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참돔 타이라바의 재정립]

거제 현장기

피크 시즌은

대물 낚이는 3월!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이맛에 타이라바를 다닙니다!” 오전 내내 고전을 하다가 철수 직전에 65cm가 넘는 참돔을 낚은 김대홍 씨.

지렁이를 빼고 타이라바에 꼴뚜기를 단 채비가 먹혔다.

▲서울에서 출조한 김승재(평화낚시) 씨가 첫 입질을 받고 파이팅을 하고 있다. 입질을 받은 장소는 손대병도 일대.

▲거제 손대병도 일대. 예전부터 참돔, 감성돔 명소로 꼽히던 곳이다.

▲거제 먼 바다에 있는 등여. 벵에돔, 참돔, 돌돔이 잘 낚이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하선금지 구역이다.

이 주변도 훌륭한 타이라바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

▲거제 손대병도 일대에서 바라본 매물도 일대. 가왕도, 어유도, 매물도가 어우러져 하나의 큰 참돔 포인트를 이루고 있다.

▲거제 손대병도 일대에서 바라본 매물도 일대. 가왕도, 어유도, 매물도가 어우러져 하나의 큰 참돔 포인트를 이루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남해동부의 참돔낚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남해동부의 참돔 명소로 꼽혀왔던 안경섬, 구을비도, 홍도, 어유도, 장덕암 등이 안전상의 문제와 자연보호 취지로 일제히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갯바위에서 참돔낚시를 할 자리가 대부분 사라졌다. 그뿐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출입을 제한해온 곳들을 포함하면 이제 남해동부에서 마땅히 참돔을 노릴 만한 곳은 선상낚시 뿐이라고 할정도로 낚시터가 협소해졌다.

전통적으로 남해동부의 참돔 배낚시는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으나 닻을 놓고 하는 방식이라 여러 곳을 탐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최근 참돔낚시에 입문하는 낚시인들은 남해동부의 참돔 명소를 하루만에 모두 둘러볼 수 있는 타이라바를 더 선호하고 있다.

▲거제 지세포항에서 바이킹호에 오른 낚시인들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킹호 후미에 있는 스팽커. 바람이 불어도 일정하게 낚싯배가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90cm가 넘는 대구를 낚은 김승재 씨. 1월 16일부터 2월 15일까지 금어기라 기념 촬영 후 방생했다.

▲낚은 참돔을 계측 중 참돔이 물고기 꼬리를 토해냈다.

▲30cm 이하 참돔. 24cm 이하 참돔을 방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바이킹호에서는 이런 씨알도 방생한다.

시작하자마자 90cm 대구가 퍽!

지난 1월 26일 거제 지세포항에서 출항하는 바이킹호(선장 채동준)를 타고 타이라바 취재에 나섰다. 원래는 HDF 필드스탭 박상욱 씨와 함께 출조를 할 계획이었으나 박상욱 씨가 강원도 평창에서 만난 지인이 코로나19에 양성으로 확진되는 바람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해서 취재에 동행하지 못했다.

오전 5시. 지세포항에 모인 낚시인들은 추첨으로 자리를 정하고 곧바로 포인트로 출항했다. 거제도 지세포를 벗어나 남쪽으로 이동, 손대병도와 매물도 가운데 지점에 멈춰서 낚시를 시작했다. 채동준 선장은 도착 직후 배 후미에 있는 스팽커(돛)를 올려 바람에 배가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준비했다.

포인트 수심은 60m. 조류가 서서히 흐르고 있어 낚시인들은 80~100g 싱커를 사용해 낚시를 시작했다. 선수에 선 낚시인들은 타이바라에 지렁이를 꿰어 사용했으며, 선미에 선 한상민, 김승재(서울평화낚시) 씨는 타이라바에 지렁이를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웜과 넥타이를 사용해 낚시를 했다.

낚시를 시작한 직후 김승재 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다. 타이라바에 꼴뚜기 모양의 웜을 달았는데 대구가 입질을 한 것이다. 처음엔 큰 씨알의 참돔인줄 알고 기뻐했으나 대구는 1월 16일부터 2월 15일까지 금어기여서 90cm가 넘는 씨알임에도 불구하고 방생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출조한 한상민(평화낚시) 씨가 꼴뚜기 웜을 달아 큰 씨알의 참돔을 낚았다.

▲꼴뚜기 생타이로 참돔을 낚은 김승재 씨.

▲손님이 낚은 참돔으로 대신 기념 촬영을 한 채동준 선장.

▲손님이 낚은 참돔으로 대신 기념 촬영을 한 채동준 선장.

