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어 경신]

거제 안경섬의 大魔王

164cm

大부시리를 쓰러뜨리다

제웅규 네이버카페 으랏차차홍도 회원·닉네임 웅해

거제 안경섬에서 부시리 국내 최고 기록어가 낚였다. 대어의 주이공은 네이버카페 으랏차차홍도의 제웅규 회원으로 지난 3월 24일 거제 안경섬에서 선상 찌낚시로 164cm 부시리를 올렸다.
종전 최고 기록은 161.8cm(이영주/2021.8.27/울진 왕돌초)로 3.2cm를 경신했다. 최종 공인 기록은 오는 12월 말에 열리는 2022 한국낚시최대어상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편집자 주>.

부시리·방어낚시 전문 동호회 네이버카페 으랏차차홍도는 일정 기간을 두고 회원들의 최고 기록어를 가리는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31회째 대회가 2월 13일부터 4월 3일까지 진행되고 있었으며 나는 지난 3월 23일 수요일 회원들과 배낚시 출조에 나섰다. 대회 종료일이 얼마 남지 않아 25일 금요일까지 3일간 1위 기록에 도전하는 강행군이었다.

거제 대포항에서 해양낚시 출조선단인 덕성호에 올랐다. 목적지는 안경섬. 밤늦게 출항해 다음날 오전낚시를 한 24일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스무번 고기를 걸었고 그중 130cm 이상 두 마리를 놓치고 말았다. 대포항으로 귀항해 함께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로운 회원들과 다시 안경섬으로 2차 출조에 나섰다.

▲2m 줄자에 올린 164cm 국내 최고 기록 부시리.

개인 최대어 142cm 부시리의 데자뷔
오후 3시30분경 다시 안경섬에 도착했는데 상황이 좋았다. 지난 2020년 4월 28일 개인 최대어인 142cm 부시리를 낚았을 당시처럼 14물 상황이었고 썰물이 잠방잠방 조금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촤라라락! 따다당 팅! 따다다당당! 팅팅!

회원들은 120여 m 채비를 흘려 입질을 받았고 온몸으로 펌핑과 릴링을 반복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영균(워리) 회원이 130cm급을 멋지게 제압하다가 그만 터뜨리고 말았다. 이 모습을 보면서 채비를 80m 정도 흘릴 즈음 부시리 입질을 받았지만 씨알은 기대에 못미치는 98cm. 물칸에 넣고 장비와 채비를 점검했다.

나는 다이와 오레가 강철 HH50V 낚싯대에시마노 20 스텔라 30000번 릴을 장착하고 선라인 본석귀동 22호 원줄을 감은 후 초릿실로 보강한 원줄 끝을 사사메 4호 도래에 연결했다. 도래와 연결한 채비는 시가 후네 FXR20호 목줄에 기자쿠라 쿠지라 투제로 찌를 세팅한 후 수축튜브를 보강하고 검지돌리기를 10회한 오너 카트 히라마사 15호 바늘을 썼다. 바늘 위 목줄 45cm에 조개봉돌을 단 후 입수시켰다.

입질을 받았던 80m 지점에서 채비를 빨리 보내려고 원줄을 40여 m 정도 풀어주던 중 거래처에서 전화가 와 1분간 통화를 한 시각은 오후 5시36분이다. 그때 입질이 왔다. 급한 마음에 뱃전에 스마트폰을 던져 버리고 낚싯대를 수평선과 평행하게 일자로 한 다음 원줄이 쏜살같이 풀려나가는 단 한 번의 기회를이용해 베일을 닫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낚싯대를 파이팅벨트에 꽂고 두 손으로 움켜잡았다.

▲거제 안경섬 앞바다에서 164cm 부시리를 앞에 두고서. 온몸을 던지는 사투 끝에 품에 안을 수 있다.

