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버티컬 지깅용 릴의 선택

스피닝릴 VS 베이트릴

박상욱 HDF 필드스탭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깅의 원래 이름은 바로 ‘오프쇼어 버티컬 지깅(이하 버티컬 지깅)’이다. 풀어쓰면 선상 수직지깅이다. 요즘에는 ‘지깅’이라고 말하면 ‘어떤 지깅?’이라는 반문을 받을 정도로 지깅의 형태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좀 더 명확한 이름을 사용하자는 낚시인들의 목소리에 부합해 정식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다.

버티컬 지깅은 예전부터 큰 부시리와 방어를 노리고 낚시인들이 즐겨해온 장르지만 요즘은 펜슬베이트를 사용한 캐스팅게임에 밀리면서 조금 등한시 되고 있다. 특히 겨울에 타이라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힘든 버티컬 지깅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굳이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장르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겨울에 큰 씨알의 부시리나 방어를 잡는 데엔 버티컬 지깅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캐스팅게임이 아무리 인기가 좋다고 한들 겨울에 수온이 떨어져서 대상어의 활성이 나빠 입질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타이라바의 인기가 좋지만 겨울철 부시리, 방어 빅게임의 손맛에는 비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겨울이면 잊지 않고 버티컬 지깅에 도전하게 된다.
낚시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 낚싯배를 타고 나가 지그라는 금속 물체를 바닥으로 떨어뜨려 대상어를 낚으면 된다. 목적이 대형 부시리와 방어일 뿐 사실 대상어종은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좀 더 큰 손맛을 보기 위해 루어를 빠르게 움직이는 액션을 기본으로 방어, 부시리, 다랑어 등의 회유성 어종을 주로 노린다. 우리나라는 현지 사정에 맞게 통칭 빅게임이라 불리며 큰 부시리나 방어를 잡는 것에 치중되어 있지만 외국에서 빅게임이라고 하면 GT나 다랑어, 새치류를 일컫기 때문에 혼동이 없어야겠다.

▲부산 외섬 일대에서 지깅으로 부시리를 낚은 낚시인. 겨울에 깊은 곳에서 부시리나 방어를 노릴 때는 주로 지깅을 한다.

스피닝릴_편하지만 힘이 더 들고 대응 늦어
겨울에 버티컬 지깅을 할 때 항상 고민이 되는 게 있다. 바로 스피닝릴 장비를 쓸 것이냐, 베이트릴 장비를 쓸 것이냐다. 두개의 장비를 다 쓴다면 좋지만 보통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베이트릴의 비중이 조금 높다. 입문 시 베이트릴 장비를 들고 낚시를 하는 장면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더 전문적으로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예전에 비해 베이트릴 장비를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둘은 장단점이 있다. 스피닝릴은 별다른 적응 없이 바로 사용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낚싯대를 다양하게 움직이는데 조금 더 편하며 액션의 폭을 더 크게 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하나 랜딩할 때 로드의 지렛대 원리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고 캐스팅을 하는데도 조금 더 편리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거운 채비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줄일 수 있고 오른손 왼손잡이에 관계없이 핸들의 좌우를 편리하게 변경할 수 있어서 좋다.

단점으로는 액션을 하는데 힘이 조금 더 들어간다. 그리고 지그로 바닥을 찍을 때 베일을 열고 라인을 풀어 주기 때문에 바닥을 찍었거나 물고기의 입질이 들어 왔을 때 베일을 닫아야하는 지연현상이 생겨 즉각적인 대응이 베이트릴보다 조금 늦은 것이 단점이다.

베이트릴_파워 좋고 대응 빠르지만 릴링, 랜딩 불편
반대로 베이트릴를 사용하면 액션을 하는데 있어 힘이 조금 덜 들어가서 빠르고 짧은 액션을 구사하는데 편하다. 채비가 바닥을 찍거나 물고기의 입질이 들어왔을 때 핸들만 돌리면 바로 즉각적으로 릴을 감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장점이다.

단점으로는 빅게임용 베이트릴은 레벨와인더가 없기 때문에 라인이 한쪽으로 치우쳐 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낚싯대를 좌우로 돌려가며 골고루 줄이 감기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스풀이 돌면서 라인이 풀리기 때문에 백러시를 항상 생각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 또 랜딩할 때는 베이트릴이 로드의 위쪽에 있어서 로드를 파지하는 위치가 편하지 않아 조금 더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렇게 두 장비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어떤 장비가 더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단, 조언을 하자면 여러모로 스피닝릴 장비가 편리하고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1m가 넘는 대형 부시리를 노리는 것이 아닌 70~90cm를 주 대상어로 한다면 스피닝릴장비가 훨씬 효율적이며 보조스풀을 이용해 원줄의 굵기를 바꾸어 더 큰 대상어를 노리거나 캐스팅게임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처음 버티컬 지깅에 도전한다면 스피닝릴 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깅에 사용하는 스피닝릴(위)과 베이트릴(아래).

