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참돔 타이라바의 재정립]
여수 현장기
여서도-백도-거문도
돌아 400km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히트!” 여수에서 출항해 4시간을 달려서 여서도에 도착한 직후 참돔을 걸어 파이팅을 펼치고 있는 박영율 씨. 55cm 참돔이 올라왔다.
▲지난 1월 10일 여서도 해역에서 낚은
85cm 참돔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한 여수
진프로호 진승준 선장. 손님이 낚은 것을
대신 촬영했다.
▲여서도 인근 전남과 제주도 해역 사이에 도착한 여수 진프로호. 가운데 멀리 보이는 섬이
제주도다.
여수에서 타이라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4년 정도가 지났다. 2008년 서해에서 타이라바가 시작했을 당시에도 여수에서는 릴찌낚시로 참돔을 낚는 것이 성행했기 때문에 타이라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 발 빠른 선장들 사이에서 타이라바의 폭발적인 조황이 알려지면서 여수의 참돔낚시에도 변화가 생겼고 이제는 전국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타이라바 낚시터가 되었다.
▲여서도 참돔 퍼레이드. 대부분 50cm가 넘는 참돔이 낚였고 운이 좋은 날에는 60~70cm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출조 당일은 1월 들어
최악의 조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여서도 참돔 퍼레이드. 대부분 50cm가 넘는 참돔이 낚였고 운이 좋은 날에는 60~70cm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출조 당일은 1월 들어 최악의 조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여서도 참돔 퍼레이드. 대부분 50cm가 넘는 참돔이 낚였고 운이 좋은 날에는 60~70cm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출조 당일은 1월 들어 최악의 조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목표는 ‘빠가’ 한 마리!
지난 1월 19일 여수 국동항에서 매일 타이라바 출조를 하는 진프로호(선장 진승준)를 타고 참돔 타이라바 취재에 나섰다. 그런데 출조 방식이 예년과는 조금 달랐다. 먼 섬으로 나가기에 아침 일찍 출조를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철수 시각이 오후 6시 전후에서 오후 9시 전후로 늘어난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진승준 선장은 “요즘은 백도를 지나 여서도까지 간다”고 말했다.
여서도? 그 정도로 멀리 나간다면 어업구역 위반이 아닌가 싶었지만 여서도 해역은 전남 어업구역에 속해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거문도와 백도를 두고 왜 여서도까지 가는 걸까?
진승준선장은 “잔챙이 참돔이라면 거문도와 백도에도 많습니다. 30cm 참돔으로 쿨러를 가득 채우고 싶다면 백도가 지금 시기에는 딱이죠. 하지만 저도 그렇고 낚시인들도 그렇고 30cm 참돔은 붕어 씨알이라며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직 큰 씨알 한 마리를 노리고 출조를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마릿수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빠가(큰 씨알의 참돔)가 낚이는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서도 일대로 가면 30~40cm 참돔부터 80~90cm 참돔까지 다양하게 낚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여서도 참돔 퍼레이드. 대부분 50cm가 넘는 참돔이 낚였고 운이 좋은 날에는 60~70cm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출조 당일은 1월 들어 최악의 조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여서도 참돔 퍼레이드. 대부분 50cm가 넘는 참돔이 낚였고 운이 좋은 날에는 60~70cm가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출조 당일은 1월 들어 최악의 조황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여수 국동항에서 완도 여서도로
새벽 3시. 진프로호는 여수 국동항에서 출항해 장장 4시간을 달려 여서도 해역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이미 동이 터 있었고 날씨가 맑아서 멀리 제주도가 보였고 낚싯배 우측으로는 여서도가 눈에 들어왔다. 여수 낚싯배를 타고 완도까지 오다니 참 별일도 다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여수 국동항에서 여서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00km가 넘기 때문에 낚싯배 운항거리는 150km 가까이 된다. 왕복하면 300km. 물때가 맞아서 조류가 뒤에서 배를 밀어준다면 조금 더 빨리 도착할 수도 있지만 반대 상황이라면 30분 이상 더 걸린다. 그래서 백도나 거문도를 경유해 여수권 전역을 탐사할 경우 하루 운항 거리만 400km가 넘는다.
