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부산 가덕도 천성항 앞바다
고등어만 한 떡전어가 와르르~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어피가 달린 카드채비에 전어가 걸려서 올라오고 있다.
가덕도휴게소 일대에는 바늘에 미끼를
달지 않아도 입질할 정도로 전어의 양이 많았다.
▲“이렇게 큰 전어 보셨어요?”
윤용우 씨가 일명 떡전어라
불리는 큰 씨알의 전어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가덕도 천성항에 정박 해둔 임재명 씨의 레저보트를 타고 포인트로 나갔다.
지난 4월 2일 이른 아침에 부산 낚시인 윤용우(피싱토로 대표) 씨에게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부산 가덕도에 있는 천성항 일대에서 전어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단발성 호황이 아니냐”고 물으니 “작년에는 거의 1년 내내 낚였다”고 말했다.
솔깃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불투명한 전어 조황 하나를 소개하기 위해 아까운 주말을 써서 부산까지 가고싶진 않았다. 그때 윤용우 씨가 말을 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전갱이는 계속 낚이고 청어와 고등어도 올라옵니다. 지금은 주변 연안에서 감성돔 낚시인들이 많아서 그렇지 거의 1년 내내 열기가 식지 않는 곳입니다.”
전어에 청어? 고등어까지? 대체 어떤 낚시터인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 고 오후 출조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곧장 부산으로 내려갔다.
▲임재명 씨가 전어와 고등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다.
씨알이 커서
두세 마리만 물어도 농어낚싯대가 휘어질 정도로 강하게 저항했다.
▲임재명 씨의 장비.
농어낚싯대에 스피닝릴을 사용했고 합사 1.5호에 카드
채비를 연결했다.
▲전어용 카드채비와 28g 싱커.
▲레저보트 선두에 장착한 민코타 가이드모터.
앵커 기능이 있어서 따로 닻을 놓지 않아도 가이드모터가
GPS 위치를 인식해 항상 제자리를 유지해준다.
▲30cm급 전어를 보여주는 윤용우 씨.
가덕휴게소 아래가 포인트
오후 3시. 김해공항에서 가덕도로 함께 출조할 윤용우 씨와 대신 피싱임재명 대표를 만나 곧바로 가덕도 천성항으로 향했다. 임재명 씨가 가덕도 천성항에 레저보트를 정박해 놓았고 그것을 타고 출조할 계획이었다. 전어 배낚시는 시즌에 따라 진해 일원의 낚싯배들이 출조를 하고있지만 현재는 조황 소식이 알려지지 않아서 출조하는 낚싯배가 없는 상황이다.
천성항 주변에 주차를 하고 보트에 승선. 천성항방파제 맞은편에 보이는 가덕도휴게소 일대로 배를 몰고 나갔다. 목적지는 알고 보니 나도 잘 알고 있는 유명한 포인트였다. 이곳은 일명 오션블루가덕도휴게소아래라고 불리는 곳이다. 현지인들은 오션블루 아래라고 부르기도 하고 가덕휴게소 아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덕휴게소는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초입(거제 방향)에 있으며 휴게로 아래 전역이 유명한 포인트라 1년 내내 낚시인들이 모인다.
단, 거가대교를 타면 왕복 2만원의 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거가대교는 타지 않고 낚싯배를 타고 진입하거나 천성항 맞은편 연안에 차를 대고 20분 넘게 걸어서 진입을 한다. 연안에서는 감성돔, 갑오징어, 볼락, 숭어 등이 낚이며 배낚시를 하거나 좌대를 이용하면 전어, 고등어, 청어, 볼락, 도다리 등을 낚을 수 있다.
▲카드채비에 트레블훅을 달아주는 임재명 씨.
이런 방법으로 ‘훌치기’를 시도해도 전어를 많이 낚을 수 있지만 취재 당일은 카드채비에
더 입질이 많았다.
▲입과 꼬리에 바늘이 걸려서 올라온 전어.
