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부산 영도 하리 볼락루어 솔루션

던질찌 채비를 몰밭 밑으로 가라앉혀라

박상욱 HDF 필드스탭

▲부산 영도 하리 갯바위로 진입해 볼락을 노리고 있는 필자.

아주 멀리 포인트가 형성되기 때문에 던질찌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 테크닉이다.

▲멀리 떨어진 해초군락 주변을 공략해 큰 씨알의 볼락을 낚은 필자.

▲필자가 낚은 볼락과 사용한 웜채비.

▲큰 씨알의 볼락과 개볼락도 낚였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남해 볼락 루어낚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수온은 아직 겨울이지만 물속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몰(모자반)이 자란 지역이 너무 넓었다. 채비를 제대로 운용할 수가 없었고 낚시를 할 수 없는 곳이 많았다. 드넓게 자란 몰은 점점 녹아가고 있고 이에 따라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3월 8일, 볼락 루어낚시에 나섰다. 부산 다대포부터 울산의 진하해수욕장까지 돌아보다 영도 하리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부산 지역은 볼락 개체수가 많이 줄어서 낚기 힘들다고 한다. 영도 하리갯바위는 그나마 손이 타지 않고 몰도 적당히 펴있는 곳이다.

▲필자와 함께 출조해 볼락은 낚은 손병철 씨.

▲헤드가 사선으로 깎인 지그헤드를 사용해 해초에 잘 걸리지 않게 했다.

▲필자가 영도 하리 갯바위에서 거둔 조과.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몰밭을 노려라
날씨는 좋았으나 조금 물때 전후라 저녁 9시 30분이 넘어서 포인트에 진입했다. 부산권은 만조 전후부터 초썰물까지 조황이 좋다. 하지만 초썰물까지 기다리자면 너무 늦은 시각에 낚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썰물 이후 시간대를 택한 것이다. 참고로 몰이 자란 지역에서 낚시를 할때는 만조 전후로 낚시를 하는 것이 채비운용을 하기에 유리하다. 물이 빠져서 몰이 누워버리면 채비를 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동해남부 지역 포인트 대부분이 그렇듯 이곳은 수심이 그리 깊지 않다.
깊은 곳은 5m 내외며 여밭이 널리 퍼져있는 곳이라 최대한 장타가 필요하다. 준비한 장비는 8ft M 파워의 튜블러 타입 로드. 허리가 다소 강해 강제 제압이 가능한 로드를 선택하고 14g 자작 던질찌에 0.5g 지그헤드를 세팅했다.

콧부리 형태의 갯바위에 올라서 천천히 바다를 바라봤다. 역시나 조금 물때에 들물이라 조류의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았고 전방 40m에 있는 몰 군락이 보여 그곳을 노리기로 했다. 멀찌감치 떨어진 몰 주변은 볼락이 숨어 있는 은신처다.

▲던질찌채비로 먼 곳을 공략해 25cm 볼락 두 마리로 손맛을 본 한진화 씨.

▲박기동 씨도 씨알 좋은 볼락을 낚았다.

밑걸림 많은 때는 뾰족하고 납작한 헤드 타입
첫 캐스팅에선 몰을 넘기지 않고 수초 근처에 채비를 착수시켜 리트리브만 했다. 자세한 물속 지형을 모르기 때문에 일단 단순한 액션과 루어 유영으로 볼락의 활성도와 밑걸림을 체크하기 위해서다. 역시나 입질이 없다. 몰에 가깝게 캐스팅을 한다고 해도 수초 밑으론 공략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어려운 길로 가야한다. 몰을 넘겨서 캐스팅을 하고 천천히 지그헤드를 가라앉혀 몰에 숨어 있는 볼락들을 공략해야 한다. 이때 문제는 몰밭을 가로질러 랜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떨어지고 채비를 회수하거나 운용을 할 때 걸림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조류의 흐름을 감안해 최대한 몰이 없는 곳으로 채비를 빼와야 한다.

몇 번을 던져 보니 생각보다 걸리는 곳이 너무 많았다. 아직 몰이 쉽게 뜯어져 나올 정도로 녹지는 않은 듯했다. 채비에 약간의 변형을 주었다. 평소에는 헤드가 사선 형태를 이루어 일정한 수심층을 유영할 수있는 지그헤드(딥레인지)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이렇게 몰이 많은 곳에서 낚시를 할 때는 최대한 헤드가 뾰족하고 납작한 형태를 이루고 바늘 품이 좁고 축이 굵은 바늘로 공략하는 게 좋다. 최대한 날카로운 형태로 만들어 몰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시도지만 바늘 품이 작아서 훅업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단점이다.

▲산란을 마친 상태의 영도 볼락.

볼락은 1~2월에 산란을 하고 3월 무렵에 다시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 연안으로 붙는다.

멀리서 입질 받았을 땐 드랙 잠그고 강제집행해야
낚시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첫 입질이 왔다. 몰 뒤편으로 캐스팅한 후 천천히 채비를 가라앉히는 과정에서 입질이 왔다. 라인의 텐션이 없는 상태에서 물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대응을 할 수는 없었다. 입질을 느낀 것과 동시에 볼락이 몰로 파고들어 감아 버렸다. 적당히 라인에 텐션을 주고 놓아 주기를 수차례. 몰에 채비가 단단히 감겼는지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첫 고기는 놓치고 말았다. 채비를 빠르게 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너무 라인의 텐션을 주지 않고 운용한 것이 문제였다. 릴의 드랙 세팅을 조금 더 강하게 했어야 하는데….

이제 패턴을 알았으니 똑같이 공략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에 한 번 더 채비 변경을 시도했다. 바로 던질찌의 침강속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슬로우싱킹 던질찌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싱킹 던질찌로 바꾸었다.

만조에 가까울수록 볼락의 활성도가 살아나는 느낌. 힘 있게 멀리 캐스팅을 하여 몰을 넘겨 채비를 착수시키고 바닥에 안착시켜 두세 번 작게 트위칭 액션을 주어 바닥에서 살짝 뛰웠다가 스테이로 가라앉히기를 반복했다. 역시나 패턴은 맞았고 강력한 어신이 전해왔다. 이번에는 빠르게 대응하였기에 몰과의 싸움에서는 내가 이겼다. 하지만 아직 볼락이 수면에 떠오르지는 않은 상태. 워낙 먼 곳에서 물어준 것이기에 원하는 곳으로 끌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밀당에 지그시 낚싯대의 휨새를 믿고 당겨보니 볼락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드랙을 더 조이고 볼락을 빠르게 띄워 올려 고기가 빠지든말든 강제집행을 하였다. 2시간 남짓 낚시에서 10번의 입질을 받았고 5마리를 랜딩할 수 있었다. 낚은 씨알은 대부분 26cm 오버. 꽤 큰 씨알이라 마릿수 조과를 거두지 못했어도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었다. 몰이 점점 더 녹기 시작한다면 랜딩 성공률은 더욱 올라갈 것이다.

취재협조 HDF
내비 주소 영도구 동삼동 1148(주변에 주차 후 우측 갯바위로 걸어서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