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81]
지구온난화의 원인 논란과 해양생태계
불편한 진실 vs 불편한 사실
김범철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
기온이 상승하며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현상은 전 지구의 생태계에 위협이 되며, 그 원인이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가설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 되어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이를 반박하는 견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은 1980년대부터 조금씩 제기되었는데 200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의 국제적 규제 국면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에 가장 앞장선 사람이 미국의 앨 고어라는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전 세계를 돌면서 1천회가 넘는 강연을 하며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역설하였다. 2006년에는 강연 자료를 토대로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truth’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었고 책도 출간되었다. 엘 고어는 환경운동가이면서 정치가이어서 민주당 부통령을 지냈고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기도 한 인물이므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다.

▲불편한 진실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
엘 고어의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강조한 강의를 소재로 만들었으며 온실가스 저감 협약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편한 사실 책 표지. 엘 고어의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원인 가설을 반박하는 자료들을 모아서 제시했다.
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정치가 엘 고어
엘고어의 주장에 의하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여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으며 그 원인이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을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줄이기 운동이 벌어지고 파리협약이라는 국제협약까지 만들어졌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가하여 국가별로 이산화탄소발생 저감량을 분담하는 구속력이 있는 협약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많은 양의 온실가스 저감을 약속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데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하자 협약의 권위가 크게 낮아지며 실효성에 회의적인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탈퇴한 것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이유를 내세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 아니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숨겨진 이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대통령이 바뀌자 다시 가입하는 등, 과학의 영역인지 정치의 영역인지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과 원인이 과장되었다는 과학자들의 반론은 그동안 계속 증가하다가 2017년에는 기존의 지구온난화 가설을 반박하는 결과들을 모아 ‘불편한 사실,Inconvenient fact’이라는 책으로 출간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이 책의 주장을 보면 첫째,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지부터 확실치 않다. 지역에 따라 온도변화가 다양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자료를 보인 기간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온상승이 둔화되는 자료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던 환경운동가들이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슬그머니 ‘기후변화’라는 용어로 바꾸었기에 더욱 이런 의심을 사고 있다.
둘째, 지구의 기후는 늘 변화해 왔으며 약 10만년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가 나타났는데, 현재는 온도가 상승하는 간빙기이다. 지구의 온도변화는 태양활동, 지구의 공전 궤도 등의 요인에 의해 변동하는 것이지 이산화탄소가 주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남극의 얼음 코어를 3,000m까지 채취하여 얼음 속 기체성분의 동위원소를 측정함으로써 지난 40만년간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를 추정한 연구 때문이다.
과거의 온도와 이산화탄소 추정결과를 얼핏 보면 기온이 높을 때 이산화탄소가 많았기 때문에 상관관계가 높고 이를 근거로 이산화탄소 증가가 기온상승의 원인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얼음 코어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니 온도가 먼저 상승하고 1천 년쯤 후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한 것이다. 즉, 이산화탄소 증가는 온도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80만년간의 지구 온도 변화와 이산화탄소 변동.
현재는 온도가 상승하는 간빙기이며 온도 상승이 앞서 오르고 이후 이산화탄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불편한 사실).

▲4천년간의 지구 온도변화와 문명발달.
온난한 시기에 문명이 발달하였으며 현재는 과거에 비해 온도가 높지 않다고 나와았다
(출처 불편한 사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 아니다
셋째, 온실가스 효과는 수증기가 더 크며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온난화를 가중하는 추가 요인이라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 외에 온도 상승이 식량생산에 도움이 되며, 지질학적 역사를 보면 지금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낮은 편이므로 생태계의광합성 증가를 위해 오히려 이산화탄소 증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지난 4천년 간의 온도변화를 보면 온도가 높을 때 문명이 발달하고 온도가 낮을 때 문명 정체기를 겪었으며, 현재 온도는 과거에 비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근래 홍수 피해도 오히려 감소한 지역이 많고, 북극곰도 감소하지 않고 더 증가했다는 반론도 있다.
한편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여 조절자 역할을 하므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도 있다. 이산화탄소는 물에 아주 잘 녹는 기체이므로 물과 접촉하면 쉽게 흡수된다. 지구상 이산화탄소의 98%는 해수 중에 존재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총량의 2%에 불과하므로 대기 중의 증가는 해양이 흡수하여 조절할 것이라는 견해이다.
실제로 지난 200년간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40%는 이미 해양에 흡수되어 대기 중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수 중의 이산화탄소는 칼슘과 결합하여 석회암으로 변하면서 끊임없이 제거된다. 그래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해수 중에 넣어 처리하자는 방안이나 해양의 식물플랑크톤이나 해조류의 광합성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조절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육상의 식물을 성장시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려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해양에서는 의외로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든다. 해양 중에는 철분이 부족하여 플랑크톤의 성장이 제한되는 수역들이 있는데, 다른 영양분은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미량이 필요한 철분을 조금만 추가해 주면 플랑크톤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아르헨티나 앞바다에서 철분을 투여하여 플랑크톤을 증식시킨 결과.
이산화탄소 흡수량 증가의 방법이 될 수 있다(출처
Wikipedia).
해양을 이용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조절
플랑크톤이 증가하면 어류생산도 증가하기 때문에 어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안이다. 실제로 이 방법이 시도된 목적이 이산화탄소 흡수가 아니라 어획량 증가를 위한 것도 있었다. 결과들을 보면 이산화탄소도 흡수하고 어획량도 증가하였는데, 어떤 이유인지 금지되어 있고 널리 확산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철분이 아니라 질소가 결핍되어 있는 해역에서는 육지에서 공급되는 질소 증가로 인한 부영양화 때문에 플랑크톤이 성장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질소비료로 사용하는 요소를 뿌려주어 플랑크톤의 증식을 유도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육상에서 질소비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해양으로 배출되는 질소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안의 부영양화로 인한 생태계 피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산화탄소는 흡수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구 기후변화의 원인과 대책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우리의 지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