빈 카드채비만 넣어도 후두둑 입질
사실 이곳이 핫한 포인트가 된 이유는 감성돔과 갑오징어 때문이다. 휴게소를 만들면서 연안에 테트라포드를 쌓아 방파제도 함께 만들었는데, 한동안 방파제 출입을 금지해서 감성돔과 갑오징어 자원이 풍부해진 것이다. 연안 정비가 모두 끝난 후엔 낚시인들의 출입을 제지하지 않았는데 그때부터 다양한 어종이 쏟아졌고 가덕도에서 가장 핫한 포인트가 되었다. 이런 곳이기에 전어와 청어가 낚인다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있었다.
포인트에 도착한 직후 루어낚싯대에 전어용 6단 카드채비와 28g 봉돌을 달고 미끼를 꿰지 않고 바로 낚시를 시작했다. 아무리 호황이라지만 ‘미끼도 꿰지 않고 너무 날 것으로 먹으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채비를 넣자마자 20cm 내외의 전갱이가 소나기 입질을 퍼부었고 전어를 낚기 위해서는 일단 전갱이부터 피해야 했다.
거의 전층에서 전갱이가 입질했기에 일단 먹을 만큼의 전갱이부터 낚았다. 15cm 내외의 작은 전갱이는 방생하고 20cm가 넘는 전갱이만 아이스박스에 담았다. 그러던 중 먼저 바닥층에서 전어의 입질이 들어왔다. 낚아보니 씨알은 25cm 정도로 흔히 말하는 ‘떡전어(큰 전어)’가 올라왔다. 그런데 전어는 입질하는 형태가 이상했다. 카드채비에 달린 어피를 먹는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바늘이 머리나 꼬리, 몸통에 걸려나오는 식이었다.
윤용우 씨는 “카드채비가 떨어지면서 반짝거리면 전어는 거기에 반응합니다. 먼저 먹으려고 고등어보다 빨리 달려들기 때문에 어피를 제대로 공격하지도 못하고 바늘에 몸통이 걸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런 점을 이용해 훌치기 바늘을 사용해서 잡기도 하는데, 전어가 많이 달려들 때는 한 번에 네다섯 마리를 올리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로드키퍼를 사용해 받침대에 거치한 로드, 로드가 돌지 않고 앞으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로드키퍼를 사용해 받침대에 거치한 로드, 로드가 돌지 않고 앞으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로드키퍼를 사용해 받침대에 거치한 로드, 로드가 돌지 않고 앞으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대신피싱의 아이디어 상품
디캡스 로드키퍼(Rod Keeper)
디캡스 로드키퍼는 대신피싱 임재명 대표가 직접 개발하고 특허, 디자인 등록을 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한치, 오징어, 갈치, 갑오징어, 도다리낚시 등 낚싯배 받침대에 로드를 거치하는 낚시에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한치낚시를 해본 낚시인들은 공감하겠지만 낚싯배 받침대에 낚싯대를 거치하면 베이트릴의 무게와 배의 출렁임 때문에 로드가 회전하거나 큰 어종이 물었을때 로드가 빠지는 일을 종종 겪게 된다. 로드 키퍼는 이러한 점을 보완해주는 상품으로 로드의 버트 부위에 장착하면 받침대에 딱 맞게 안착이 되어 로드가 회전하지도 않고 앞뒤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고급 장비를 보호하기 적격인 상품으로 한치낚시인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아이디어 상품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다.
정교하게 제작해 바닷물에서 부식이나 염분 고착이 생기지 않으며 가볍고 휴대하기 좋아 받침대를 이용하는 낚시인들이라면 필수 아이템이다. 1개 가격은1만5천원. 대신 피싱과 피싱토로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네이버에서 로드키퍼나 대신피싱, 피싱토로를 검색해 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다.
▲전어(상), 청어(하).
