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영암 호동지에서 신바람낚시

연밭 파면 월척이 쑴풍쑴풍!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영암 호동지로 출조한 황금무지개조우회 회원들이 무사출조, 어복충만을 기원하는 시조회를 지내고 있다.

▲제방 야산 아래에 있는 주차공간.

▲오전 늦게 출조한 낚시인들이 제방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고 있다.

▲밤새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김홍석 회원이 새벽에 단 한 번 받은 입질에 월척 붕어를 낚았다.

절기상 경칩(3월 5일)이 지나고 춘분(3월 21일)이 지나면 뱃속에 알이 찬 붕어는 연안에 붙어 알자리를 잡는다. 빠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부터는 산란 특수를 누릴 수 있기에 낚시인들의 발길이 바빠진다. 그러나 3월의 낚시 여건은 녹록치 않았다. 강풍의 영향으로 인해 기온변화가 심했고 조과 역시 실망스러운 날이 많았다. 극히 일부지만 4짜급 이상 붕어가 낱마리로 낚인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그때마다 현장을 확인하면 준척 이하의 붕어가 주를 이루었다.

차라리 내륙의 아담한 저수지로 가자
그런 이유로 이번에는 작전을 바꾸었다. 씨알굵은 붕어로 손맛을 볼 만한 곳들은 대부분 장박꾼들이 선점을 하고 있는 상황. 유명 낚시터들과 바람이 강하게 부는 해안가 낚시터는 출조지에서 제외했다. 그러다가 문득 차라리 동절기 때 각광을 받던 내륙의 아담한 저수지로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 3월 26일에 황금무지개 조우회 회원들과 함께 찾은 곳은 전남 영암군 신북면 월지리에 있는 호동지. 수면적은 4천 2백평으로 크지 않지만 낚시할 자리가 많고연안에 수초가 잘 발달한 곳이다. 늦가을부터 봄까지 씨알에 관계없이 마릿수 손맛을 볼 수있는 곳이지만 매년 산란 시기가 되면 인근에있는 금지지(달지)에서 조과가 터지는 바람에 큰 빛을 보지 못한 곳이다.

호동지에 도착해보니 상황은 좋지 못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수면 전체가 황토물로 덮여 있었고 강한 바람을 따라 높은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다른 곳을 물색해봤지만 비슷한 상황. 바람이 멈춘다는 기상예보를 믿고 그대로 낚시하기로 했다.

호동지는 상류에서 중류까지 연안에 연이 분포해 있다. 상류 연안에는 갈대가, 제방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형성 되어있어 낚시할 자리가 제법 많으며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되어 미끼로 쓸 수 있다.

만수위 상태의 호동지는 무넘기에 물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포인트를 정하기 위해 연안을 둘러보며 수심을 확인하니 상류가 약 1m, 제방권이 약 1m 50cm였다. 우리는 우측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필자는 중하류에 포인트를 정하고 연과 맨바닥을 모두 노리기 위해 주로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했다.

▲제방에 자리를 잡은 임호진 회원이 미끼를 갈아주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오전에 월척 붕어를 낚은 필자. 다른 곳 역시 이른 오전에 입질이 집중되었다.

▲“아빠하고 낚았어요!” 황금무지개 조우회 김영현 총무의 아들 권률 군이 직접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상류 진입로. 길이 좁고 패인 곳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저수지 연안 주위에 몰려있는 연자방.

바람 잦아들자 시작된 입질
황토물 상황을 감안해 일단 지렁이를 미끼로 꿰어 찌를 세웠다.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입질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잔 씨알의 붕어가 입질을 해주었다. 미끼를 지렁이에서 옥수수와 새우로 바꾸자 전혀 입질이 없었고 찌만 물결을 따라 출렁였다.

해질녘까지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한 채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마쳤다. 마침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해 기대를 안고 찌불을 밝혔다. 주변을 둘러보니 해가 진 이후에도 적당한 낚시터를 찾지 못한 낚시인들이 계속해서 호동지 주변을 오가는 것이 보였다.

시간은 흘러 바람 한 점 없는 늦은 밤이 되자 정준 회장의 월척 붕어 소식이 전해왔다. 그이후 호동지에는 긴장감이 흐르면서 붕어 소식이 새벽녘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필자도 준척급 붕어 몇 수를 낚은 채 이슬을 맞으며 새벽을 보냈다. 회원들은 간밤에 내린 이슬을 쓸어내고 새로이 미끼를 꿰어 찌를 세웠다. 아침이 되었지만 입질에 대한 기대감으로 피곤함을 잊는 모습이었다.

▲호동지에서 주로 낚인 준척 붕어. 22cm 내외가 많았다.

▲출조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무넘기에 황토물이 넘치고 있다.

▲알이 차오르고 있는 호동지 월척 붕어.

월척은 아침에도 올라왔다. 정준 회장이 월척을 낚았고 뒤이어 회원들에게 입질이 들어왔다. 상류 연밭을 공략한 회원들은 모두 월척붕어로 손맛을 보았다. 준척 붕어만 낚은 필자 역시 오전에 월척을 올렸다.

월척 붕어는 연밭 주변에서 주로 낚였고 맨바닥으로 이뤄진 연안에서는 잔 씨알 붕어가 낚였다. 미끼는 옥수수, 참붕어, 새우 순으로 유리했다. 입질 시각은 밤부터 자정 무렵 그리고 새벽 4시부터 아침이었지만 준척과 월척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골고루 낚였다.

연밭을 공략할 때는 밑걸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채비를 사용해야 한다. 제방과 상류진입로는 협소하고 주차여건이 좋지 않으므로 진출입 시 신경을 써야한다. 호동지는 면적이작고 아담하지만 품고 있는 붕어의 씨알과 체고가 좋아 낚는 맛이 일품이다. 터는 세지만 산란 후기까지 연밭에서 체색 고운 붕어의 손맛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며 다음 출조를 기대해본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거둔 조과. 이른 아침에 붕어 입질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김영현 총무와 아들 권률 군이 아침에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저녁과 아침에 월척 붕어로 손맛을 본 황금무지개 조우회 정준 회장.

▲31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김상중 회원.

▲영암 호동지에서 출조를 마치고 단체로 기념 촬영을 한 황금무지개조우회 회원들.

내비 주소 신북면 월지리 130(무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