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돔 타이라바_하이 테크닉 2]
180g 텅스텐 헤드를
급류에서 쓰는 방법
박상욱 HDF 필드스탭
타이라바는 불과 7~8년 전만 해도 서해와 제주도에서만 강세인 장르였지만 열정적인 앵글러들의 노력에 의해 굉장히 빠른 대중화를 이뤄낸 장르다. 주변 낚시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에깅이 10만 낚시인을 양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면 타이라바는 30만 낚시인을 양성하는데 불과 2~3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정확한 통계가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만큼 타이라바의 열풍이 거세고 전국적으로 수많은 신규 낚시인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낚시인이 없을 것이다.
타이라바 낚시인이 빠르게 증가한 덕분에 일반적인 테크닉의 보급도 빨랐다. 예전 같으면 시시한 타이라바의 선택이나 낚싯대 액션이 주요 테크닉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헤드의 컬러, 모양, 넥타이나 트레일러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거기에 테크닉을 집중하는 추세다.
▲타이라바를 물고 나온 참돔. 사진의 타이리바는 유동식으로 헤드에 구멍이 나 있어 라인이 자연스럽게 통과한다.
급류에서 타이라바 빨리 내리기
우선 알아볼 것은 타이리바 헤드의 선택이다. 겨울에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 주로 타이라바를 한다. 보통 수심 50m가 넘고 대부분 70~80m권이다. 수심 40m 내외의 서해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보통 헤드(싱커)의 무게는 80g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100g을 많이 사용한다. 조류가 많이 가는 경우에는 180g 텅스텐 헤드(싱커)도 사용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만약 180g 텅스텐 헤드가 조류에 떠내려갈 정도로 조류가 빠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텅스텐 헤드의 경우 180g이 거의 한계치다. 더 크면 너무 비싸서(헤드만 1개 2만원 이상) 제작하기도 부담스럽고 자칫 무거운 것을 썼다가 암초에 걸려서 유실하면 아깝기 때문에 낚시인들도 잘 사지않는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첫째 라인을 가는 것으로 쓴다. 고수들은 고급 베이트릴과 고급 로드를 사용하고 합사를 0.4호까지 낮춰 쓰는 경우도 있다. 타이라바의 하강 속도를 빠르게 하고 타이라바로드의 소구경 가이드를 가는 합사로 빨리 통과시켜 더 빨리 채비가 내려가게 한다. 베이트릴 역시 스풀이 빠르게 역회전해서 합사가 풀려도 엉키지 않는 것을 쓰고 초미세드랙을 장착해 가는 합사를 써도 쉽게 터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둘째는 헤드 아래에 달린 넥타이나 웜을 최대한 간소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커트를 풍성하게 달고 큰 바늘에 넥타이와 지렁이까지 달면 조류의 영향을 받아 헤드가 빨리 가라앉지 않으므로 되도록 부품을 줄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남해동부 먼 바다의 경우 갈치 선상낚시를 할 때 200호 봉돌도 쉽게 떠내려갈 정도로 조류가 빠른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최대한 채비를 간결하게 꾸리는 것이 좋다.
셋째는 헤드의 모양을 바꾸는 것이다. 텅스텐 헤드의 경우 가공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단순한 도넛 모양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그것을 쓰는 것보다 200g 일반 헤드를 쓰는 것이 더 빨리 내려갈 수도 있다. 최근 조구사에서는 헤드가 조류의 영향을 덜 받도록 지그헤드처럼 삼각형 형태로 출시해 거의 수직으로 내려갈 수 있게 만든 것도 있으므로 조류가 빠를 때는 헤드의 모양을 교체하는 것도 좋다. 참고로 헤드가 빨리 내려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조류가 느린 곳이라면 둥근 볼 형태로 조류를 많이 받아 조금 더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유리하므로 현장의 상황에 맞춰 모양을 선택해야 한다.
▲타이라바로 참돔을 낚은 필자.