수중세계의 닮은꼴
전어와 청어
비슷한 씨알의 전어와 청어를 놓고 보면 비늘의 형태나 모양이 비슷하다. 그러나 전어는 체색이 희고 아가미 옆에 검은 점이 있어서 구분하기 쉽다. 그에 비해 청어는 몸이 날렵하고 큰 멸치 같이 생겼지만 더 크면 전어처럼 몸통이 두툼해진다. 전어는 큰 놈이 25cm 정도지만 청어는 40cm 정도로 크게 자라며 전어와는 달리 냉수어종이라 주로 겨울에 낚인다.
가을에는 전어가 기름지고 겨울에는 청어가 기름지다. 기름질 때 회로 먹으면 둘 다 맛있으며 청어는 동해에서 과메기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취재 당일 가장 큰 씨알의 전어를 낚은 임재명 씨.
집게 길이와 비교하면 얼마나 큰 전어인지 알 수 있다.
▲전어와 함께 종종 올라온 청어. 전어와 함께 먹어보니 청어가 더 맛이 좋았다.
▲카드채비에 전갱이를 여러 마리 올린 윤용우 씨.
▲“떡전어가 또 올라왔습니다.”
▲전어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아이스박스에 해수와 얼음을 함께 담 았다.
이렇게 해야 낚은 고기를 골고
루 차갑게 할 수 있다.
▲왼쪽부터
전어, 고등어, 청어로 만든 회. 기름기가 많은 청어가 가장 맛이 좋았다.
연안, 좌대, 선상 등 다양한 방식의 출조 가능
전어를 마릿수로 낚기 위해 카드바늘에 소형 트레블훅을 달아서 낚시를 해보았으나 출조당일에는 어피에 반응이 더 빨랐다. 전갱이를 피해 멀리 캐스팅해서 카드채비를 내리면 중층이나 바닥에서 전어가 바늘에 ‘턱’하고 걸리는 느낌이 전해왔다. 바늘을 삼킨 녀석부터 몸통에 바늘 두세 개가 박혀 나오는 것까지 다양한 입질(?)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해가 진 직후였다. 전갱이, 전어, 청어, 고등어가 수면에서 맹렬하게 피딩을 했는데 의외로 전어의 파이팅이 대단했다. 전갱이와 청어, 고등어까지 젖히고 가장 먼저 입질을 했다. 대부분 25cm가 넘는 떡전어가 올라왔는데 두세 마리를 걸면 손맛도 아주 좋았다.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인 것은 밤 9시가 되어 조류가 바뀐 후부터였다.
들물에서 물돌이를 지나 썰물이 시작되니 어디에선가 많은 양의 해초가 떠내려 왔고 그때부터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겼다. 넣으면 낚이던 녀석들이 순식간에 모두 사라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낚시를 한 시간은 예닐곱 시간이었지만 조과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세 명이서 40리터 아이스박스 두 개를 절반 정도 채울 수 있었다. 얼핏 적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길이 25cm 전어, 전갱이, 청어로 40리터 아이스박스 절반을 채우려면 100마리는 넘어야 한다. 40리터 아이스박스 두 개를 모두 절반 정도 채웠으니 최소 200마리는 넘게 낚은 셈이다.
철수 후 낚은 조과로 회를 쳐서 먹었다. 의외로 청어가 가장 맛이 있었고 그 다음은 전어, 전갱이, 고등어 순이었다. 전어는 가을만큼 기름이 차지 않아 고소한 맛은 덜했으나 뼈를 제거하고 껍질까지 벗기고 먹으니 담백한 맛은 일품이었다.
전어 배낚시는 거의 연중 이뤄지며 가덕도에서 가까운 진해 일대에서 출조할 수 있다. 작은 배는 전세를 내어 나갈 수 있으며 작은 전마선을 대여해도 좋고 가덕도휴게소 아래에 있는 수상좌대를 이용해도 된다.
연안에서도 전어를 낚을 수 있는데, 방파제 구간은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출조문의 피싱토로 010-3884-6803, 대신피싱 051-301-8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