버트대가 고꾸라지고 1번대는 물속에 처박혀
스풀이 “쾌에에엥에엥~” 용오름 소리를 냈고 소금기 머금은 물안개가 릴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왼손으로 계속 풀리는 드랙을 잠그고 또 잠갔다. 얼마 안 있어 풀리는 속도가 느려지고 달음박질치던 녀석이 멈췄다. 원줄은 120m 이상 풀려나간 상태였다.
‘좋다! 누군가 하나는 살자! 일단 감자!’ 생각하고 릴링을 시도했지만 잘 감지지 않았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끌어낼 확률은 20%. 그대로 버티면서 릴링을 이어갔고 그 과정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손가락은 감각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 스풀의 낚싯줄을 살펴보니 50m만 더 끌어내면 되는 상황. 마지막 힘을 내기로 했다.

“우와아아악악!”

녀석이 낚싯대를 끌고 들어갔다. 녀석이 여에 몇 번 스치면서 내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마다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내 오늘 강철대 뿌아뿐다!”

릴시트 앞쪽 버트대까지 고꾸라지고 1번대 초리는 물속에 처박혀 있었다. 이러한 과정이 두번 계속됐다. 이미 이곳 안경섬에서 140cm 대물을 발밑에서 맞붙어본 경험이 있기에 남은 과정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긴장의 고삐를 한순간도 놓지않기 위해 핸들을 다섯 바퀴 돌리고 드랙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순간, 옆에서 노심초사 걱정하고 있던 이윤환(관어해자) 형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웅해 아우, 뱃머리로 와야겠는데….”

목줄은 선두의 닻줄 반대편의 들물 방향에 가있어 원줄이 닻줄에 닿는다면 녀석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애꿎은 윤환 형님에게 대고 비명을 질렀다.

"내 거 가마 죽어예. 신바끄(정신이탈)!"

남은 사력을 다해 왼팔 방향으로 당기고 허리로는 트위스트 추듯이 몸통을 계속 비틀면서 조금씩 릴링을 하니 녀석도 힘이 다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의 도움이었는지 바늘은 주둥이 옆에 박혀 있었다. 이러한 초대물은 바늘이 주둥이 위아래에 박히면 끌어낼 확률은 10%도 안 된다. 초대물은 아래위로 꼬라박지 않고 옆으로만 짼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했다.

▲164cm 부시리 옆에 누운 필자.

▲디지털저울로 측정한 164cm 부시리의 무게. 40.4kg이 나갔다.

▲164cm 부시리를 낚을 때 사용 한 필자의 채비.

▲거제 대포항으로 돌아와 계측을 마치고 다시 한 번 회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좌로부터 으랏차차 홍도 최치호(행복만땅) 회원, 필자, 덕성호 오성식 선장, 이윤환 (관어해자) 회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사투
이제 뜰채질만 남은 상황. 워낙 머리가 커서 뜰채가 눈 근처까지 갔다가 빠져버렸다. 내가 원줄을 놓지 않으면 절대 넣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덕성호 오정식 선장님이 댄 뜰채가 아가미를 통과할 찰라 베일을 열었고 녀석의 허리까지 뜰채에 들어갔다. 이 과정을 숨직이며 지켜보던 회원들이 고기를 확인하고는 함성을 질렀다. 3월 24일 오후 5시46분, 120여 m에 이르는 긴 줄다리기는 10분여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오 선장님이 고기가 담긴 뜰채를 들려고 해도 꼼짝도 하지 않자 도움을 요청했다.
정철희(서이말) 형님이 달려와 녀석을 함께 끌어 올렸다. 어구용 그물로 만든 뜰채가 아니라 낚시용 뜰채였다면 터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계측을 하려고 보니 160cm 줄자를 넘는 크기다. 대포항으로 귀항해 2m 줄자로 계측을 하니 164cm가 나왔다.

내가 국내 부시리 최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것은 신재식(방어사랑) 회장님을 비롯한 으랏차차홍도 회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함께한 덕성호 오정식 선장님, 이윤환(관어해자), 정규영(대한민국명장), 정철희(서이말), 최치호(행복만땅). 이영균(워리), 구승필(홍도인간) 회원들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출조문의 거제 대포항 해양낚시 055-632-1561

네이버카페 으랏차차홍도 http://naver.me/FKpfC2m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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