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여수 먼 바다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

100m 수심에서 올라오는

럭비공에 깜놀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정말 예쁘게 생긴 갑오징어에요~”

테일워크 미디어 프로모터, 아프리카 TV와 유튜브에서 낚율이라는 닉네임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안유리 씨가 씨알 좋은 갑오징어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와 여서도 인근 수심 100m 해역으로 출조한 여수 퍼펙트호.

낚시인들은 40~50호 봉돌로 오모리그를 만들어 150m 정도 채비를 흘려서 갑오징어를 낚아낸다.

▲럭비공 크기의 갑오징어.

▲갑오징어 스테 등에 학꽁치포를 붙여 사용한다.

▲안유리 씨의 갑오징어 장비.

알파태클의 ‘알파소닉 에기타코 180ti LTD’ 문어 전용대에 솔티가 베이트릴을 사용했다.

▲갑오징어를 낚고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안유리 씨.

1년에 300회를 출조할 정도로 낚시 마니아에 미모까지 겸비해 많은 팬을 갖고 있다.

올해 바다루어 배낚시 장르에서 가장 쇼킹한 사건이 있다면 바로 심해갑오징어 배낚시의 호황이다. 2~3년 전부터 제주도 북부 해역에서 탐사가 이뤄지며 혁혁한 마릿수 조과를 보였고 작년 가을부터는 한 명이 수백 마리씩 낚으며 제주도의 가을~겨울 시즌을 메울 핫한 장르로 떠올랐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만 이뤄지던 심해갑오징어 배낚시가 올해부터는 여수, 완도권에서도 출조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여수의 낚싯배들이 선두에 서서 제주권으로 출조를 하고 있다.

여수와 제주도에서 갑오징어 배낚시가 유행한 것은 단순히 갑오징어의 조과가 좋아서만은 아니다. 한창 조과가 나타나야 할 타이라바가 잠잠하고 그 외 한치나 갈치 조황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로 출조가 집중되었다. 제주도에서는 대부분의 낚싯배가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 출조를 떠나는 탓에 다른 낚싯배를 섭외하기 힘든 상황이며 여수 역시 농어와 문어낚시 출조를 제외하면 대부분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 출조를 하고 있다.

▲김상현 씨가 올린 갑오징어와 사용한 장비. 로드는 알파 소닉 에기타코 180ti LTD이며 릴은 다이와 전동릴 시보그 200J.

수심이 깊어서 채비를 회수하기 힘들고 일정한 속도로 릴링할 수 있어서 전동릴을 선호하는 낚시인들이 많다.

▲ 뜰채를 이용해 갑오징어를 올리고 있다.

▲김상현 씨의 갑오징어 조과. 큼직한 씨알로 10마리를 넘게 낚았다.

▲배 후미에서 갑오징어를 올리고 있는 낚시인.

갑오징어가 크기 때문에 사무장이 바로바로 뜰채를 대준다.

갑오징어용 스테와 40~50호 봉돌 사용
지난 3월 29일 테일워크 필드스탭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현씨와 아프리카TV, 유튜브에서 ‘낚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유리(테일워크 미디어 프로모터) 씨와 함께 여수에서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 출조를 나갔다.

오전 3시30분에 여수 신월항에서 퍼펙트호에 승선, 3시간을 달려 제주도가 보이는 여서도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완도, 제주도, 여수 해역이 맞물리는 이곳은 전역에서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동이 트자 50척이 넘는 낚싯배가 몰려들었다.

퍼펙트호 박창현 선장은 어탐기를 확인 후 수심이 90m 이상 나오는 곳으로 이동 후 채비를 내리라는 부저를 울렸다.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라고 해서 채비가 특별한 것은 없다. 기존에 사용하는 갑오징어용 스테(야마시타의 모구모구나 요즈리 삼봉 에기)에 멸치나 학꽁치포를 붙인 후 40~50호 봉돌을 사용해 오모리리그를 만들어주면 된다. 기존 한치 배낚시나 갑오징어 배낚시 채비와 동일하며 봉돌만 더 무겁게 쓰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래서 갑오징어나 한치낚시를 해본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를 즐길 수 있다.

장비 역시 한치용 로드나 갑오징어용 로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단, 수심이 깊고 채비가 무겁기 때문에 일반 갑오징어 낚싯대보다는 메탈톱을 장착한 문어낚싯대가 유리하다. 허리가 빳빳해야 챔질이 잘되고 무거운 갑오징어도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릴은 소형 전동릴을 쓰거나 베이트릴을 쓴다. 아무래도 수심 100m에서 채비를 흘리면 150m 이상 줄이 풀려나가기 때문에 소형 전동릴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

▲“갑오징어 낚으러 오세요~” 안유리 씨가 낚시인들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물칸에 들어가서도 물을 쏘는 갑오징어. 먹을 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퍼펙트호 박창현 선장이 갑오징어 조과를 촬영하고 있다.

