은 대구가 산란하기에 적당한 수심인 80~100m을 갖추고 있고 넓고 긴 암반대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여러 곳의 포인트 중에서도 유난히 호미곶 물골지역의 조황이 좋아 3월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낚싯배들이 호미곶으로 몰려든다고 했다.

출조한 날의 날씨는 맑고 바람도 잔잔하였으나 예보와는 달리 1m에 가까운 파도가 치기 시작해 다소 힘든 낚시를 해야 했다.
거기에다 물때가 9물인데도 조류 세기가 아주 미약해 50cm 내외의 ‘애구’ 씨알이 주로 올라왔고 입질이 예민해서 랜딩 중 바늘이 벗겨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후에 들물이 시작되면서 70~80cm 씨알이 올라오더니 울산에서 출조한 권태환 씨가 102cm 대물을 끌어냈다. 대물이 낚이자 선상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손놀림이 빨라졌다. 이윽고 바다루어클럽 김영주 회원도 미터급 대물을 걸었으나 촬영 도중 바늘이 터져 그만 놓치고 말았다.

▲울산에서 출조한 권태환 씨가 102cm 대구를 낚아 자랑하고 있다.

▲수면에 뜬 거구의 대구.

▲대구의 빵이 좋아 몇 마리만 담아도 아이스박스가 가득 찼다.

경주 해역의 포인트 개발 필요
이날 조황은 조류가 거의 흐르지 않은 상황이어서 1인당 3~7마리 조과로 마릿수 조황이 아쉬웠고 평균 씨알마저 작은 편이었다. 하지만 가끔 대물이 낚이는 것을 봐서는 포항의 피크 시즌은 아직 저물지 않았다고 본다. 귀항해서 여러 선단의 밴드를 통해 조황을 살펴보니 역시 이날은 전반적으로 조황이 부진한 편이었으나 두 곳에서 미터급 씨알이 나왔다. 그리고 이후 조류가 정상적으로 흐른 4월 6일부터는 조황이 다시 살아나 106cm의 보기 드문 대물이 낚이는가 하면 80cm 내외의 씨알도 더러 올라와 상황이 나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해는 대구 피크 시즌이 지나면 두어 달 정도 조황이 주춤하다가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수심 100m 이상의 다소 깊은 수심대에서 다시 낚인다. 이때는 씨알보다 마릿수로 승부를 보는 시기다. 따라서 동해 대구낚시는 금어기를 제외하고 연중 낚시가 가능한데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필자가 17년 전부터 여러 해 직접 경험하고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 최근에 이르러 포항의 대구 조황이 여느 지역 못지않고 지역 단위 대구 지깅 출조 낚싯배 숫자마저 전국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포항의 대구 포인트는 해안에서 직선거리로 15~20분 거리에 있어 개인 보트로도 낚시를 할 수 있어, 대구 지깅이 하나의 생활낚시 장르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이 대구 지깅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이며 앞으로의 과제는 포항 남부 해안과 수중구조가 비슷한 경주 일대 해안까지 차곡차곡 포인트 개발에 나선다면 동해남부 대구 지깅 시대를 열 수 있을 듯하다.

출조문의 포항 빈스호 010-9779-3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