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
출항시간 달라진 포항 뜬방
아침보단 오후, 내항보다는 외항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장·닉네임 유강
영일만항북방파제(일명 뜬방)는 포항의 볼락 화수분으로 꼽힌다. 겨울에는 영일만항 선착장에서 새벽 4시 반에 첫 배를 타고 들어가 해가 뜰 무렵까지 어둠 속에서 2~3시간 낚시하면 30cm급 왕볼락을 낚을 수 있고, 영등철이 끝나는 3월 하순부터 여름까지는 낮볼락낚시가 이뤄진다.
그런데 1월 하순부터 뜬방 종선 운항 시각이 변경되어 첫 배가 새벽 4시 반에서 6시로 바뀌었고 철수시각이 종전의 저녁 7시에서 8시로 조정됨에 따라 겨울에 뜬방을 찾아 새벽에 왕볼락을 낚을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왕볼락 출조가 새벽에서 저녁 피딩을 노리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고 예전과 같이 새벽 출조 열기도 수그러들었다.
▲영일만항북방파제
내항에서 볼락과
고등어를 노리고
있는 낚시인들.
1월 30일, 빈작으로 그친 내항 포인트
뜬방에서 낚이는 왕볼락은 붙박이 갈볼락이다. 수온과 바람의 변화에 따라 조황기복은 있으나 겨울 내내 꾸준한 조황을보인다. 그렇지만 포란기인 12월과 1월에는 낚시인들이 볼락낚시 출조를 자제하고 산란 이후인 1월 하순부터 2월까지약 한달 동안 진행되는 피크시즌에 출조를 한다.
필자는 올해 첫 출조로 1월 30일 새벽에 뜬방에 들어갔으나 약 30분 낚시 후에 바로 해가 뜨는 바람에 진한 손맛을 보지못했다. 그래서 2월 12일에는 저녁 피딩을 겨냥해서 울산팀 회원 두 명과 함께 오후 출조에 나섰다. 하지만 토요일이고 고등어가 파시를 이룬다는 소문이 퍼져서 그런지 낚시할 자리를 찾기가 힘들었다.
당초 계획은 일몰 이전까지 외항 전역에 걸쳐 전방 20m 지점까지 퍼져 있는 테트라포드 바깥의 수중 여밭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본채비에 20g 캐스팅볼까지 준비해갔으나 예보와 달리 갑자기 맞바람인 강한 북동풍이 터지는 바람에 외항은 포기하고 해질 무렵부터 내항낚시에 집중했다.
우리가 자리 잡은 내항 북쪽 끝바리의 노랑등대 쪽에는 넓게석축과 테트라포드가 깔려있어 밑걸림이 심했다. 그 자리를 피해 1번 선착장을 중심으로 자리를 옮겨 다니며 몰밭 공략에 나섰다. 내항에는 군데군데 수중여가 있고 곳곳에 작은 규모의 몰밭이 있는데 그곳을 노려야 한다. 뜬방 내외항의 수심은 13~14m. 조류가 아주 세지 않는 한 지그헤드는 7g 내외가 기본이다.
그런데 몰이 활짝 핀 상태에서는 몰밭 위를 스치듯 공략해야하기에 지그헤드는 더 가벼운 게 효과적인 상황이었다. 내항 공략에서는 북동풍이 뒷바람이라 라이트로드에 4~5g 지그헤드로 장타를 날려 발 앞까지 운용하는 방법으로 입질을 유도했으나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까지도 반응이 없었다.
▲영일만항북방파제로 출조한 낚시인들이 내외항 곳곳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고 있다.
방파제 상판은 평평하며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는 1번부터 3번까지 낚시를 할 수 있으며 그 외 구간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영일만항에서 낚싯배를 타고 영일만항북방파제로 출조하고 있는 낚시인들.