▲씨알 좋은 갑오징어로 마릿수 조과를 올린 낚시인.

▲갑오징어용 스테로 만든 오모리그. 봉돌은 50호를 사용한다.

챔질은 무조건 강하게!
선장의 부저 신호에 채비를 내리자 갑오징어의 입질은 금방 들어왔다. 무거운 봉돌을 쓰기 때문에 조류에 채비가 날려도 수심 100m 바닥까지 빨리 가라앉았고 채비가 바닥에 잘 안착하면 어김없이 입질이 들어왔다.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라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내만 갑오징어보다 더 쉽게 조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내만갑오징어 배낚시와는 달리 시원한 입질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김상현 씨에게 입질을 파악하는 요령을 물었다.

“심해 갑오징어와 내만 갑오징어는 입질하는 형태가 비슷하지만 심해에서는 줄이 150m씩 풀려나가기 때문에 입질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꾸미낚시처럼 로드를 살살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갑오징어의 무게가 느껴지면 강하게 챔질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라인이 조류에 밀렸을 경우 강하게 챔질하지 않으면 에기가 갑오징어 다리나 몸통에 제대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무게감을 느낀다면 무조건 강하게 챔질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바늘만 제대로 걸리면 랜딩을 천천히 하든 빨리 하든 갑오징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안유리 씨도 실시간 방송을 하며 여러 번 입질을 받았지만 서너 번이나 랜딩 중에 갑오징어가 빠지고 말았다. 알고 보니 시청자들과 실시간 대화를 주고받다가 무게감을 느낀 후 느슨하게 챔질을 하다 보니 랜딩 중에 갑오징어가 빠지고 만 것이다. 갑오징어 배낚시라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는 안유리 씨지만 초반에는 강한 챔질을 못해서 애를 먹었고 후반에는 입질을 확인하는 족족 랜딩에 성공하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소형 아이스박스를 갑오징어로 가득 채웠다.

▲채비를 흘릴 때 초릿대와 원줄의 이상적인 각도.

각도가 너무 벌어지면 더 무거운 봉돌을 사용해야 한다.

▲낚은 갑오징어를 개인 물칸에 넣고 있다.

▲여수 신월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퍼펙트호.

▲야마시타의 갑오징어 전용 스테 모구모구. 멸치, 꽁치 등 생미끼를 부착할 수 있다.

▲모구모구에 샛줄멸(키비나고)을 붙인 상태.

▲테일워크 필드스탭 팀장을 맡고 있는 김상현 씨가 씨알 좋은 갑오징어를 낚아서 보여주고 있다.

4월 초 들어 마릿수, 씨알 업그레이드
낚시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조류가 잘 흐르지 않을 때는 입질이 뜸했지만 조류만 잘 흘러준다면 선두, 선미 가릴 것 없이 입질이 활발하게 들어왔다. 낚이는 씨알은 몸통 길이 25cm 내외가 많았고 가끔 럭비공만 한 씨알이 낚여 주위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것도 들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른 아침과 철수 무렵에 바람이 불기 시작해 높은 너울이 일어 멀미를 하는 낚시인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멀미약을 먹고 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너울이 짧은 주기로 계속해서 쳐댔기 때문에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선실에 드러누운 낚시인들은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없었다. 기자 역시 오랜만에 아침부터 심한 멀미를 했는데 기상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므로 멀미 대비는 필수다.

오후 4시가 넘어 철수를 앞두고 낚시인들이 낚은 조과를 확인했다. 계속되는 너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10마리가 넘는 조과를 올린 것을 확인했다. 선두에 선 낚시인 중에는 20마리를 넘게 낚기도 했는데, 그정도 마릿수면 작은 아이스박스가 가득 찰 정도로 양이 많았다.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 시즌은 아직 불투명하다. 심해로 나온 갑오징어가 완도와 여수 내만으로 이동하면 시즌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낚시인이 있는 반면, 내만의 갑오징어는 내만에 서식하는 것이고 심해 갑오징어는 계속 심해에 상주하기 때문에 시즌이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확실한 것은 여수 먼바다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장르라 시즌이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4월 초에 다시 한 번 퍼펙트호 조황을 확인한 결과 여전히 씨알 굵은 갑오징어가 잘 낚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릿수는 15수 내외였으며 씨알은 더 커진 상황. 이변이 없는 한 심해 갑오징어 배낚시출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취재협조 유니맥에이테크코리아 www.unimac.co.kr 유튜버·아프리카BJ 낚율

출조문의 여수 퍼펙트호 010-8867-7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