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마산 구산면 앞바다

뗏마 타고 도다리 뱃놀이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지난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두 달간의 금어기가 끝났고 마침내 도다리가 우리에게 돌아왔다. 2월부터 본격적인 출조가 시작된 도다리 배낚시는 초반부터 순조로운 조과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다리 전용 카드채비와 자새 편대채비로 도다리를 낚은 박정운(위), 박상욱(아래) 커플.

도다리가 낚이는 봄이라곤 해도 취재당일은 2월 중순이라 도다리의 씨알이 그리 크지 않았다.

▲도다리 전용 카드채비와 자새 편대채비로 도다리를 낚은 박정운(위), 박상욱(아래) 커플.

도다리가 낚이는 봄이라곤 해도 취재당일은 2월 중순이라 도다리의 씨알이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 2월 22일, HDF 필드스탭 박상욱 씨와 그의 여자친구 박정운 씨와 함께 창원시 마산 합포구 구산면에 있는 원전항으로 도다리 배낚시를 떠났다. 구산면은 창원시에 합병되기 전에는 마산시였기에 여전히 마산 구산면으로 불리고 있으며 구산면 전역이 도다리 원투낚시 포인트로 유명하다. 봄이면 어김없이 원전항 일대에 있는 수상좌대로 낚시인들이 출조를 하며 각종 배낚시가 성행하고 있기에 마산에서는 가장 유명한 도다리 낚시터로 꼽힌다.

마산과 더불어 경남에는 진해가 도다리 낚시터로 유명하다.
그런데 진해로 출조하지 않고 마산으로 출조한 이유가 있다. 바로 코로나 때문이다. 부산도 2월에 들어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졌고 매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에 낚시인이 많이 승선하는 배낚시를 포기하고 적은 인원이 즐길 수 있는 ‘뗏마(원동기를 장착하지 않은 소형 전마선)’를 선택한 것이다.

▲실리도선착장 너머로 동이 트고 있다.

▲미끼. 채비를 구입한 25시 낚시. 편의점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낚싯배, 뗏마, 좌대출조를 알선하고 있다.

▲실리도선착장에서 승선한 거양호.

아늑한 승선감을 제공하는 뗏마
오전 6시. 동이 틀 무렵에 원전항 입구에 있는 25시낚시에 들러 미끼와 채비를 구입했다. 25시낚시는 손님들에게 구산면 내 도다리 포인트를 안내해주고 뗏마 대여, 낚싯배 알선을 하고 있다. 미끼와 채비를 구입한 후엔 25시낚시 바로 앞 실리도선착장에서 소개 받은 거양호에 승선, 실리도선착장 맞은편에 있는 실리도에서 승선할 뗏마를 선택한 후 포인트로 이동했다. 이동할 때는 뗏마를 낚싯배에 묶어서 이동하며 포인트에 도착한 후엔 뗏마로 갈아탄다.

뗏마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봄에 날씨가 좋을 때는 아늑한 승선감을 느낄 수 있으며, 2~3명이 낚시하기 좋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 낚싯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기 꺼려질 때 안성맞춤이다. 원하는 시각에 출조, 철수가 가능하며 능력에 따라 조과도 많이 거둘 수 있다. 단점이라면 큰 낚싯배처럼 식사를 제공받을 수 없고 화장실도 없다는 것. 도움 받을 사람이 없으므로 낚시방법도 어느 정도 익히고 가야 한다.

▲거양호 뒤에 뗏마를 연결해 포인트로 이동하고 있다.

▲받침대를 이용해 뗏마에 거치한 낚싯대. 한치 전용 로드에 카드채비를 달았다.

▲도다리의 활성이 낮을 때 효과적인 자새.

낚싯줄이 감긴 얼레(자새)가 2천 원, 편대는 1천원이며 봉돌과 바늘을 따로 구입해 달아주면 된다.

한치나 에깅 장비 그대로 사용
뗏마로 갈아탄 후 도착한 곳은 원전항 외항. 우선 밧줄에 묶은 큰 돌을 내렸다. 돌은 앵커 역할을 하며 그다지 무겁지 않기 때문에 뗏마가 조류에 밀리면서 돌을 끌고 천천히 이곳저곳 포인트를 탐색하게 해준다. 그래서 뗏마를 타고 도다리 배낚시를 할 때는 조류가 잘 흐르는 사리물때 전후가 좋다.

돌을 내린 후엔 박상욱 씨가 준비한 받침대를 뗏마에 거치하고 장비와 채비를 꾸렸다. 최근에는 배낚시 출조를 할 때 개인 받침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하는 위치에 낚싯대를 거치할 수 있고 받침대가 많으면 낚싯대를 여러 대 펼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낚싯대는 메탈톱을 적용한 한치용 베이트로드를 사용했으며 릴 역시 한치낚시에 사용하는 베이트릴을 썼다. 한치용 장비는 도다리 전용 낚싯대와 스펙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범용으로 쓰기 좋으며, 한치낚싯대가 없다면 에깅대나 팁런로드, 타이라바로드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채비는 도다리낚시 전용 카드채비를 사용한다. 바늘이 2개 혹은 3개 달린 2~3단 카드채비가 인기 있으며 도다리를 유인하기 위해 반짝이나 금속이 붙은 것도 있다. 예전에는 단순한 원투낚시용 카드채비를 주로 사용했지만 도다리 배낚시가 더욱 전문화되면서 다양한 카드채비가 등장한 것이 최근 트렌드다.

