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호남 핫플레이스

해남 금자천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해남 금자천 연호교 상류권 전경. 금자천은 올 겨울 해남권에서 가장 많은 낚시인이 몰린 낚시터로 낚시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연일 이어지는 중부지방의 강추위로 출조지 선정이 어려워졌다. 이럴 때면 먼 길 마다하고 찾아가는 곳이 전남의 영암과 해남 그리고 진도권으로 한겨울에 서너 번은 꼭 찾게 된다. 그것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장기일정으로 찾는데 이번 출조가 올겨울 들어 벌써 세 번째 출조였다.

▲낮낚시에 올라온 금자천 월척 붕어.

지난 1월 중순, 첫 출조지인 영암의 원항리수로를 거쳐 요즘 가장 핫하다는 해남 금자천을 찾게 되었다. 오전 11시쯤 도착해 하류 연호교부터 상류로 올라가며 우리 일행이 함께 낚시할 포인트를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이미 곳곳에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같은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 중인 이재순(낚사3833)씨가 철수 중에 있었다. 사실 금자천의 실시간 조황을 알려준 사람이 바로 이재순 씨다. 그래서 함께 낚시하려고 찾아왔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철수해야 한다며 짐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자리가 없던 참이라 그 옆으로 동출한 김경원 씨 그리고 현지인인 닉네임 ‘오호지 붕어’님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2박 낚시를 하고 철수하는 이재순 씨의 살림망에는 탱글탱글한 8치부터 허리급까지 모두15수 정도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이재순 씨의 말에 의하면 “금자천은 날씨가 좋은 날에 입질이 잦고 흐리고 비나 눈이 올 때는 입질이 저조하다”고 한다. 이날은 오전에 비가 내리는 등 잔뜩 흐린 날씨라 조황이 좋지 않을 듯했다.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이재순 씨.

▲김경원 씨도 월척을 올렸다.

▲김경원 씨가 지렁이를 물고 나온 배스를 들어뽕하고 있다.

살치, 왕우렁이, 배수 3대 악조건 극복해야

금자천은 금호호 최상류로 해남군 마산면 학의리에서 발원, 오호제를 거쳐 금호호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현지 낚시인들은 흔히 오호수로라고도 부른다.

금호호와 만나는 연호교부터 오호지 퇴수로까지 약 4km에 걸쳐 낚시가 이루어진다. 북쪽도로는 2차선 포장도로가 이어지며 도로 상태는 좋지만 물가로 가드레일 펜스가 설치돼 있어 접근하기 불편하다. 또한 2차선 도로지만 따로 주차공간이 없어 도로변에 주차해야 하기에 한쪽 옆으로 바짝 붙여 주차해야 한다.

필자는 뗏장수초가 적은 곳에 좌대를 펴고 텐트를 올린 후 온수보일러까지 설치했다. 긴대에서 큰 씨알이 나온다고 하니 좌대를 평소보다 앞으로 전진시켜 3.2칸부터 4.2칸까지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수심은 1.5m 전후로 적당했으며 미끼로는 옥수수, 어분글루텐과 지렁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철수를 앞둔 박석홍(오호지붕어) 씨는 받침틀도 없이 줄풀 위에 낚싯대만 올려놓고 낚시했는데, 그 옆으로 영암에서부터 함께 출조한 김경원(삼태기) 씨가 자리를 잡고 찬바람에 대응하기 위해 텐트까지 설치하고 낚시 준비를 마쳤다.

대편성 중 찌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입질에 챔질해봤건만 헛챔질로 이어졌다. 이런 입질은 옆자리의 조우들도 비슷했다. 깔짝대는 입질은 밤까지 이어졌는데 그 범인은 살치로 밝혀졌다. 하지만 붕어 입질도 때로는 살치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살치 입질로 보여도 일단 챔질은 해봐야 했다.

또한 살짝 오르거나 살그머니 끄는 입질도 나타났는데 범인은 왕우렁이였다. 친환경농법으로 각광 받으며 농민들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수입한 외래종 왕우렁이. 모내기를 마친논에 우렁이를 풀어 놓으면 잡풀들을 갉아먹어 제초제가 불필요하다고 했는데 막상 잡초가 아닌 벼까지 갉아먹는 해충으로 변해 버렸다고 한다. 겨울이면 한파에 사라질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해 겨울에도 찌를 끌거나 살짝 올리는 입질로 나타나기도 한다.

오후 4시가 지나서야 필자가 27cm의 첫 붕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아침부터 시작된비가 오전까지 간간이 내린 것이 조황 부진의 원인 같았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낚시하기는 편했는데, 저녁 무렵이 되자 배수를 하는지 물이 흐르기 시작해 찌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배수는 약 10여 분간 지속되다가 멈추었고 이후 찌들은 안정을 찾았다. 이처럼 대류 현상과 배수로 하루에 몇 번씩 찌가 흐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필자가 밤낚시로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금자천에서의 밤낚시 풍경. 밤에도 곧잘 입질이 들어왔다.

▲이재순 씨가 올린 마릿수 조과. 거의 월척급이었다.

▲대물좌대를 펴고 장박낚시 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필자의 낚시자리.

▲필자의 대편성.

날 흐릴 땐 부진, 맑고 따뜻하면 호황

박석홍 씨가 철수하고 마침 도착한 박창규(자유낚시인) 씨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윽고 어둠이 내리고 밤낚시에 돌입하였지만 역시나 입질을 보기 힘들었다. 밤 11시가 되어서야 붕어 한 마리가 나와 주었다.

체구가 높아 끌려나올 때는 허리급 이상으로 보였지만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허리급에도 못 미치는 33.5cm의 월척붕어였다. 바로 이어 살짝 올리면서 끌고 들어가는 입질을 받아 한 수 걸었지만 불청객 동자개였다. 밤이 깊어가며 기온이 떨어지자 입질도 없어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 낚시를 해보았지만 붕어 한 마리를 잡아내니 날이 밝았다. 이날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로 따가운 햇살을 맞으며 오전낚시를 이어갔다.

햇살이 퍼지며 수온을 올라가자 입질이 붙기 시작하였다. 점심식사 후 바로 28cm의 붕어가 나오고 이어서 34cm에 육박하는 월척 붕어가 나오는 등 활발한 입질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질 무렵까지 7수 정도의 붕어가 나왔다.

해가 뜨고 날씨가 좋아야 붕어가 나온다는 금자천의 낚시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초속 7~8m의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둑 아래에 자리를 잡은 터라 북풍에는 뒷바람이라 큰 지장은 없었지만 이따금 골자리를 타고 돌아들어오는 바람에 약간 어려움은 있었다.

밤에 그칠 줄 알았던 바람은 밤새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입질도 뜸했고 밤낚시를시작한 후 붕어 한 수를 만난 게 고작이었다.

이어서 동자개와 메기등의 잡고기를 추가하며 밤낚시를 마감해야 했다.

낚시 기간 동안 올린 붕어의 배는 빵빵해서 조만간 산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3월호가 발간되는 2월 15일이면 한창 산란 중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필자가 다녀온 이후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금자천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지인의 말에 의하면 많은 낚시인이 몰리면서 펜스를 훼손하고, 도로변에 쓰레기가 쌓이고, 또 일부 몰지각한 낚시인들이 전봇대에 달려있는 농사용전기를 몰래 사용했다고 한다. 제발 현지인에게 지탄을 받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우리들의 낚시터가 보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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