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올겨울엔 망상어낚시를 즐겨보자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손맛도 입맛도 일품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겨울에 살이 올라 손맛과 입맛이 뛰어난 망상어. 1~3월이 제철이다.

릴찌낚시를 할 때 걸려드는 망상어는 상당히 귀찮은 존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겨울 망상어는 살이 찌고 기름이 차며 뼈가 단단해져서 여느 고기 못지않게 맛이 좋아진다. 그리고 감성돔과 같은 바닥 수심에서 낚여 손맛이 좋고 30cm가 넘는 ‘떡망상어’ 입질을 받으면 제법 짜릿한 손맛까지 즐길 수 있다.

▲망상어회. 여름에는 맛이 없지만 겨울에는 농어와 비슷한 맛이 난다.

겨울에 맛있는 망상어
1990년대만 하더라도 통영·거제의 남해동부와 포항·울산·경주의 동해남부에서는 겨울이 되면 많은 낚시인들이 학꽁치낚시와 더불어 망상어낚시를 즐겨했다. 겨울이 되면 어른 손바닥만 한 ‘떡망상어’가 물기 시작하는데, 겨울에 낚이는 것은 살이 단단해서 회 맛이 좋고 손맛도 좋은 편이다. 살짝 말려서 구워 먹으면 감성돔 못지않으며 회도 쫀득하고 고소하다.

그러나 다른 계절에는 맛이 없다. 4~5월에는 산란하기 때문에 맛도 없고 잘 낚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난태생이라 뱃속에서 알을 부화시킨 후 새끼를 낳는데, 산란철인 4~5월에는 낚시에 걸린 망상어가 새끼를 쏟아내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낚기가 꺼림칙한 것도 사실이다. 산란 후엔 기름기가 빠져서 먹어도 맛이 없고 해수온이 올라가는 여름과 가을에는 봄에 출생한 잔챙이들만 있을 뿐 큰 놈들은 연안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망상어낚시용 밑밥. 크릴 2장에 집어제를 섞어서 만든다.

▲채비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고추찌(우)와 미끼용 크릴.

▲망상어용 밑밥을 뿌릴 때는 주걱이 작은 것을 써서 조금씩 자주 뿌린다.

속전속결 원한다면 민장대
낚는 방법은 간단하다. 민장대에 고추찌를 달아서 채비를 만들고 밑밥을 뿌려주기만 하면 망상어가 모여들어 입질하기 시작한다. 망상어는 냉수성어종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높은 활성도를 유지하며 시원하게 입질한다.
입질이 약한 것은 학꽁치거나 망상어와 닮은 인상어일 확률이 높다.

민장대는 빳빳한 붕어낚싯대나 중경질의 바다 민낚싯대를 쓴다. 낚싯대의 길이는 5.4~6.3m가 적당하다. 찌는 부력이 작은 소형 막대찌나 고추찌를 달아 쓰는데, 부력이 3B~0.5호인 것이 적당하다. 파도가 높거나 조류가 빠를 때는 찌가 금방 밀려나버리므로 그럴 땐 찌를 빼고 초리로 입질을 파악하는 맥낚시가 더 효과적이다. 민장대로 노리는 수심은 2~3m. 수심1m 내외의 상층은 학꽁치나 인상어가 많으므로 피해야 한다.

민장대 대신 릴찌낚시로도 낚을 수 있다. 낚이는 씨알은 민장대낚시에 비해 크지만 마릿수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 손바닥만 한 사이즈를 많이 낚고 싶다면 민장대가 좋고, 더 큰 사이즈를 원한다면 깊은 곳을 노릴 수 있는 릴찌낚시가 낫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망상어 묶음줄채비.

큰 씨알 원한다면 릴찌낚시
릴찌낚시는 감성돔용 채비를 그대로 쓴다. 0.5호~1호 구멍찌로 반유동채비를 한 후 바닥에서 1~2m 바늘을 띄워서 채비를 흘려준다.
목줄을 길게 할 필요는 없으며 목줄에 봉돌을 물려 구멍찌의 잔존부력을 없애주는 정도로 채비를 꾸리면 망상어의 입질을 놓칠 염려가 없다. 깊은 곳을 노리면 30cm가 넘는 떡망상어가 입질하므로 의외로 짜릿한 손맛도 느낄 수 있다.

어떤 장비를 쓰든 목줄은 1호 이하로 가늘게 쓴다.
망상어의 입이 작기 때문에 바늘은 감성돔 1~2호나 망상어바늘 5~7호를 쓴다. 망상어바늘은 감성돔바늘보다 허리가 더 길기 때문에 망상어의 작은 입에도 잘 걸리므로 출조할 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밑밥은 크릴 2장에 집어제 1봉을 섞어서 준비하고 미끼는 크릴이나 청갯지렁이를 쓴다. 망상어는 밑밥에 금방 반응하기 때문에 많은 양을 준비하지 않아도 낚시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

▲망상어낚시 민장대용 채비. 20cm 내외의 망상어를 빨리 낚을 때 유용하다.

▲갯바위에서 낚아 올린 망상어. 무리지어 살기 때문에 어군을 발견하면 단시간에 많이 낚을 수 있다.

포인트 찾기
망상어를 낚기 위해 굳이 낚싯배를 타고 나갈 필요는 없다. 통영이나 거제의 가까운 갯바위나 대형 방파제로 가면 망상어를 만날 수 있다.
조류가 센 곳보다는 조류가 약한 곳이 좋으며 콧부리보다는 홈통에 많이 서식한다. 남해동부의 대표적인 감성돔 포인트로 꼽히는 통영의 미륵도, 한산도, 거제의 양지암, 덕포, 장승포, 거제 남부의 홍포, 대포, 다대 등지가 망상어 포인트로 유명하다. 남해라면 이름난 감성돔 포인트를 찾으면 된다. 동해는 해초가 많이 자라는 대형 방파제와 주변 갯바위를 꼽을 수 있다. 물색이 조금 탁한 울산권의 정자방파제, 구암방파제, 주전방파제와 간절곶 일대의 갯바위를 추천한다.

망상어는 시즌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포인트는 감성돔 포인트와 거의 같으며 서해에는 망상어가 드물고 동해와 남해안 전역에서 볼 수 있다. 수심이 얕고 바닥에 암초와 해초가 많은 곳에 망상어가 많다. 바닥엔 감성돔이 있고, 중상층엔 망상어가 있는 식이다.

▲인상어(위)와 망상어. 망상어는 아가미 뚜껑에 점이 있다.

망상어와 인상어
두 어종 모두 망상어과에 속하며 난태생어로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망상어는 체고가 높고 둥글넓적하게 생긴 데 비해 인상어는 체고가 낮고 길쭉하게 생겼으며 입도 더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인상어는 다 자라도 20cm밖에 되지 않는데, 미끼를 계속 도둑질하는 녀석들이 바로 인상어다. 인상어는 입질을 약하게 하고 망상어는 입질을 시원하게 하기 때문에 낚시를 해보면 밑밥에 몰리는 고기가 망상어인지 인상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눈으로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망상어는 입과 아가미 뚜껑에 검은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점이 있으면 망상어, 없으면 인상어다. 참고로 망상어와 다르게 인상어는 맛이 없다. 가시가 많고 살이 적은데다 크기도 작아서 먹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