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볼락 배낚시는 즐거워]
통영 비상도 나이트게임
밤새 올라오는
볼락에 웃음꽃 활짝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이런 씨알이면
밤을 새도 좋습니
다.” 25cm가 넘는 볼락이 올라오자 만족한 미소를
짓는 박종경 씨.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전하윤, 박종경, 허형갑, 윤혁 씨.
박종경, 허형갑, 윤혁 씨는 십여 년을 함께 가물치낚시를 즐겨온 조우다.
▲통영 삼덕항에서 삼덕레저호를 타고 포인트로 나갔다.
이번 출조는 가물치낚시 전문가로 유명한 평택의 윤혁 씨와 함께 했다.
가물치낚시 전문가가 볼락낚시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지만 어떤 연유로 멀리 통영까지 볼락 출조에 나서고 싶었는지 궁금했다.
윤혁 씨는 “예전부터 함께 가물치낚시를 즐기던 분들이 지금은 바다 루어낚시에 푹 빠져 있습니다. 가물치낚시 시즌이 끝나는 겨울이면 에깅, 문어, 볼락, 타이라바를 하고 있는데 작년에 에깅과 문어낚시를 함께해보니 가물치낚시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그래서 올해는 봄을 기다렸다가 볼락 루어낚시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한 번 출조하면 100마리를 낚는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통영에서 루어낚시 고수로 통하는 전하윤 씨가 웜으로 첫 볼락을 낚았다.
▲첫 볼락을 낚은 윤혁 씨. 볼락은 해가 지기 전부터 잘 낚였다.
▲통영 비상도 남쪽에 닻을 내리고 볼락낚시를 시작하고 있다.
▲지렁이를 꿴 지그헤드에 도다리가 올라왔다.
▲볼락 배낚시 필수품. 웜과 지그헤드는 필수며 카드채비는 털털이를 할 때 사용한다.
볼락이 저활성일 때를 대비해서 청갯지렁이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볼락 배낚시 필수품. 웜과 지그헤드는 필수며 카드채비는 털털이를 할 때 사용한다.
볼락이 저활성일 때를 대비해서 청갯지렁이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볼락 배낚시 필수품. 웜과 지그헤드는 필수며 카드채비는 털털이를 할 때 사용한다.
볼락이 저활성일 때를 대비해서 청갯지렁이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볼락 배낚시 필수품. 웜과 지그헤드는 필수며 카드채비는 털털이를 할 때 사용한다.
볼락이 저활성일 때를 대비해서 청갯지렁이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닻 내리고 루어낚시, 털털이 병행
지난 3월 20일 오전 8시. 평택에서 윤혁 씨를 만나 통영 삼덕항으로 출발했다. 낚싯배가 출항하는 시각은 오후 4시경이지만 윤혁 씨가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점심식사도 같이 할겸 서두른 것이다. 평택에서 출발해 33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도착한 곳은 통영 미수동. 윤혁 씨의 오랜 가물치낚시 조우인 박종경, 허형갑, 전하윤 씨를 만나 통영의 유명한 먹거리인 복어국을 먹은 후 낚시점에서 필요한 소품을 구입해 다시 삼덕항으로 향했다.
삼덕항에서는 오후 4시경에 삼덕레져호(허영욱 선장)를 타고 추도 일원으로 출항. 추도 갯바위에 야영 볼락낚시인들을 먼저 내려준 후우리는 좀 더 남쪽에 있는 비상도 앞바다에 닻을 놓고 낚시를 시작했다.
통영에서 이뤄지는 볼락 배낚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낚싯배를 섬 연안에 바짝 붙여 민장대를 사용하는 배치기, 둘째는 낚싯배에서 볼락루어로 연안을 노리는 방식이며, 셋째는 낚싯대에 3~4단 카드채비를 달아서 전층을 노리는 일명 ‘털털이’다. 예전에는 배치기가 가장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좀 더 넓은 구간을 공략할 수 있고 마릿수 조과가 좋은 루어낚시와 털털이가 대세로 꼽히고 있다.
루어낚시와 털털이는 배를 이리저리 옮기며 볼락을 노릴 수 있고, 닻을 내리고 한 자리에서 할 수도 있다. 이것은 기상 여건이나 포인트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출조한 당일에는 북풍이 강하게 불고 조류가 강했기 때문에 비상도 남쪽에 배를 고정하고 낚시를 했지만,조류가 약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섬 이곳저곳을 돌면서 볼락루어나 털털이를 한다.
그런데 이곳저곳 다닌다고 해서 꼭 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볼락은 불빛으로 집어가 가능하고 한 자리에서도 민장대낚시, 루어낚시, 털털이를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볼락이 잘 낚이는 얕은 곳에서는 배 소음으로 인해 볼락이 자취를 감추기도 하므로 선장의 상황 판단이 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선장의 운항 실력도 중요하지만 볼락의 습성을 잘 아는 선장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마릿수 조과는
가물치보다 훨씬
좋습니다.” 해가 진 후 계속 볼락을 낚으며 즐거워하는 박종경
(좌), 윤혁 씨.
