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겨울 진해 앞바다 배낚시

문꾸미라고 들어보셨나요?

허수회 야마시타 필드스탭·유튜브 낚시요물

▲이게 바로 문어만 한 주꾸미 ‘문꾸미’입니다. 지난 12월 29일 진해 삼포항 앞바다로 출조한 필자가 스테 채비로 큰 씨알의 주꾸미를 낚았다.

▲주꾸미낚시가 처음이라는 초보 여성 낚시인이 큰 씨알의 주꾸미를 낚았다.

▲문어만 한 낙지를 낚은 김진성 씨.

지난 가을 주꾸미 시즌에 출조 횟수가 적어 아쉬워하던 필자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진해 앞바다에서 일명 ‘문꾸미(문어+주꾸미)’라고 불리는 큰 씨알의 주꾸미가 잡힌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배타고 10분 거리라니 구미가 당겼다. 필자의 21년 마지막 출조는 그렇게 진해 앞바다에서 맞이하기로 했다.

▲김옌리, 김승진 부부가 큰 씨알의 주꾸미를 낚아서 보여주고 있다.

▲진해 삼포항 앞바다에서 주꾸미를 노리는 낚시인들. 포인트가 삼포항에서 10분 거리라 낚시할 시간이 많고 바다도 조용했다.

10분 만에 도착한 포인트
2021년 12월 29일 아침 7시. 진해 삼포항에 위치한 백호 선상낚싯배(나문성 선장)를 타고 출발, 진짜 10분 만에 포인트에 도착했다. 말 그대로 초내만권.
“선장님! 진짜 여기서 잡은 거 맞습니까?”
“네! 믿고 해 보세요.”

사실 진해권에서 주꾸미가 매년 늦게까지 나오긴 했지만 개체수가 적었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어 크기의 주꾸미라면 낱마리라도 만족할 수 있다. 요즘 주꾸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에 낚이는 크고 싱싱한 주꾸미는 가을 주꾸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도 좋기 때문에 마릿수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채비를 꾸렸다. 주꾸미낚시에 즐겨 사용하는 야마시타 수평 드로퍼와 토토슷테R 슈퍼 브라이트를 두 개로 다운샷채비를 완성. 바로 채비를 내렸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배 전체에서 어느 누구도 주꾸미를 잡지 못하고 있어 속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선수 쪽 낚시인의 쌍걸이 소식이 들려왔다. 카메라를 들고 가보니 소문과는 다른 보통 씨알의 주꾸미였다.

하지만 포인트를 생각해 보니 이곳은 항구에서 10분 거리가 아닌가.
2~3년 전 마산 앞바다까지 40~50분 배를 타고 가야만 했던 것과 비하면 비교가 안 될 만큼 이렇게 가까운 포인트에서도 주꾸미를 잡을 수 있다는 자체가 어쩌면 감사한 일이었다.

▲“이런 씨알은 지금 철엔 새끼입니다.”

▲문꾸미’를 노리다가 3kg이 넘는 대왕 문어를 낚은 필자. 합사 0.6호로 겨우 끌어올렸다.

진짜 문어를 낚다
점심시간을 얼마 남겨두고 조류가 약해진 틈을 타 필자는 채비를 캐스팅해서 포인트를 공략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밑걸림이라기엔 끈적하고 뭔가 묵직함이 드는데 분명 예삿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0.6호 합사에 연결한 스테에 끌려오는 녀석의 저항이 시작될 쯤 직감적으로 문어라는 판단이 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수면까지 올리는 데 성공. 물 밑에서 희미하게 끌려오는 녀석은 4kg은 족히 돼 보이는 문어였다. 가프로 끌어올린 문어의 크기는 3.4kg. 주꾸미낚시를 왔다가 만난 손님 치고는 너무 과분한 게 아닌가 싶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 후론 주꾸미가 꾸준히 나왔는데 정말 씨알이 작은 문어만 한 것들이 있었고 큰 씨알의 낙지도 낚였다. 진해권의 주꾸미 시즌은 겨울에도 계속된다. 단, 마릿수가 많지 않고 씨알만 크기 때문에 가을과 같은 조과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운이 좋으면 머리에 알이 가득 찬 알배기 주꾸미도 만날 수 있으며 수온이 안정되는 시기부터는 조과도 나아진다고 한다.

출조문의 진해 백호낚시 010-5008-0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