3월 1일, 외항 몰밭 공략 위해 재출조
그러다 일몰이 되어 어둠이 깔릴 무렵인 6시 경에 울산팀 탁재우(알렉스) 팀장에게 입질이 들어왔다. 씨알은 24cm 정도. 그러고는 한 시간 가량 입질이 없어 우리는 여러 군데로 분산해서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 철수 시각인 밤 8시 직전까지 23~24cm 4마리로 출조를 마감하게 되었다. 볼락은 수온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흔히 천기를 읽는 물고기라 하는데 이날은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은 듯 보였다.
그후 영일만항 낚시점을 통해 가끔씩 뜬방 조황 확인을 하게 되었다. 시일이 흐르면서 아침 해가 뜨는 시각이 점점 빨라지니 볼락낚시를 위해 새벽 출조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유난히 강풍이 몰아닥치는 날이 많아 저녁 피딩을 겨냥해 출조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기상이 좋은 날 뜬방으로 들어가는 낚시인 중엔 지그헤드에 청갯지렁이를 미끼로 꿰어서 씨알과 마릿수 조과를 거두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2월 26일 새벽 출조 한 회원은 해가 뜨기 전까지 단 한 마리의 볼락도 낚지 못했지만 해가 뜨고 나서 지그헤드리그로 바닥층 공략에서 22~24cm의 볼락과 개볼락 4마리를 낚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래서 필자는 3월 1일 오후 4시 배를 타고 볼락 탐사를 위해 뜬방으로 들어갔다. 그간의 고등어 조황이 부진했던지 휴일인데도 출조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이날 필자는 외항 테트라포트 구간 공략을 목적으로 볼락로드에 스플릿샷리그만 챙겨갔다.
외항 전역에 놓인 테트라포드는 수면 아래 약 6m 지점까지
솟아있고 테트라포드 사이사이에는 몰이 활짝 피어있는 상태라 싱커는 도래추 1.5호를 사용하고 40cm 쇼크리더에
0.4g 지그헤드를 체결한 후 버클리 1.5인치 사딘웜을 꿰어 주변을 탐색해 나갔다. 날이 밝은 상태에서는 전혀 입질이 없어 예전 출조 때와 같이 어둠이 깔릴 무렵부터 내항 1번 선착장 주변 몰밭 공략에 나서보았다.
▲큰 씨알의 황금색 볼락을 낚은 바다루어클럽 탁재우(알렉스) 울산팀장.
▲필자가 낚은 28cm 볼락.
오후 철수시각 연장해 주었으면…
일몰 시각은 오후 6시 16분. 지루한 시간만 흘러갈 뿐이었다. 그러다 오후 7시를 벗어날 즈음 발앞 석축 몰밭 위에서 ‘퍽’하는 입질이 들어왔다. 직감적으로 씨알이 크다는 걸 느꼈다. 몰밭 공략에 대비해 릴의 드랙을 거의 잠가둔 상태라 로드를 세우고 감아올리니 왕볼락 같았다. 그러나 계측해보니 28.5cm라 조금은 아쉬웠다.
철수 시각인 오후 8시까지 낚시를 계속하면 한두 마리 더 낚을 수 있겠다는 기분이었으나 채비를 물린 상태에서 조과 사진을 찍다보니 볼락이 몸부림쳐서 라인이 온통 엉켜버리고 말았다.
왕볼락이 낚인 후에는 피딩이 걸린 상태라 이후 다른 분들도 왕볼락을 몇 마리씩 낚았다. 만약 철수 시각을 밤 9시까지로 연장해준다면 뜬방이 예전의 화려했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끝으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뜬방 왕볼락 시즌은 영등철이 끝나는 3월 하순부터 낮볼락 패턴으로 바뀐다. 낮볼락시즌에는 중층에서 주로 22~23cm가 마릿수로 낚이는가하면 바닥에서도 가끔 왕볼락이 낚인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낮볼락 시즌에 특히 외항 테트라포드 구간을 공략할 때는 스플리샷리그가 효과적이었다. 외항 쪽으로 장타를 날려 바닥층을 공략할 경우에는 에깅로드에 20~30g 캐스팅볼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취재협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