▲큰 씨알의 볼락을 들어올리는 박종경 씨.
▲가까운 곳에서 입질이 뜸해지자 전지던질찌를 사용해 채비를 꾸리는 허형갑
씨.
▲먼 곳을 노려 25cm가
넘는 볼락을 낚은 허형갑 씨.
▲“카드채비에 몽땅 걸었습니다.”
볼락이 바닥으로 가라앉자 카드채비를 이용한
털털이로 볼락을
올린 박종경 씨.
던질찌로 멀리 노리니 왕볼락이 덜컥
닻을 내린 후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볼락루어. 1g 지그헤드에 2인치 볼락웜을 꿰어 던지니 곧바로 볼락이 입질했다. 완전히 해가지지 않은 상황이라 올라오는 씨알은 대부분 16~17cm. 박종경 씨는 “가물치낚시인의 체면이 있지 잔챙이는 모두 방생!”이라고 말하며 낚는 족족 볼락을 방생했다.
볼락낚시는 두 가지 스타일의 낚시인을 만날수 있는데, 잔챙이 한 마리도 소중하게 아이스박스에 담아가는 낚시인이 있는 반면 오로지 큰 씨알만 노리는 박종경 씨 같은 낚시인도 있다. 볼락낚시 초보라면 일단 볼락을 살림망에 모은 후 나중에 큰 씨알만 골라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너무 방생에치중하면 마릿수 모으는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볼락은 연신 입질을 했다. 해가 질 무렵이 되니 볼락이 상층으로 피어올라 루어가 수면에 떨어지자마자 입질을 했다. 윤혁, 박종경, 허형갑, 전하윤 씨는 누가 더 큰 것을 낚아 올리나 경쟁이 시작되었고 0.5cm 단위로 길이를 재며 큰 씨알만 골라 살림망에 담았다.
해가 완전히 진 후 볼락의 피딩이 끝난 후엔 저녁으로 준비한 충무김밥을 먹고 다시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번에는 볼락이 낚싯배 불빛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루어채비에 던질찌를 달아 최대한 먼 곳을노렸다. 이때부터는 최소 20cm가 넘는 왕볼락이 낚이기 시작했다. 같은 자리에서 낚이는 씨알이 이렇게 갑자기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볼락으로 아이스박스 절반을 채우는 데 성공한 윤혁(우) 씨.
▲25cm가 넘는 왕볼락만 놓고 촬영했다.
▲볼락으로 절반 이상 차오른 아이스박스.
▲“요런 재미에 볼락낚시를 합니다.” 철수 직전에 낚은 볼락을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4~5월이 볼락 배낚시 피크
던질찌의 위력은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떨어졌다. 아무래도 착수음이 큰 던질찌를 사용하다보니 볼락의 경계심이 올라가 입질을 잘 하지 않는 듯했다.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허영욱 선장은 낚싯배의 집어등을 켰고 그때부터 낚싯배 주변으로 작은 베이트피시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은 베이트피시가 몰리자 곧 전갱이가 등장했고 볼락도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박종경 씨는 “지금은 배 밑으로 큰 볼락이 숨어들 타임입니다. 집어등에 모인 베이트피시를 사냥하기 위해서죠. 이때는 볼락이 바닥부터 상층까지 활동하기 때문에 털털이를 하면 금방 조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바늘이 3~4개 달린 카드채비를 루어대에 달고 봉돌은 20호를 사용해서 채비를 바닥까지 내리니 ‘후두둑’하는 입질과 동시에 초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올려보니 큰 볼락과 작은 볼락이 2~3마리씩 올라왔고 두어 번 채비를 내리고 올리니 금방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있었다.
오전 1시가 되어 철수 시각이 다가와 낚은 조과를 확인했다. 살림망에 살려둔 큰 볼락만 50여 마리가 넘었고 저마다 아이스박스에 쓸 만한 씨알의 볼락이 절반 정도 들어있었다. 절반이지만 볼락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마릿수로 따지면 50~60마리가 넘었다. 만약 15~17cm 잔챙이를 방생하지 않았다면 100마리를 채우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윤혁 씨는 “예전에는 볼락 같은 작은 고기를 낚는 재미를 몰랐는데, 바다 루어낚시를 하면서 다양한 어종을 접해보니 저마다 재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가물치낚시를 하면 하루 종일 낚시해도 한두 번 입질을 받는 것이 전부지만 볼락은 쉴 새 없이 입질을 하니 지루할 틈이 없네요. 앞으로 매년 겨울과 봄이면 볼락을 찾을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남해 볼락은 4월부터 피크를 맞는다. 방파제, 섬, 선상, 좌대 등 거의 전역에서 낚을 수있으며 마릿수와 씨알도 연중 가장 좋다. 4월에는 날씨도 좋기 때문에 밤바다에서 넉넉한 조과를 거두고 싶다면 볼락 배낚시가 제격이다.
출조문의 통영 삼덕레져호 010-4589-6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