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유료터]

음성 사계지

4짜 못하신 분 여기서 소원 푸세요

김병조 천류 민물스탭, 유튜브 춤추는찌불의 일조삼락 진행자

▲사계지에서 가장 핫한 노지 포인트인 중류권 연안에서 장대를 휘두르는 낚시인.

3월의 마지막 주말, 낚시 짐을 차에 싣고 낚시터로 떠나는 마음이 들떠 있다. 7년 전 찾은 뒤 두 번째 출조다. FTV낚시방송 진행자였던 방랑자 김태우 씨 그리고 현재 ‘두칸반의 별이 빛나는 밤’을 진행하는 최영규 씨와의 동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사계지 출조라 더욱 설렘이 가득하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날씨. 출조 당일 바람이 초속 5m에 달하고 많은 비까지 예보돼 있었다.

대전에서 출발해 1시간10분 만에 낚시터에 도착했다. 사계지는 토종붕어만 방류하며 입어료 3만원을 받는 유료터로 관리되고 있다. 관리소에 들러 이동규 사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며 요즘 조황을 묻자 “아직 대물 붕어가 쏟아지는 호조황은 아니지만 사짜 붕어는 하루에도 한두 마리씩 나오고 있다”는 말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관리소는 식당을 겸하는데 집밥 같은 정갈한 음식과 맛으로 낚시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식당 벽 한쪽에는 사계지에서 낚은 허리급 이상과 4짜 붕어를 낚고 찍은 조사들의 사진이 가득 채우고 있다.

▲서울 미아동에서 출조한 최재묵 씨가 새벽에 옥수수 미끼로 올린 4짜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진입 편하고 시설 좋은 좌대시설
미리 예약한 관리소 앞 상류 쪽 좌대에 입실했다. 상류에는 3동의 좌대가 배치되어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포인트여서 예약은 필수다. 사계지에는 총 14개의 좌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모두 연안에 배치돼 있다. 좌대는 2인 기준 평일과 주말 동일하게 13만원. 입어료 포함 가격이다. 최대 인원은 4인까지인데 1인 추가 시 2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차를 좌대 뒤편에 주차하고 걸어서 진입하므로 매우 편리하다.

좌대는 다양한 포인트에 배치돼 있다. 상류 쪽에 배치된 3동의 좌대에는 말풀과 마름, 부들 등의 수초가 밀생해 대물붕어의 산란장과 은신처가 되는 핫포인트이다. 수심은 1m권이다.

제방 우안 중류 쪽에 배치한 좌대 수심은 3m 이상으로, 장대를 이용하면 마릿수로 붕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상류 배터와 연결된 좌대는 수심이 1.5m권으로 이곳 역시 상류 다음으로 인기 있는 포인트이다. 그리고 마지막 제방 좌완 산밑 포인트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대체적으로 바닥 지형이 깨끗한 편이다. 그래서 조용히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좌대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있고 거품식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좌대의 실내는 4명이 지내기에 충분한 공간이며 다대편성을 한다면 2명이 낚시하기 적당한 규모다.

노지 포인트 역시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노지 입어료는 3만원이다. 노지에서 낚싯대 편성은 1인당 5대로 제한하고 있지만 옆 사람에게 방해만 안 된다면 5대 이상도 가능은 하다.

▲연안마다 접지좌대가 놓여있어 편한 발판을 제공한다.

▲청주 주성동에서 출조한 이상인 씨는 최하류에서 월척 붕어로 손맛을 봤다.

▲서울 수유리에서 출조한 정송진 씨가 허리급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대물 토종붕어만 방류
사계지는 낚시인 사이에 4짜 조사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출조하는 낚시인들에게 접근성 또한 좋다. 대물 토종붕어만 방류하는 곳답게 이곳에서는 하룻밤 낚시에 운만 좋다면 누구라도 4짜 붕어를 만날 수 있다. 미끼는 옥수수가 잘 먹히지만 간혹 글루텐 떡밥에도 월척 붕어가 곧잘 낚인다는 게 이동규 사장의 말이다.

오늘 운이 좋다면 4짜 붕어를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낚싯대를 편성했다. 2.4칸부터 4칸까지 총 6대를 편성. 미끼는 옥수수와 딸기글루텐을 준비했다. 함께 동출한 황인구 선배는 3.0칸부터 3.2칸까지 총 4대를 편성하고 글루텐과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했다. 바닥에는 삭아 내린 마름 줄기가 외바늘에 가끔씩 걸려 나왔는데 바닥을 잘 찾아 미끼를 안착시키는 것이 이날 조과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았다.

낚싯대를 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상예보대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도저히 캐스팅이 불가능할 것 같아 좌대 방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대물낚시는 시간 배분을 잘하는 것이 필요하다.

5시가 지났는데도 바람이 잦아들지 않아 일찌감치 저녁을 먹으러 낚시터 식당으로 향했다. 정갈한 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개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 좌대로 돌아오니 제방 너머로 노을이 짙게 물들고 있었다. 아담한 저수지 풍광과 멋진 노을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렸다. 이런 풍경을 마주하고 있으니 마음만은 벌써 월척을 만난 듯 풍요로웠다. 고즈넉한 밤 분위기에 취하면서 붕어의 입질을 기다렸으나 기대와 달리 전혀 소식이 없어서 아쉽게도 새벽 2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널찍하고 평평한 노지 포인트. 텐트를 치고 낚시하기에도 좋다.

▲관리소 앞 좌대에서 마릿수 월척을 올린 최용호 씨.

▲ 4명의 낚시인이 묵기에 적합한 좌대의 내부.

▲촬영을 하면서 32cm 월척을 올린 필자.

나쁜 기상에도 4짜와 허리급 붕어 다수 확인
알람 소리에 잠이 깨었다. 부스스한 눈을 비비고 밖으로 나오니 연안에 앉은 낚시인들이 부지런히 아침장을 보고 있다. 철수하기 전에 조과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먼저 상류 쪽 노지 조황을 확인하니 서울 미아동에서 출조한 최재묵 씨의 살림망에 4짜 붕어가 담겨 있었다. 동틀 무렵 옥수수 미끼를 먹고 나왔다고 한다. 4짜 붕어의 늠름한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났다. 이날 낚인 유일한 4짜 붕어였다.

제방 쪽 수심 깊은 곳에서 낚시한 청주시 상당구에서 출조한 주성동 씨의 살림망에는 월척급 붕어로만 4마리가 담겨 있었다. 그중 한 마리가 35cm짜리 허리급 붕어였다.

필자가 낚시한 좌대 바로 우측 부들밭 포인트에서 낚시한 서울 수유리의 정승진 씨는 총 5마리의 월척으로 저수지를 통틀어 가장 많은 붕어를 낚았다. 그중 두 마리가 허리급 붕어였다. 다른 곳들에서는 낱마리 조과였지만 대부분이 월척급 붕어였다.

조황을 확인하고 좌대로 돌아와 아쉬운 마음에 아침낚시를 시작했다.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가장 긴 대인 4.0칸 대에서 반 마디 살짝 올리는 미세한 입질 뒤 두 마디를 점잖게 올리는 입질이 들어왔다.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뜰채에 담았더니 첫눈에 봐도 월척 붕어이다. 7년 만에 사계지를 찾았다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붕어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필자 옆에서 낚시하던 황인구 선배가 축하한다며 박수를 쳐 주었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다시 이곳에서 4짜 붕어에 도전할 것을 기약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갔다.

문의 010-5343-0882(금왕읍 보습길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