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도다리 요리를 부탁해]

도다리쑥국 위에

도다리냉이국

글·사진·요리 김진현 기자

‘도다리하면 쑥국 아냐?’라고 생각한다면 고정된 사고의 틀을 벗어나길 바란다. 경남은 따뜻하기 때문에 2월 말이면 쑥을 채취할 수 있지만 수도권이나 강원도에서는 2~3월에 쑥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2월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3월 중순이나 되어야 양지바른 곳에서 갓 싹을 틔운 쑥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부녀자들이 봄이면 쑥을 채취해서 팔았기에 흔한 나물이었지만 요즘은 일손이 귀해 국내산 자연쑥이 굉장히 비싸다. 자연지에서 재배한 쑥이 1kg에 2만원을 육박할 정도니 꽤 비싼 편이다.

그래서 쑥 대신 냉이를 사용해 도다리국을 끓여 보았다. 냉이된장국은 이미 유명하며 도다리냉이국도 제법 알려졌을 정도로 궁합이 잘 맞고 맛도 좋다. 쑥의 강력한 향이 빠진 것은 조금 아쉽지만 냉이의 상큼하고 알싸한 향이 또 다른 봄의 채취를 전해주기 때문에 꼭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음식이다.

요리과정

▲손질한 도다리는 4등분한다.

▲다시마, 무를 넣고 끓인다.

▲된장을 한두 스푼 푼다.

재래식 된장을 풀어도 좋지만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시판용 국거리 된장이나 일본 된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다진 마늘을 조금 넣는다.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도다리를 넣는다.

▲너무 센 불에 끓이면 도다리 살이 모두 풀어져버리므로 중불이나 약불로 천천히 끓인다.

▲순물을 걷어내고 10분 정도 더 끓인다.

▲냉이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흙을 완전히 제거한다.

▲씻은 냉이는 7cm 정도 길이로 썰어준다.

▲냉이를 넣고 숨이 죽을 정도로 한소끔 끓여주면 완성.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맛을 내는 요령이다.

Tip
구수한 국물 원한다면 쌀뜨물 사용
도다리는 모래나 진흙에서 살기 때문에 특유의 흙내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국을 끓일 때 물보단 쌀뜨물을 이용해 끓이면 특유의 잡내를 잡을 수 있다. 쌀뜨물은 쌀을 한 번 씻어낸 후 두 번째 나오는 쌀뜨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유의할 점이 있다면 도다리국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 각종 향신료나 야채를 듬뿍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도다리국 고유의 시원한 맛이 사라지므로 된장 외에 양념은 되도록 넣지 말고 야채도 한 가지만 넣을 것을 추천한다. 파, 두부, 양파 등이 오히려 맛을 해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