로드에 부착하는 위치와 조작법이 달라 서로 장단점을 파악한 후 구비하는 것이 좋다.

장비에 따른 메탈지그 운용
스피닝릴 장비를 쓰든 베이트릴 장비를 쓰든 기본 운용법은 메탈지그로 바닥을 찍고 로드를 흔들며 라인을 감아 들이는 것이다. 이때 로드를 한 번 흔들 때 릴을 한 바퀴 감는 동작을 원피치 원저크라고 하며 응용하기에 따라 원피치 투저크, 하프피치 원저크 등이 있다.

그런데 스피닝릴은 로드 아래에 달려 있고 베이트릴은 로드 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액션을 주며 박자를 맞추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스피닝릴 장비를 쓸 경우 베이트릴 장비를 쓸 때보다 조금 더 길고 강하게 액션을 주어야하며 베이트릴 장비라면 짧고 간결하게 액션을 주어야 비슷한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메탈지그로 바닥을 찍었다면 우선 루어를 빠르게 감아서 라인에 텐션을 주고 그때부터 액션을 넣는데 스피닝릴 장비의 경우 베일을 열고 닫으면서 지그가 바닥에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밑걸림이 생길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외 요령은 같다. 어군이 있는 수심층보다 5m 정도 더 액션을 주고 바닥을 찍는 것을 반복한다. 어군이 바닥으로부터 10m 위에 있으면 바닥에서부터 15m까지 액션을 주고 내려주길 반복하면 된다. 보통 한번의 원피치 원저크로 메탈지그를 50~70cm 띄워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심이 15m라면 25번 정도 저킹을 반복한다.

낚시를 할 때는 메탈지그를 위로 쳐올리는 것에 중점을 맞춰 낚시를 하지 말고 지그의 폴링을 예상해야 한다. 메탈지그가 어떤 폴링을 연출하느냐에 따라 움직임이 크게 변화하는데, 폴링의 각도와 속도 그리고 폴링 할 때 지그가 재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에 따라 대상어의 반응이 달라지므로 어떤 폴링 액션을 유도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메탈지그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메탈지그가 입수할 때 어떤 형태로 입수하는지 유심히 살펴야 한다.

요즘 가장 즐겨 쓰는 액션은 폴링 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슬라이딩이다. 가늘고 긴 형태의 메탈지그에서 슬라이딩 액션이 잘 연출되는데 메탈지그 전방에 무게중심이 있는 것을 선택하면 어렵지 않게 연출할 수있다.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롱지그. 전국적으로 겨울철 지깅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그다.

가벼운 메탈지그 쓸 때는 스피닝릴이 낫다
제주도를 비롯해 남해안과 동해에서 공통적으로 150~200g 메탈지그를 즐겨 사용한다. 지그는 형태에 따라 숏지그, 롱지그, 세미롱지그, 슬로우지그가 있으며 무게 중심이 어디에 있으냐에 따라 또 전방, 중심, 후방 지그로 나뉘게 된다. 어느 한 종류의 메탈지그가 좋다는 건 없다. 다양하게 준비하여 그날의 패턴에 따라 달리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꼭 필요한 지그가 있으니 바로 롱지그다. 작은 갈치가 베이트가 될 때가 많은데 이때 롱지그는 언제 어디서든 평균적으로 잘 먹힌다.

장비에 따라 롱지그는 모두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베이트릴 장비의 경우 숏지그나 슬로우지그로 짧고 간결한 액션을 주어 얕은 여밭까지 공략할 수 있다. 반대로 스피닝릴 장비의 경우 롱지그나, 세미롱지그를사용해 수심이 깊은 곳을 두루 탐색하는 데 유용하다.

가끔 겨울이나 봄에 아주 작은 베이트가 대상어들의 먹이가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패턴을 보인다면 과감하게 그 포인트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으나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메탈지그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메탈지그의 크기를 줄이면 베이트릴 장비는 운용하기 어려워진다. 조류나 바람에 의해 라인이 너무 많이 늘어져서 액션을 넣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때는 조금 가벼운 스피닝릴장비로 교체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