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현장]

새로운 두족류낚시의 등장

낙지 에깅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 유튜브 낚시요물

▲“문어인지 낙지인지 모르겠죠?”

필자와 함께 출조해 큰 씨알의 낙지를 낚은 황광민 (좌), 강영길 씨가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에깅으로 낚은 대왕 낙지. 밤이 되면 작은 돌과 조개가 있는 ‘짝밭’으로 올라붙기 때문에 의외로 잘 낚인다.

▲큰 씨알의 낙지를 낚은 필자. 오모리리그를 사용했다.

갯바위낚시를 시작으로 지난 1990년부터 낚시를 시작한 필자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대상어를 접해 왔다. 게다가 연중 100여 차례의 출조를 하면서 안 해본 낚시가 없을 정도로 경험도 많은 편이다. 사실 이 정도 경력이면 어지간한 대상어는 모두 낚시로 낚아본 필자에게 정말 생뚱맞은 출조가 잡힌 건 지난 3월16일 저녁. 자주 가는 진해 백호낚시 나 선장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저녁에 낙지 잡으러 갑시다.”
“엥! 낙지요? 낙지를 뭘로 잡습니까?”
“문어채비 해 오시면 됩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말 그대로 ‘헐’이라는 의문만 남긴 채 채비를 준비했다.

밤이 되면 낙지가 짝밭에서 먹이활동
그런데 막상 장비와 채비를 챙기기가 쉽지 않았다. 낙지를 낚다보면 문어도 한 번씩 걸려들 테니 로드는 문어낚싯대를 챙겨야 하나? 그런데 문어낚싯대는 너무 경질이니 주꾸미낚싯대가 좋으려나? 출조 시각은 다가오는데 장비와 채비를 선택하기 어려웠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해보지만 특별히 선상에서 낙지를 잡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있을 리 없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주꾸미낚시에 적합한 장비와 채비를 챙겨서 오후 6시경 10명 정도의 낚시인과 진해 삼포항에서 출항, 10분 정도 달려서 포인트에 도착했다. 포인트는 한눈에 봐도 알수 있는 곳으로 바닥이 뻘과 모래로 이뤄진 사니질대였다. 나선장은 “전체적으로 사질대지만 간간이 짝밭이라고 불리는 작은 돌과 조개들이 있는 자리게 있는데, 밤이 되면 그곳으로 낙지가 먹이활동을 나온다”고 말했다.

준비한 문어낚시 채비에 30호 봉돌을 채워 내렸다. 조류가 제법 빠른 6물이었지만 내만권이라 좀처럼 조류가 흐르질 않았다. 그런 와중에 선수에서부터 입질이 들어왔다. 문어낚시에 상당히 경험이 많은 낚시인들이 먼저 더블히트를 외치며 올린 낙지는 문어인지 낙지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씨알이었다.

큰 씨알의 낙지에 눈이 돌아갔다. 그래서 선미에 선 나는 똑같이 캐스팅을 하며 채비로 바닥을 긁었지만 전혀 입질이 오지않았다. 채비가 문제인가? 확인해보니 선수 쪽 낚시인들은 갑오징어낚시용 왕눈이채비였고 필자는 소형 스테를 사용한 주꾸미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차이점이었다. 그래서 야마시타 이목 드로퍼 2.2호 에기와 토토슷테R 제품을 사용해 채비를 재정비하니 곧바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무서운 눈을 가진 낙지. 씨알이 작을 땐 몰랐지만 큰 씨알은 문어만큼 힘도 좋다.

▲“이번엔 진짜 문어입니다.” 강영길 씨가 큰 문어를 낚았다.

▲수박색 스테로 큰 낙지를 올린 이승관 씨.

▲야마시타 토토스테R로 채비를 바꾼 후 큰 낙지를 낚은 필자.

▲진해 삼포항에서 출항하는 백호호를 타고 얕은 짝밭을 탐색하며 낙지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낙지가 의외로 루어에 반응이 좋아 만족할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야마시타 이목 드로퍼(좌)와 토토스테R로 만든 낙지 채비. 봉돌은 30호를 사용했다.

이게 낙지야? 문어야?
낙지 손맛은 문어와는 전혀 다른 생소한 저항감이었다. 오징어같기도 하고 문어 같기도 했다. 낙지는 여덟 개의 긴 다리로 먹이를 안기 때문에 액션을 준 후 스테이 동작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렇게 요령을 서서히 익혀가니 금방 5마리의 낙지를 낚을수 있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것은 씨알이다. 낚는 것마다 시장에서 보기드문 수준의 대왕 낙지가 올라왔다. ‘다리 하나만 썰어도 소주1병각’이라고 할 만큼 크고 우람한 씨알의 낙지가 나와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가격으로 따지만 손으로 잡는 세발낙지가 더 비쌀지는 모르겠지만 진해에서 올린 큰 낙지는 회, 찜, 구이, 볶음 무엇을 해서 만들어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이번 출조는 짧은 시간의 첫 도전이라 모든 게 얼떨떨했다. 출조 시각을 늘려서 마릿수 조과만 더 거둘 수 있다면 낙지배낚시도 새로운 두족류낚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까지 낙지에게 가장 적절한 채비법이 숙제로 남긴 했지만 분명 올 시즌에는 새로운 장르로 낚시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지 않을까 기대한다.

출조문의 백호선상낚시 010-5008-0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