이 정도면 선장 입장에서는 자칫 적자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 진승준 선장에게 ‘손해 보는 날은 없냐’며 넌지시 물어보니 “낚시인이 적은 날은 적자에요. 그래도 주말엔 항상 낚시인들이 차기 때문에 평일에 보는 손해를 메울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손해만 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출조를 나가고 있는데, 멀리 출조하면 조과가 좋은 날이 많아 그나마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라고 말했다.
여서도에 도착하니 오전 8시가 다 되어 낚시를 얼른 서둘렀다. 수심은 80m 내외. 조류가 잘 흘러서 120~150g 텅스텐 싱커를 사용했다.
넥타이는 단순하게 서너 가닥만 달아서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많았으며 다들 선장이 나눠준 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채비를 내렸다. 수온이 낮은 겨울이라 지렁이가 입질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입질은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들어왔다. 배 후미에 앉은 여수 낚시인 박영율 씨가 입질을 받아 55cm 참돔을 시작으로 선수에서도 입질이 쏟아졌다. 20cm 내외의 참돔도 올라왔지만 잔 씨알은 바로 방생을 했고 30cm 이상 씨알만 물칸에 넣어 살려두었다.
▲지난 2월 7일 진승준 선장이 보내온 여서도 타이라바 조과.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으며 60cm가 넘는 큰 씨알의 참돔이 여러 마리 낚였다.
▲귀한 손님 고기로 꼽히는 옥돔. 싱싱할 때 회로
먹어도 좋다.
▲쏨뱅이보다 한수위라는 평가를 받는 붉은쏨뱅이. 맛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방생하는 수가 확연히 줄었다.
▲진프로호 박춘우 사무장이 낚시인이 올린 참돔에 뜰채를 대고 있다.
3월부터 본격적인 대물 시즌
정오까지는 순조롭게 낚시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정오가 지나 조류가 죽기 시작하니 잔챙이 참돔만 낚이다가 그나마 입질도 끊겼다. 진승준 선장은 여서도 주변을 돌다가 망설이지 않고 거문도로 포인트를 옮겼다. 현재 거문도는 서도 일대가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낚시인들이 거의 없고 오후 물때에 큰 씨알을 기대할 수 있어서 잔챙이를 노리기보단 ‘한방’을 노리고 거문도를 선택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여서도에서 낚이는 잔챙이 참돔은 다시 모습을 감추고 50cm 내외의 참돔이 입질하기 시작했다. 참돔 외에도 옥돔, 쏨뱅이가 입질해 재미를 더해 주었고 오후 5시가 지날 무렵에는 몇몇 낚시인들이 제법 큰 참돔을 걸었다가 놓치는 일도 발생했다. 큰 참돔은 초반에 강력한 저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낚시인들이 얼떨결에 낚싯대를 들고 강하게 당겨버리면 바늘이 빠져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기대한 90cm급 대형 참돔을 낚을 수는 없었지만 승선한 낚시인 전원이 40~50cm 참돔으로 손맛을 볼 수 있는 출조였다. 참고로 이번 출조의 경우 1월 들어 가장 나쁜 조황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날에 비해 조과는 좋지 않았지만 고생한 만큼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참고로 갑자기 조과가 떨어진 이유는 기습 한파로 인해 수온이 내려가고 물색까지 탁해졌기 때문이다. 참돔의 경우 기상이 좋은 1월 초까지 마릿수 호황을 보이다가 북서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는 1월 중순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조과가 떨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음력 1월 1일이지나서 기상이 안정될 무렵부터 본격적인 대물 시즌이 시작된다.
기온이 빨리 회복되는 날에는 2월에도 충분히 대물을 기대할 수 있으며, 3월에는 70~90cm 참돔이 마릿수로 낚이기도 한다. 곧, 여수권의 참돔 타이라바 피크 시즌이 시작된다. 지난 1월에 보인 조과는 대부분 40cm 내외의 마릿수 조과며 진짜 큰 참돔은 이제부터다.
출조문의 여수 국동항 진프로호 010-8796-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