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봄에 연중 가장 크고 맛있다

갑오징어회

3~4월은 연중 가장 큰 씨알의 갑오징어를 만날 수 있는 시기다. 1~2월에는 갑오징어가 깊은 수심에 머물기 때문에 낚시로 낚는 것은 어렵지만 3월 중순 이후가 되면 얕은 연안으로 나오므로 낚시로 낚을 수 있다. 3~4월에 낚이는 갑오징어는 산란을 준비하고 있지만 포란 초기 상태며 알이 성숙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알을 성숙시키고 곧 닥칠 산란을 위해 마구잡이로 사냥을 하기 때문에 씨알이 연중 가장 크고 영양 상태도 매우 좋아서 맛도 좋아진다. 특히 씨알이 크기 때문에 식감이 좋을 뿐 아니라 단맛도 뛰어나서 봄철 횟감으로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갑오징어로 만든 회. 다리는 데쳐 내고 몸통 일부는 깻잎이나 김과 함께 말아 썰면 더 나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얇은 막 제거 후 칼집 내야
오징어나 문어와 같은 두족류로 회를 만들 때 유의할 것이 있다. 두족류는 외투막 안쪽과 바깥쪽에 껍질이 있고 껍질 속에는 또 하나의 얇은 막이 있는데 이것을 모두 제거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막을 제거하지 않으면 오징어살에 간장이나 초고추장이 제대로 스미지 않고 흘러내릴 뿐 아니라 막이잘 씹히지 않고 입에 남기 때문에 자칫 불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하지 않은 두족류라면 막에서 비린내도 나기 때문에 꼭 제거해야 한다.

오징어를 썰 때도 간장이나 초고추장이 골고루 스밀 수 있게 칼집을 내주는 것이 좋다. 횟감에 칼집을 내는 것을 단순히 멋을 위한 장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간장이나 초고추장을 살짝만 찍어도 더 골고루 스미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횟감에 칼집을 내는것이 셰프의 칼솜씨를 대변하고는 있지만 횟감을 부드럽게 하고 양념과 조화를 잘 유지하게 하는 수단이므로 익혀두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갑오징어 횟감은 노량진수산시장이나 각 지역 대표 수산시장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활어는 1kg에 3만원이 넘고 죽은 것은 1마리에 2만원 선이다. 1마리의 무게가 700~800g으로 무겁기 때문에 서너 마리를 사면 돈이 많이 들지만 제철 갑오징어의 맛을 볼 수 있어서 돈이 아깝지 않다. 죽은 갑오징어라도 하루 이틀 냉장이 잘 된 것은 횟감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므로 판매자에게 횟감인지 문의 후 구입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