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오도독오도독 터지는 알이 별미

도루묵찌개

겨울이면 강원도 북부 해안을 뜨겁게 달구는 어종이 있다. 바로 도루묵이다. 배에 알을 가득 실은 도루묵 떼가 연안으로 접근하면 그 일대는 낚시장비와 통발 들고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올해도 도루묵은 대풍년을 맞았고 현재 강원도 속초, 강릉 일원에서는 도루묵 잡기가 한창이다.

예전에는 도루묵이라고 하면 ‘말짱 도루묵’이라고 해서 맛없는 고기로 쳤지만 그건 옛말이다. 도루묵의 알은 부드러운 여느 생선알과 다르게 오도독거리며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도루묵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슈퍼마켓에서 쉽게 도루묵을 구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한 바가지에 몇 천원 하던 것이 요즘에는 몇 마리에 1만~2만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강원도 현지에서도 알을 밴 암놈은 20마리에 1만원이 넘는 것이 보통이다. 단 알이 없는 수놈은 100마리에 1만원 정도로 값이 싸지 만 100마리를 조리해도 먹을 것이 없기 때문에 도루묵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암놈을 구입해야 한다.

▲칼칼한 국물에 오도독 씹히는 알이 일품인 도루묵찌개.

조림을 하려면 육수를 넣지 말아야
찌개를 맛있게 끓이기 위한 요령은 센 불에 빨리 조리를 하는 것이다. 도루묵은 살이 연하기 때문에 센 불에 오래 조리면 알만 남고 살이 다 풀어져서 먹을 것이 없다. 요리를 해도 ‘말짱 도루묵’이 되기 십상인 것이다. 특히 수놈은 오래 조리하면 살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구워먹거나 말려서 먹는 것이 낫다.

도루묵찌개는 알과 함께 칼칼한 국물을 떠먹는 맛에 먹는다. 반면 조림은 약한 불에 오래 조려서 국물을 자작하게 만든다. 국물맛은 없지만 멸치조림처럼 도루묵을 뼈째로 먹을 수 있어서 취향대로 조리를 하면 된다. 육수를 많이 붓고 센 불에 빨리 끓이면 찌개가 되고 육수를 붓지 않고 양념과 채소만 넣어 약한 불에 오래 조리면 조림이 된다.

단, 찌개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거나 아주 소량만 들어간다. 조림에는 큰 스푼으로 두세 스푼 설탕이 들어간다. 설탕이 들어가야 국물이 졸여지고 감칠맛도 더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