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참돔 타이라바의 재정립]

변화상

남해까지 올킬하며

최애 장르로 등극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참돔은 예전부터 낚시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거대한 몸집과 아름다운 체색으로 ‘영물’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신비로운 존재로 통했다. 감성돔의 경우 방파제를 비롯한 가까운 연안에서 릴찌낚시로 낚을 수 있었던 반면, 참돔은 외해의 본류를 노려야 만날 수 있었기에 아무나 도전할 수 없는 어종이었다.

참돔이라는 말뜻처럼 ‘돔 중에 진짜 돔’이 참돔이라고 생각하는 낚시인들이 많았다.

사라지는 갯바위 참돔 낚시터들
하지만 겨울 참돔낚시는 어려웠기에 조금 쉽게 참돔을 노리기 위해서는 여름에 밤낚시를 해야 했다. 예전부터 제주와 남해에서는 갯바위 참돔낚시가 성행했는데, 여름 이후부터 가을까지 갯바위에서 밤낚시를 하면 쉽게 낚을 수 있었다. 산란을 앞둔 참돔이 밤에 상층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낚이는 씨알은 40cm 내외가 대부분이다. 그 이상큰 참돔을 낚기 위해서는 초겨울부터 다음해 봄을 노려야 했다.

제주도의 관탈도를 시작으로 거제 안경섬, 구을비도, 매물도, 통영의 나무여, 장덕암, 국도, 좌사리도 등지는 매우 유명한 갯바위 참돔낚시터다. 하지만 큰 참돔이 낚이는 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로 한정적이며 그나마 낚시가 가능했던 섬들도 이제는 하선금지가 되어 갯바위낚시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남해동부의 안경섬, 구을비도, 장덕암, 등여, 홍도 등지는 사람의 출입을 완전히 금지하면서 배낚시가 아니면 참돔을 낚을 수 없게 되었다.

그 외에 거문도 역시 서도의 참돔 명당들이 하선이 금지되었고 추자도도 일부 유무인도의 입도가 제한되면서 참돔 포인트 역시 제한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남해동부의 참돔 마니아들이 앞 다투어 타이라바를 즐기고 있으며 겨울이 되어도 그 열기가 식지 않는 추세다.

▲낚싯배 난간에 타이라바 장비를 꽂아두고 포인트를 이동하고 있는 낚시인들.

예전에는 겨울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배낚시로 우럭과 열기 등을 꼽았으나 지금은 참돔이 가세해 겨울철 주력 장르로 급성장하고 있다.

기동성 있고 쉬운 낚시방법으로 인기몰이

참돔을 낚기 위해서 꼭 타이라바를 할 필요는없다. 예전부터 크릴을 이용한 선상낚시가 행해져왔고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홍도와 같은 외해의 섬은 멀기 때문에 섬 주변에서 낚싯배가 닻을 놓고 크릴을 밑밥으로 낚시하는 경우가 많다. 홍도 뿐 아니라 안경섬, 나무여, 장덕암, 손대병도 주변에서는 여전히 참돔 선상낚시를 하고 있다. 조과도 좋고 매년 큰 참돔이 낚인다.

하지만 크릴을 이용한 참돔 선상낚시는 낚싯배에서 채비를 멀리 흘려야 하기 때문에 낚시할 수 있는 인원이 적고 낚시방법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에 비해 타이라바는 곳곳으로 이동하며 여러 명이 낚시할 수 있으며 채비를 바닥까지 내렸다가 올리기만 하면 입질을 받기 때문에 낚시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현재는 많은 낚시인들이 타이라바로 참돔낚시에 입문하고 있으며 영등철 이후 어한기 때 참돔 손맛이 그리운 낚시인들이 타이라바 출조에 나서고 있다.

남해 시즌 끝나면 서해 시즌 시작
남해 참돔 타이라바는 보통 12월 초에 시즌이 시작돼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장장 5개월을 지속 가능한 장르라는 점에서 이미 겨울철 배낚시 메인 장르가 되었고 수도권의 많은 낚시인들이 여수, 거제, 부산, 제주도로 원정을 떠나고 있다.

참돔 자원도 많을 뿐 아니라 참돔에 견줄 만한 다양한 어종들이 함께 낚여 더욱 재미를 더해준다. 타이라바의 1등 손님고기인 쏨뱅이는 처음에는 홀대를 받았지만 큰 씨알의 쏨뱅이는 튀기면 맛이 좋고 회도 맛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그 외 우럭, 옥돔, 농어 등이 심심치 않게 낚여 다양한 재미를 준다.

이렇듯 타이라바의 인기가 지속될수록 출조패턴이나 대상 어종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으며 빠른 속도로 많은 낚시인들이 유입되고 있어서 타이라바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겨울~봄 타이라바 시즌이 끝나면 6월 이후에는 서해권에서 타이라바 시즌이 시작한다. 이때가 되면 우럭, 광어, 참돔을 모두 타이라바로 낚을 수 있기 때문에 또 한 번 시즌의 정절을 맞이하며 서해 시즌을 합하면 타이라바 시즌은 연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