유동식 타이라바의 허상들
예전에는 타이라바가 유동식과 고정식이 따로 존재했다. 유동식이란 헤드 가운데로 낚싯줄이 통과하는 형태를 말하며 고정식은 낚싯줄 끝에 헤드를 묶어 고정한 것이다. 타이라바 초창기 땐 대부분 고정식을 썼지만 이물감이 강하고 채비가 잘 엉킨다는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유동식으로 대부분 바뀌었다.
유동식 타이라바가 도입된 후엔 유동식 타이라바 테크닉이 성행하기시작했는데 그중에는 잘못 알려진 사실도 있다. 첫째 유동식 타이라바는 이물감이 적다는 것이다. 유동식 타이라바는 참돔이 입질하는 경우 스커트와 바늘이 자연스럽게 당겨지기 때문에 참돔이 이물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물속에서 타이라바를 릴링하면 넥타이와 헤드가 붙어서 오기 때문에 유동식이라서 헤드의 무게가 상쇄되거나 이물감을 덜 느끼지는 않는다.
낚시인들은 마치 배스낚시의 프리리그처럼 입질 시 웜만 딸려 올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채비가 바닥에 놓여 있어서 라인에 텐션을 주지 않는 상태의 이야기며 릴링 시 라인에 텐션이 걸려 있으면 이물감을 줄이는데 별 효과가 없다. 오히려 베이트릴의 드랙을 많이 풀어놓아야 참돔이 입질할 때 이물감을 줄여줄 수 있으며, 참돔은 가을이든 겨울이든 의외로 시원하게 입질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는 넥타이의 폴링 효과다. 유동식 타이라바는 무거운 헤드가 먼저 떨어지고 가벼운 넥타이가 나중에 떨어지며 넥타이가 나풀거리는 폴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무거운 타이라바를 캐스팅하면 헤드와 넥타이가 분리될 시간도 없이 그대로 수직낙하하기 때문에 생각한 것처럼 헤드와 넥타이가 분리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낚시를 해보면 느끼지만 헤드와 넥타이가 낙하 시 분리된다면 타이라바가 바닥에 닿는 느낌이 낚싯줄을 통해서 전달되면 안 되고(텐션이 걸려 있지 않기 때문) 릴링을 해도 곧바로 헤드의 무게가 느껴져서도 안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타이라바가 착수해서 릴링을 하면 바로 텐션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고 이것은 넥타이와 헤드가 분리되지 않고 붙어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타이라바로 폴링 효과를 주려면 바닥수심을 기억한 후 타이라바가 바닥에 닿기 직전에 라인에 텐션을 걸어 폴링 각도에 변화를 주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스풀을 잡아 조금 더 천천히 가라앉게 해야 한다.
말은 유동식이지만 수직상승 시에나 수직하강 시에는 헤드와 넥타이가 잘 분리되지 않으므로 쓸데없는 테크닉을 구사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필자가 사용하는 타이라바. HDF가 출시한 피나투라 캣츠 제품으로 헤드는 컬러만 다르지만 넥타이와 스커트는 아주 다양한 형태가 있다.
특히 파장이 크게 일어나는 꼴뚜기나 컬리테일 형태를 즐겨 쓴다.
지렁이, 넥타이 대신 꼴뚜기, 웜
최근 달라지고 있는 현상은 넥타이나 지렁이보다 꼴뚜기나 웜을 즐겨쓰는 낚시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꼴뚜기나 웜은 넥타이나 지렁이보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물속에서 큰 파장을 내고 그로 인해 입질을 받을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수심 60~80m의 경우 빛이 잘 안 들어와 어두우며 겨울에는 물색이 탁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사실상 넥타이와 지렁이의 시각, 후각적 효과는 미미해서 차라리 움직임이 큰 꼴뚜기나 웜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말에는 신빙성이 있다. 타이라바 초창기에는 인치쿠 등도 함께 유입되며 커다란 꼴뚜기를 단 채비가 유행했었는데, 어느새 지렁이가 인기를 끌면서 잠시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참돔 역시 지렁이가 주식이 아니라 갑각류와 오징어류가 주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큰 파장을 내는 채비가 더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