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도전! 넙치농어]
데이게임에도 퍼펙트 조황
더 이상 꿈의 고기가 아니다!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이 녀석을 만나러 제주도에 왔습니다!”
2박3일 넙치농어 취재를 함께한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가 신도포구 북쪽 갯바위에서 낚은 85cm 넙치농어를 자랑하고 있다.
넙치농어는 낚시인들 사이에서 희귀종으로 분류되는 놈이다. 일반 농어, 점농어에 비해 체구가 크고 서식지가 제주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낚기 어렵지만 넙치농어 사냥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겨울이면 제주도로 원정에 나선다.
지난 12월 16일 넙치농어 시즌을 맞아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와 테일워크 필드스탭 김동진 씨와 함께 제주도 서귀포 일대로 넙치농어 취재에 나섰다. 넙치농어는 제주도에서만 낚이고 시즌은 11월 말부터 이듬해 5~6월까지다. 그중에서도 12월과 1월이 피크기 때문에 넙치농어 마니아들은 겨울이 되면 제주도로 원정낚시를 떠난다.
제주도 북쪽에서는 거의 낚이지 않고 남쪽인 서귀포 일원과 서쪽의 한경면 그리고 가파도, 형제섬, 마라도와 같은 제주도 주변의 부속섬에서만 낚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현지인을 통한 포인트 선정이 중요하다. 이번 취재에는 제주낚시인 정의권 씨가 동행해 우리를 가이드했다.
나는 15일에 제주도에 도착했으나 폭설과 강풍에 첫날은 취재를 포기, 다음날 날씨가 나아지기만 바랐다. ‘넙치농어는 파도가 높게치는 날에 잘 낚이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파도가 너무 높고 맞바람이 치면 낚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높은 파도는 좋지 않다. 높게 치던 파도가 낮아지면서 해안에 포말이 넓게 퍼질 때가 진짜 찬스다.
▲파도 치는 갯바위에서 넙치농어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넙치농어는 파도가 부서져서 포말이 넓게 형성되는
곳으로 접근한다.
▲신도포구에서 90cm급 넙치농어를 낚은 정의권 씨.
▲정의권 씨가 넙치농어를 히트한 순간! 눈과 비가 번갈아 내리는 날씨에 극적으로 입질을 받았다.
신도포구 옆 양식장부터 공략
다음날 오전. 경주에서 출발한 김동진 씨가 제주도에 도착한 후 본격적으로 넙치농어낚시가 시작되었다. 이택근, 김동진, 정의권 씨 그리고 내가 한 팀이 되었고 나머지 일행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분산해서 포인트를 공략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서귀포시 대정읍의 신도포구 일대. 이 주변에는 광어축양장이 많고 축양장에서 흘러나가는 사료를 먹기 위해 몰려든 베이트들이 많아 농어 역시 많은 곳이다.
예전에는 일반 농어가 많았지만 요즘은 넙치농어도 많이 들어와서 핫한 포인트가 되었다.
오전 10시부터 낚시를 시작. 파도를 피해 자리를 잡은 후 90mm 내외의 톱워터 미노우를 캐스팅했다. 미노우는 톱워터 혹은 잠행수심이 30cm 내외인 것을 쓰는데 이 주변의 수심이 1m 내외로 얕아서 잠행수심이 깊은 것은 쓰지 않는다.
넙치농어는 수중여 주변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미노우를 덮친다. 하지만 사냥하는 방식이 일반 농어처럼 미노우 뒤를 쫓는 것과는 다르다. 마치 상어가 수면 아래에서 상층의 물개를 단숨에 덮치며 점프를 하듯 미노우를 때리는데 그 순간이 넙치농어낚시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몇 번의 캐스팅 후 숏바이트를 감지, 하지만 입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넙치농어는 한 번 숏바이트를 하면 더 이상 같은 미노우를 쫓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미노우를 자주 교체하거나 노리는 수심층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적을 깨는 ‘히트’소리가 이택근 대표로부터 들려왔다. 얕은 해안이지만 조류가 빠르고 파도가 높아 제압이 쉽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노련한 랜딩으로 너울에 넙치농어를 태워 갯바위로 올릴 수 있었고 확인한 놈은 60cm가 조금 넘는 넙치농어였다.
▲김동진 씨의 넙치농어 히트 루어.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루어테크 고블린 95SF, 점프라이즈 포포펜 95F, 점프라이브 부토비군 95S.
모두 표층이나 수심 30cm 내외를 노리는 루어다.
▲정의권 씨의 농어루어낚시 장비와 신도포구에서 낚은 85cm 넙치농어.
로드는 제이에스컴퍼니 BIXOD S126s를 사용했으며 합사 1.5호에 히트루어는 고블린 95SF.
▲후지공업이 출시한 회전도래가 달린 스냅. 강도가 아주
뛰어나다.
▲취재 내내 제주도에는 눈과 비가 섞여 내렸고 산간지방엔
폭설이 내렸다.
▲넙치농어의 파워에 휘어진 스냅.
▲포말지대가 넓게 형성된 한경면 수월봉 해안 일대.
▲이택근, 정의권
씨가 넙치농어를
낚은 신도포구 일
대의 해안. 취재
팀이 서 있는 자리에서 3마리의 넙
치농어가 낚였다.
85cm, 90cm 연속 히트!
넙치농어가 올라왔지만 60cm로는 성에 차지않았다. 더 큰 씨알을 노리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 수월봉, 엉알해안, 고산포구 일대를 노렸지만 넙치농어를 만날 수 없었다. 북쪽으로 갈수록 파도가 너무 거셌고 높은 파도로 인해 연안에 흙탕물이 일어서 입질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해가 질 무렵까지 생고생만 하다가 결국 철수, 다음날을 기약했다.
