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통영 풍화리 갯바위

떡망상어 만나러 오세요

김진현 기자

▲통영 풍화리 갯바위로 출조한 김영규(창원 낚시인) 씨가 망상어를 낚아 올리고 있다.

입질 파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막대찌로 채비를 했다.

▲30cm급 망상어. 이렇게 큰 씨알의 망상어를 떡망상어라고 부른다.

망상어는 겨울이 되면 기름이 차서 맛이 좋아지고 손맛도 좋아지는 어종이다. 그래서 예전 부산·경남의 낚시인들은 음력 1월1월이 지나면 확률이 낮은 감성돔낚시는 포기하고 망상어, 학꽁치, 볼락낚시를 즐겼다. 특히 망상어는 감성돔과 여러모로 닮아서 부산에서 통영, 거제로 버스를 대절해서 단체출조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요즘 들어 망상어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는 겨울철에 낚을 어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해에는 여전히 망상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이 많고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풍화리 맞은편에 있는 이끼섬. 망상어 포인트로 아주 인기가 높은 섬이다.

▲연안에 무성하게 자란 해초. 망상어는 해초 너머 중하층에 무리를 지어 산다.

▲밑밥의 점도를 낮춰 물속에서 확산성을 높이기 위해 크릴을 더 첨가했다.

▲2시간 동안 낚은 망상어. 조류가 흐르는 3시간 동안 입질이 없다가 조류가 멈추자 폭발적으로 입질했다.

낚시인 발길 적은 곳을 찾아서
지난 1월 22일 창원 낚시인 김영규 씨와 함께 통영 풍화리로 망상어낚시 출조에 나섰다. 망상어는 본류가 들어오는 외해보다는 홈통으로 이뤄진 내만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통영의 풍화리 일대가 망상어 포인트로 아주 유명하다.

망상어 포인트는 방파제나 가까운 갯바위보다는 섬이나 통영 본섬에서도 해초가 많은 곳이 좋다. 낚시인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망상어의 자원도 적기 때문에 낚시인의 발길이 덜 닿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통영의 명지마을에서 작은 선외기(선비 왕복 2만원)를 타고 통영 함박마을 뒤편의 홈통으로 출조했는데, 해초도 많고 수심도 7~8m로 적당해서 망상어낚시를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으로 보였다. 만약 풍화리 주변의 가까운 섬으로 출조한다면 필도, 장도, 장구도, 이끼섬, 오비도 등을 추천한다.

▲망상어의 입질을 파악하기 쉬운 막대찌. 0.5~0.8 호를 주로 쓴다.

수면에 역광이 비칠 때, 망상어의 활성이 나쁠 때도 입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망상어로 만든 구이, 조 림, 회.

겨울엔 0.5~0.8호 막대찌가 좋다

오전 8시에 갯바위에 도착해 바로 채비를 꾸려 낚시를 시작했다. 망상어는 민장대나 가벼운 릴찌낚시로 낚는다고 생각했지만 김영규 씨는 큼직한 막대찌로 채비를 했다. 길이 70cm 내외의 막대찌로 반유동채비를 꾸렸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다.

첫째, 망상어가 해초밭 너머의 깊은 곳에서 잘 낚이기 때문이고 둘째, 겨울에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서 동쪽을 바라보는 포인트는 역광 때문에 구멍찌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망상어의 입질 특성을 들 수있는데, 미끼를 물고 상하좌우 어디로 움직일지 몰라서 구멍찌로는 어신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막대찌를 쓰면 망상어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망상어가 미끼를 물고 좌우나 아래로 움직이면 막대찌가 가라앉으며 상층으로 뜨면 막대찌도 솟아오르므로 쉽게 입질을 알 수 있다. 막대찌는 0.5호~0.8호가 적당하며 1호 이상 무거운 막대찌는 추천하지 않는다. 목줄은 2m 내외로 짧게 쓰는 것이 어신을 파악하기 유리하다.

입질은 낚시를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되었다. 망상어도 물때를 타며 조류가 흐를 때는 거의 입질을 하지 않다가 조류가 죽는 시점부터 입질을 시작했다. 특히 초들물에 입질이 활발하며 썰물에는 잘 입질하지 않는다고 한다.

▲풍화리 갯바위에서 낚은 망상어를 보여주는 김영규 씨. 살림통에 망상어를 넣어서 살렸다가 철수 때 피를 빼서 가져간다.

낚은 망상어는 잘 살렸다가 철수 때 피 빼야
망상어의 입질이 시작되니 금방 마릿수를 채울 수 있었다. 평균 씨알은 25cm 내외였으며 큰 놈은 30cm가 넘었다. 30cm가 넘는 큰 씨알의 망상어는 떡망상어라고 부르는데, 손맛이 좋고 살이 두툼해서 먹을 것도 많다.

낚은 망상어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관리가 중요하다. 낚은 망상어는 살림통에 넣어서 살렸다가 철수할 때 피를 빼야 한다. 감성돔도 피를 빼지 않으면 맛이 없는데, 망상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많은 낚시인들이 망상어 회는 맛이 없다고 말들 하는데, 대부분 고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생기는 불찰이다. 관리만 잘하면 망상어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살림통에 든 망상어는 아가미를 찔러 피가 나오게 한 후 살림통에 넣어 20~30분 그대로 두어 피가 완전히 빠지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아가미를 찔린 망상어는 빨리 죽기 때문에 피가 완전히 빠지지 않으므로 냉장해서 보관하고 회를 뜰 때는 빨리 뜨는 것이 중요하다.

낚은 망상어를 직접 요리해서 먹어보니 피를 빼고 잘 보관한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확실히 맛의 차이가 났다. 회는 쫄깃하고 담백해서 농어와 비슷한 맛이 났고 구이는 감성돔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좋았다. 조림이나 찌개 역시 별미며 망상어를 말렸다가 조리하면 더욱 맛이 좋다고 한다.

가는 길 인터넷지도에 ‘산양읍 풍화리 1364-1’를 찍으면 함박마을이다. 함박마을에서 마을 뒷산을 넘어 15분 정도 걸어가면 갯바위가 나온다. 하지만 망상어를 낚아서 돌아올 때 너무 힘들기 때문에 함박마을 전에 있는 명지마을에서 낚싯배를 탈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