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 최강의 봄붕어 미끼를 찾아라]

지렁이

블루길 성화가 척도,

4월까지도 최강 미끼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명예스탭

지렁이는 연중 좋은 미끼이지만 주로 동절기부터 봄 산란기에 위력을 발휘한다.
그중 산란기에 최고의 미끼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낚시터마다 배스,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이 득세함에 따라 지렁이 사용 시점과 방법에 좀 더 고심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지렁이를 중점적으로 쓰는 시기는 늦가을~이듬해 3월까지다. 주로 동절기에 해당하는데 이 중 늦가을에는 지렁이보다 떡밥을 애용한다. 시기적으로는 지렁이가 잘 먹힐 때이나 이때는 바닥에 마름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찌꺼기에 잘 묻히는 지렁이보다 고형인 글루텐 떡밥이나 옥수수가 유리하다.

겨울~봄에 이르는 시기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겨울부터 3월 이전까지는 블루길 성화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주력 미끼로 지렁이를 사용한다. 그러나 3월부터는 점차 블루길 성화가 심해지기 때문에 지렁이 미끼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낮에는 떡밥으로 집어, 밤에 지렁이로 승부
필자가 자주 찾는 고흥 해창만수로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해창만수로는 추수 때인 11월 무렵부터 수온이 떨어지고 블루길 성화도 줄어든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블루길 네댓마리에 붕어 1마리 낚이는 수준이라 낚시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12월로 접어들면 블루길 입질이 현저하게 줄어 블루길 두세마리에 붕어 1마리 꼴로 낚이기 시작한다. 이 정도만 되도 지렁이를 집중적으로 써볼만하다. 1월부터 2월 사이에는 블루길이 거의 낚이지 않아 좋지만 떨어진 수온 탓에 붕어 입질도 뜸한 시기다.

본격적인 피크는 3월이다. 이때는 수온이 약간 올라 붕어 활성이 살아나고 산란에 임박한 대형 개체들이 움직인다. 이때는 붕어 3마리에 블루길 1마리꼴로 낚이므로 지렁이 미끼만 갖고 승부를 볼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4월로 접어들면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시기적으로 11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변해 블루길 네댓 마리당 붕어 1마리 낚이는 양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때부터는 전략을 바꾸고 있다. 낮에는 블루길을 피하기 위해 떡밥으로 낚시하고 블루길 성화가 덜한 밤에는 지렁이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산란기 끝나도 지렁이는 위력적인 미끼
많은 낚시인들이 4월에 접어들어 블루길 극성이 심해지면 ‘이제 봄붕어 피크는 끝났다’고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분명 붕어는 있지만 블루길 성화에 지렁이 미끼가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4월로 접어들면 낮에는 글루텐 같은 떡밥 미끼로 낚시하지만 밤이 되면 지렁이로 바꾼다. 이렇게 하면 블루길 성화도 피할 수 있고 확실히 붕어 입질도 잘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있다. 특히 낮에 던져 놓았던 떡밥이 붕어를 집어하기 때문에 밤에는 굳이 집어제가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붕어는 꼭 3월에 모두 산란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산란이 늦은 개체도 있고, 이미 산란을 마친 붕어들은 밤에 왕성하게 돌아다닌다. 아무튼 봄에는 붕어들이 육식성 미끼에 좋은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4월에도 지렁이는 반드시 써보아야 될 미끼다.

▲지렁이로 올린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조과를 올려주는 지렁이 사용법 3가지
반드시 환대를 관통해 꿰어라
낚시인들이 지렁이를 꿸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오래 살리기다. 그래서 가급적 환대를 피해, 환대 아래부터 꿰어 나간다.
그래야 지렁이가 오래 살고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긴 경우에는 중간 또는 끝 부분을 추가로 한두 번 누벼 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주로)봄에 이 방법은 썩 좋은 방법이 못 된다. 낚시인들은 지렁이가 꼬리로 땅을 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미꾸라지나 장어처럼 머리부터 땅 속으로 파고드는데 만약 바닥이 두터운 뻘층이라면 금방 파고들어 미끼로서의 효용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필자는 수년 전 지렁이를 꿴 채비를 뻘이 담긴 수조에 넣고 실험한 적이 있다. 환대를 피해 꿴 지렁이를 떨어뜨리자 바늘에 꿴 목줄 탓에 지렁이 전체가 파고들지는 못했지만 지렁이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 뻘층으로 파고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결국 이럴 경우에는 수시로 채비를 회수해 다시 던져줘야만 한다.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지렁이에 입질이 없을 때 미끼를 갈아주거나 고패질을 해주면 곧바로 입질이 오는 것은 지렁이에 생동감을 준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는 붕어가 뻘층에 묻혀있던 지렁이를 쉽게 발견할수 있도록 한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죽은 지렁이는 모두 생생한 놈으로 교체하라
입질이 없어 채비를 꺼내보면 지렁이가 축 늘어져 있는 경우가 보통이다. 산소결핍 때문에 거의 사망 직전의 상태다. 이때 지렁이 전부를 교체하기 귀찮아 싱싱한 놈 한두 마리만 추가로 꿰는 경우가 있는데 의외로 효과가 약한 방법이다. 산 놈과 죽은 놈이 뒤엉키면서 활발한 움직임이 방해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렁이를 교체할 때는 과감하게 전부를 싱싱한 놈으로 바꾸는 게 좋다. 이 경우 곧바로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바늘이 너무 크면 좋지 않다
낚시인 중에는 ‘씨알 좋은 봄붕어는 큰 미끼도 쉽게 흡입하기 때문에 지렁이용 바늘은 커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산란기에도 붕어 활성이 약할 때는 큰 바늘에 이물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에는 작은 바늘에 작은 지렁이 한 마리 꿰기가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잔챙이도 함께 서식하는 토종터에서는 커도 감성돔바늘 2호, 외래어종이 유입된 곳에서는 감성돔바늘 3호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 바늘에 지렁이와 옥수수를 꿴 옥지 미끼.

지렁이+옥수수 양수겸장 미끼
‘옥지’
지렁이와 옥수수가 모두 잘 먹히는 상황에 써볼만한 미끼가 옥지다. 옥지가 잘 먹히는 곳 중 하나인 여수의 관기지(죽림)는 외래어종 중 배스만 유입된 낚시터다. 현재 준척급 마릿수터로 변모한 관기지에서 지렁이와 옥수수를 한 바늘에 같이 꿰어 사용하면 씨알이 굵게 낚이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한 바늘에 옥수수와 지렁이를 함께 꿴다고 해서 ‘옥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감성돔 3호 바늘에 지렁이 두 마리를 누벼 꿰기로 바늘허리까지 올려 꿴다. 그런 후 옥수수 알갱이 한 알을 바늘의 미늘~굽이 사이에 꿴다. 미끼 역할도 하지만 지렁이가 흘러내리지 않는 스토퍼 역할도 병행한다. 옥수수와 지렁이 어떤 걸 먹을지 모르는 상황, 지렁이에 홀렸다가도 옥수수를 삼키는 큰 씨알을 선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양수겸장 미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