17일은 오전 7시부터 다시 신도포구 일대를 공략했다. 넙치농어 스팟을 파악했고 이제 막 넙치농어가 붙어서 더 큰 놈이 낚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 오전 11시가 되어 이택근 대표가 85cm가 넘는 넙치농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높은 파도에서 어찌나 저항을 했는지 튼튼하기로 정평이 난 후지공업사의 도래가 휘어져 있었다.
다음 넙치농어는 신도포구에서 조금 북쪽에 있는 제주시 한경면의 노을해안 연안에서 올라왔다. 정의권 씨가 중썰물에 드러난 여를 집중공략해서 90cm에 조금 못 미치는 대형 넙치농어를 올렸다. 눈과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극한의 날씨에서 만난 넙치농어는 그야말로 최고의 대상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빛을 내었다.
장장 12시간을 넙치농어 사냥에 체력을 소비한 후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넙치농어회와 삼겹살을 먹은 후 다시 포인트로 향했다. 김동진 씨만 넙치농어를 낚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동진 씨는 넙치농어의 입질을 3번 이상 받았고 그중에서 2번을 눈앞에서 털렸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상황. 체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엉알해안길을 걸으며 넙치농어
탐색을 하고 있는 취재팀.
▲제주도 서쪽 해안에 있는 차귀도. 돌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곳으로 넙치농어 역시 잘 낚이는 섬이다.
▲파도가 높게 치는 연안 너머로 신창풍차해안이 보인다.
이 주변 역시 넙치농어 포인트다.
▲제주도 넙치농어 원정을 함께 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울산레저마트 배광호 과장, 테일워크 필드스탭 김동진 씨,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 몽키베이트 이성국 대표, 정의권 씨, 박승기 씨.
맨 앞에 여성은 팀루어테크 회원 이윤화 씨.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모였지만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눠 움직였다.
집념으로 낚아낸 81cm 넙치농어
밤 9시가 되어 김동진, 배광호 씨 그리고 나는 낮에 정의권 씨가 넙치농어를 낚은 곳부터 공략했지만 파도가 높아도 너무 높아서 낚시를 포기했다. 그래서 자리를 여러 번 옮겼지만 가는 곳마다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대로 밤낚시를 포기할 수는 없어서 비교적 발판이 좋은 신도포구 옆축양장 일대를 노리기로 했다.
이미 취재 때 두 마리의 넙치농어가 나온 곳이라서 더 이상 넙치농어가 있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같은 자리에서 캐스팅만 3시간. 물때가 바뀌며 보이지 않던 여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고 거의 끝썰물 무렵에 김동진 씨가 ‘히트’를 외쳤다.
히트 소리만 들렸지 깜깜한 밤이라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김동진씨가 랜턴을 켜고 나서야 랜딩에 성공한 것을 알았다. 낚은 넙치농어는81cm. 놀라운 사실은 김동진 씨가 아무리 캐스팅을 해도 넙치농어가 입질하지 않아서 바로 발 앞에 던졌더니 물었다는 것이다. 랜턴을 비춰 입질 받은 자리를 확인하니 10m도 캐스팅을 하지 않았다.
낚은 고기를 촬영하고 계측을 하니 시간은 자정을 넘어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김동진 씨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배광호 씨와 내가 넙치농어 입질을 받지 못해 강행군을 계속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체력이 바닥났고 일요일 철수를 앞둔 김동진 씨와 배광호 씨는 오전 낚시를 한번 더 해야 했기에 새벽 3시를 넘어 철수를 했다.
나는 18일에 철수를 하며 생전 흘리지 않던 코피까지 흘렸지만 대형 넙치농어가 낚이는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과연 넙치농어를 낚은 이들의 감동은 어떨지 상상하면서 다음 넙치농어 취재를 기약했다.
취재협조 유니맥에이테크코리아(테일워크) www.unimac.co.kr
루어테크 smartstore.naver.com/luretech
▲20년 경력의 셰프인 정의권 씨가 넙치농어회를 뜨고 있다.
▲정의권 씨가 뜬
넙치농어회 .
일반 농어와 달리 기름이 많고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낮 출조를 마치고 숙소에서 저녁을 먹는 중. 식사 후 밤낚시 출조를 나갔다.
▲신도포구 해안에서
81cm 넙치농어를 낚은 김동진 씨. 바로 발앞에서 입질을 받았다.
▲낚은 넙치농어를 방생하고 있다.
▲계측자에 올린 넙치농어.
사용한 로드는 테일워크 하이타이드Tz S110MH, 합사 1.2호, 히트루어는 고블린 95SF.
▲한국프로낚시연맹 서울지부 유준오 프로가 운영하는 라메르펜션.
낚시인에게 매우 친절하며 주변 포인트나 출조 가이드도 가능하다.
낚시인을 위한 추천 숙소
라메르펜션
넙치농어 출조를 갈 때면 항상 숙소 예약이 걱정이다. 많은 장비는 물론이고 바닷물에 흠뻑 젖은 웨이더를 보관할 수 있는 숙소가 적기 때문이다. 호텔은 당연히 안 되며 일반 펜션도 낚시인들을 거부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소개하는 라메르펜션은 한국프로낚시연맹 서울지부 유준오 프로가 4년 전에 개업한 곳으로 낚시인들에게 무척 친절한 곳이다.
농어나 루어낚시뿐 아니라 벵에돔, 참돔, 부시리 등 릴찌낚시는 출조와 가이드도 부탁할 수 있으며 선상도 가능하다. 철수 후 장비 세척이나 고기처리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2인실은 5만원, 3~4인이 사용할 수 있는 대형 룸 하나가 6만원, 대형 룸은 10만원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유준오 프로 010-3956-9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