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여수 참돔 타이라바

거문도, 백도 찍고

여서도에서 랑데부!

김경태 광주 K릴샵 대표·테일워크 필드스탭

▲지난 12월 28일 여수 블루밍호를 타고 출조해 여수 백도 인근에서 참돔 타이라바를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많은 장르의 바다 선상낚시 중 제일 깔끔하고 간단한 낚시를 꼽자면 참돔타이라바가 아닐까 생각한다. 겨울이 시작되고 바다의 수온이 낮아지면 차가운 바다에서 생존하기 위해 참돔은 몸에 기름을 축척해 겨울나기를 준비하며 그 때문인지 회나 구이로 먹었을 때 겨울에 먹는 참돔 맛은 일품이다.

처음 타이라바를 접하기 전 유튜브로 영상을 보며 쉬운 낚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배스낚시를 주력으로 즐기는 필자는 입질이 왔다 싶으면 바로 훅셋을 하는 바람에 한동안 참돔의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주변 낚시인들의 조과를 부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로드와 릴의 선택 또한 매우 중요했다. 연질 로드의 텐션과 강도, 릴의 드랙음으로 입질을 파악해 지속적인 릴링만으로 참돔을 천천히 랜딩해야 한다. 입질이 시작되는 예신이 오면 평정심을 잃지 말고 같은 속도의 일정한 릴링을 유지해야만 참돔 입에 박힌 바늘이 빠지지 않고 랜딩을 할 수 있다.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한 테크닉이지만 배스낚시가 몸에 밴 탓에 타이라바 출조 3번째에 30cm급 첫 참돔을 만났다. 나름 뼈아픈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제법 노련한 타이라바 낚시인이 되었다. 지난 12월 28일에 여수 블루밍호를 타고 또 한 번 출조에 나섰다.

▲여수 백도. 빼어난 절경으로 백도 주변 200m가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 때문에 백도에서 200m 이상 떨어져 낚시를 해야 한다.

▲테일워크의 120g 크레지 유동식 타이라바. 헤드, 바늘, 스커트가 세트로 들어 있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커트가 풍성해 수심이 깊고 물색이 탁한 여수권에서 잘 먹힌다.

▲필자가 낚은 참돔과 출조 당일 사용한 장비. 로드는 테일워크의 타이게임SSD C610L.

▲60cm가 넘는 참돔을 낚은 서복남 씨.

순풍이라더니 나오니 태풍
새벽 4시 국동항에서 출항 준비를 마치고 선장님께 첫 포인트를 물었다.
“거문도로 갈 겁니다!”
대답을 듣고서 선실로 이동하여 잠을 청하고 두세 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거문도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북동으로 부는 바람이 예보와는 다르게 심각했다. 예보상으로는 3~5m/s의 순풍이었지만 실제로는 찬바람이 온몸을 헤집고 들 정도로 강하게 불었다.

바람이 불어 배가 빨리 밀리니 120g 타이라바로도 바닥을 찍지 못할정도. 겨우 바닥을 찍어도 라인이 기본 수심을 제외하고 30m 이상 더 풀렸다. 결국 150g 타이라바로 교체. 바닥을 찍고 슬로우 릴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선실의 어탐기를 확인하니 수심은 60~70m가 나왔고 바닥에서 10m 구간에 알 수 없는 어군들이 많이 찍혀 있었다. 나름 배스낚시를 오래해서 어탐기를 보는 능력은 가지고 있었다.

나는 6.3:1 기어비 릴을 3바퀴, 5바퀴, 7바퀴 순으로 리트리브한 후 폴링을 반복적으로 이어갔다. 10바퀴 이상은 애초에 감지 않고 바닥의 참돔을 노렸다. 하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받지 못하고 아쉬운 시간만 흘렀다.

▲함께 출조한 테일워크 밴드 회원들도 모두 씨알 좋은 참돔을 낚아 기념 촬영을 했다.

▲함께 출조한 테일워크 밴드 회원들도 모두 씨알 좋은 참돔을 낚아 기념 촬영을 했다.

▲오랜 인내 끝에 56cm 참돔을 거머쥔 필자.

▲필자가 낚은 조과. 대부분 여서도에서 짧은 시간에 낚은 것이다.

여서도에서 2시간 동안 불꽃 입질
참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질 무렵 선장님이 포인트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가까운 백도로 갔지만 상황이 똑같아서 곧바로 여서도 해역으로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멀리 여서도가 보일 뿐 여서도와 백도의 중간쯤 되는 포인트였다.

오후 2시가 넘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처음 와보는 여서도여서 그런지 기대치가 상승! 다시 릴링을 하게 만들었다. 여서도 물색은 백도보다 좀 더 맑았으며 조류는 여전히 빨랐다. 150g짜리 테일워크 크레지 주황색 헤드와 내추럴 스커트로 교체 후 바닥을 찍고 두 번의 릴링을 하니 릴에서 드랙음이 나기 시작했다.

자잘한 입질과는 다르게 ‘꾹꾹’ 반복적으로 초리를 당기는 느낌은 분명 참돔이었다. 제법 힘을 쓰는 녀석이 드랙을 차고 나갈 때쯤 로드의 팁을 가볍게 들어서 훅셋을 하고 같은 속도로 릴링을 했다. 올라온 녀석은 40cm. 그 후에는 연이어 참돔의 입질이 들어왔고 뱃전에는 활기가 돌았다.

참돔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입질은 금방 들어왔다. 타이라바로 바닥을 찍고 두세 바퀴만 감아도 입질이 왔다. 쏨뱅이와 같은 기타 어종이 입질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바닥에서 조금 더 빨리 릴링을 하니 참돔이 바로 반응을 했다. 이번에는 56cm 참돔까지 올리며 나름 선방! 거문도와 백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여수에서 출발해 먼 거리까지 순차적으로 이동한 탓에 여서도에서 낚시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큰 씨알의 참돔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대만족이었다. 다른 낚시인들 역시 짧은 한두 시간이었지만 폭발적인 입질에 모두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출조문의 여수 블루밍호 010-971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