지렁이보다 웜이 잘 먹혀
그 이후에도 지렁이를 꿴 선수보다는 선미에서 입질이 잘 들어왔다. 겨울에는 지렁이가 입질을 받기 좋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취재당일 현장에서는 ‘생타이’가 지렁이를 역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상민, 김승재 씨는 포인트에 도착하는 족족 쏨뱅이, 우럭, 참돔을 낚았지만 의외로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은 저조했다.

한상민, 김승재 씨에게 비결을 물으니 “저활성의 참돔을 유인하기 위해 움직일 때 파동이 큰 꼴뚜기나 주꾸미 모양의 웜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상민 씨와 김승재 씨는 꼴뚜기를 비롯해 겨울에는 참돔이 잘 먹지 않을 법한(?) 크고 굵은 웜을 트레일러로 달아주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취재 당일에는 입질 받는 빈도가 웜 쪽이 높았다. 나중에는 선수에 있던 낚시인들이 한상민 씨와 김승재 씨가 사용한 채비를 얻기위해 찾아왔고, 채비를 교체하자 참돔의 입질이 이어져 모두를 놀라게했다.

오늘만 우연히 큰 웜이 잘 먹히겠지 싶었지만 참돔이 토한 먹이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상민 씨가 55cm 참돔을 낚아 계측을 하는데 참돔이 반쯤 소화시킨 물고기의 꼬리를 토해냈기 때문이다. 채동준 선장은 “참돔은 잡식성이자 대식가입니다. 예전부터 참돔 원투낚시에 낙지나 주꾸미를 미끼로 썼고 새우와 오징어류도 잘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물고기라니 겨울에도 참돔의 먹성은 대단한 듯합니다. 평소에는 지렁이가 잘 먹히지만 오늘처럼 먹잇감에 변화를 주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합리적인 가격에 견고한 내구성을 갖춘 엠제이 피닉스의 시스템 박스.

▲수바이킹호의 점심식사.

▲바이킹호에서 제공하는 청갯지렁이.

빌린 웜으로 65cm 참돔 히트
정오가 지나자 입질이 뜸해졌고 채동준 선장은 손대병도를 벗어나 매물도 주변으로 향했다. 매물도에서 몇 마리의 참돔을 낚은 후엔 구을비도 방면으로 옮겼다가 다시 등여 방면으로 옮기기도 했고 매물도 위에 있는 가왕도와 어유도 일대도 빠지지 않고 탐사했다. 예전 같으면 생각하기 힘든 장거리 탐사지만 낚싯배의 성능이 좋아지고 거기에 선장의 열정이 더해져서 하루에만 남해동부의 참돔 명소를 모두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엔 ‘어디에서 참돔이 잘 낚여요?’와 같은 질문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확률이 높은 곳으로 선장이 낚싯배를 운항하고 선택한 곳의 조과가 나쁘면 빨리 포인트를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채동준 선장은 “기온이 급락하는 1월과 2월 초의 조과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2월 중순이 지나면 기온이 회복되고 3월이 되면 남해동부 전역에서 본격적인 참돔 조과가 시작됩니다. 그때는 참돔이 북상하는 큰 물골을 위주로 탐사가 진행되며 연안과 가까운 본류 주변도 좋은 포인트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여러 포인트를 탐사하니 어종도 다양하게 낚였다. 참돔은 기본이고 우럭, 홍어, 보리멸, 성대, 쏨뱅이도 함께 올라왔다. 특히 쏨뱅이의 씨알이 몰라보게 커져서 낚은 쏨뱅이가 죄다 아이스박스 속으로 직행했다.

이번 출조의 대미는 선수에 선 거제 낚시인 김대홍 씨가 장식했다. 철수를 앞둔 오후 5시 경에 한상민 씨에게 받은 웜으로 65cm 참돔을 견인한 것이다. 지렁이가 좀처럼 먹히지 않아 골뚜기 채비로 교체했는데 그것이 적중했다.

남해동부의 참돔 시즌 역시 여수권과 마찬가지로 3월부터 피크에 돌입한다. 수온이 오르면 더 다양한 어종이 입질을 하며 참돔 역시 다양한 미끼를 먹기 위해 좀 더 중층으로 부상하므로 낚기도 쉬워진다. 채동준 선장은 5월까지 타이라바 출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출조문의 거제 지세포항 바이킹호 010-2534-0087

▲거제도 남부 일대에서 포인트를 이동하고 있다. 거의 전역이 참돔 포인트라 낚시할 곳이 많다.

▲분홍빛 체색이 선명한 거제산 참돔.

▲모래바닥 지형을 노릴 때 가끔 올라오는 홍어. 보통 간재미라고 부 른다.

▲올바른 베이트릴 파지법. 베이트릴의 드랙을 느슨하게 죄어 입질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