도다리 장비 외에도 자새를 이용한 줄낚시도 병행했다. 25시낚시에서 자새와 편대, 60호 봉돌을 구입해서 직접 손으로 채비를 내리고 올리며 도다리를 노리기도 하는데, 지금처럼 도다리의 활성이 낮은 시기에는 자새 채비가 유리하므로 한두 개 정도는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박상욱 씨가 사용한 한치용 로드와 오후에 낚은 도다리.

▲구산면 원전항 맞은편에 있는 실리도.

▲실리도 좌측에 있는 해상좌대. 도다리, 갑오징어, 갈치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연중 인기가 높다.

오후 들어 시작된 입질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니 입질이 전혀 없었다. 2월 중하순이면 연중 최저수온이니 입질이 없을 만도 했다. 그러나 도다리가 냉수어종에 가깝기 때문에 수온 탓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예전부터 경남 일대에서는 ‘영등 도다리’라고 부르며 2~3월에 큰 씨알의 도다리를 낚는 것이 유행했기에 수온 탓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조한 날은 바람이 제법 불고 기온이 차서 낚시가 잘 안 되는 것으로 보였다.

입질이 전혀 없을 땐 선장에게 전화를 해 포인트를 한 번 쯤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원전항 외항에서 실리도 뒤편으로 이동했다. 실리도 뒤편은 바람은 더 불지만 수심이 다양하고 조류 소통이 좋아 시즌 초반부터 도다리가 잘 붙는 곳이라고 했다.

바람이 불어 뗏마가 꿀렁거려서 거치한 낚싯대로는 입질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자새를 이용해 손의 감각을 최대한 활용해 입질을 유도했다. 도다리는 바닥에서 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모여든다. 채비를 흔들어 주는 것을 자주 반복했고 미끼도 싱싱한 것으로 자주 갈아주었다.

점심 때까진 전혀 입질이 없었고 오후가 되자 서서히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은 오전보단 오후의 조황이 좋은 것이 일반적이다. 첫 입질은 박정운 씨가 받았다. 낚싯대가 투둑 하는 입질에 챔질을 하니 큰 씨알의 쥐노래미가 올라왔다.

잠시 후 박상욱 씨도 자새로 입질을 받았고 올려보니 두 마리가 바늘을 하나씩 동시에 물고 올라왔다. 오후가 되어 도다리의 활성이 나아지니 입질도 제법 들어왔지만 호황이라고 할 정도의 조과는 거두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편하게 낚시를 즐기려면 적어도 3월 초가 되어야 할 듯 보였다. 3월 중순 이후라면 화창한 봄날씨를 만끽하며 뱃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짝이와 구슬이 달린 도다리 카드채비.

▲바늘 위에 달아서 도다리의 입질을 유도하는 에그볼. 부드러운 반짝이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도다리 원투낚시에 사용하는 3단 가지바늘. 싸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HDF 개인용 받침대.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좌우 방향과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다양한 낚싯대를 거치할 수 있다.

▲봉돌과 바늘을 연결해 도다리 카드채비 대신 사용 할 수 있는 HDF 멀티 속공 편대.

▲도다리가 삼킨 바늘을 쉽게 뺄 수 있는 바늘빼기.

3월 중순 이후 최고 호황
25시낚시에 최근 조황을 문의한 결과 3월 중순으로 접어든 이후로는 날씨도 좋고 조과도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명이 출조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느긋하게 낚시하면 1인당 10마리 정도는 너끈하게 낚을 수 있으며, 뗏마의 노를 저어 포인트를 이동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조과를 거두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구산면의 도다리 시즌은 6월까지다. 그 후에도 계속 도다리가 낚이지만 4~5월부터 시작되는 갑오징어 배낚시가 또 하나의 인기 장르이기 때문에 5월 이후로는 도다리 배낚시만 고집하지 않고 갑오징어 배낚시와 병행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4월부터 두 어종을 노릴 수 있는데 이 또한 구산면 배낚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뗏마 이용 요금은 1척 4만원. 정원은 3명이다. 소형 모터가 달린 FRP 낚싯배도 대여하고 있으며 요금은 8만원. 승선정원은 대부분 3명이다.

도다리와 문치가자미
우리가 도다리라고 부르는 고기는 사실 정식 명칭이 ‘문치가자미’다. 많은 가자미 중에서도 오직 문치가자미만 도다리라고 부르고 그 외 참가자미, 기름가자미(미주구리), 용가자미(어구가자미) 등은 모두 가자미라고 칭한다.

진짜 도다리는 따로 있다. 경남이나 동해남부의 수심 깊은 곳에서 낚이는 어종으로 현지에서는 담배도다리라고 부르며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생긴 모습은 문치가자미와 비슷하지만 등의 무늬가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도다리는 조업되는 양이 극히 적어서 어부들이 진짜 도다리 대신 생김새가 비슷한 문치가자미를 도다리라고 부른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요즘에도 가끔 부산에서는 진짜 도다리를 볼 수 있는데, 1kg에 10만원 정도로 비싸게 팔리고 있다.

취재협조 HDF
출조문의 구산면 25시낚시 010-3170-3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