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원투낚시용 지렁이, 개불꽂이 제작자

디제이공방 대표 손동주

이영규 기자

▲디제이공방 대표 손동주 씨가 자신이 만든 지렁이꽂이와 개불꽂이를 보여주고 있다.

본지에 조행길 유적지 탐방을 연재 중인 손동주 씨는 원투낚시 전문가다.

최근 들어 낚시용품을 직접 만드는 개인공방이 늘고 있다. 다양한 낚시장르만큼 낚시공방도 다양해졌는데 그중 원투낚시용 지렁이꽂이와 개불꽂이 제작으로 유명한 공방이 있다.

본지에 조행길 유적지 탐방 칼럼을 연재 중인손동주 씨가 운영하는 디제이공방이다.
열혈 원투낚시인인 손동주 씨는 경기도 평택 출신으로 2013년 평택시 시민기자단, 2011년부터 4년간 평택시 지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원투낚시 전문 카페인 원줄이 끊어질 때까지, 대물특공대, 인파이터 등에서 디제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평소 낚시와 여행을 즐기는 손동주 씨의 또다른 관심사는 유적지 탐방이다. 출조 때마다 해당 지역 유적지를 답사하고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고찰 중이다. 직접 발로 뛰어조사, 수집한 자료들이 본지에 매월 소개되고있다.

손동주 씨가 디제이공방을 오픈한 건 작년 1월. 주요 품목은 원투낚시인들의 필수소품인 지렁이꽂이와 개불꽂이다. 이미 많은 기성제품이 시장이 나와 있음에도 손동주 씨가 전문공방을 오픈한 이유는 무얼까? 지난 1월 5일서울시 응암동에 있는 그의 공방을 찾았다.

▲디제이공방 지렁이꽂이의 3중 구조. 겉바늘-본바늘-속바늘의 3중 구조라 직진성이 좋고 복원력이 뛰어나다.

꽂이를 3중 구조로 제작해 직진성, 복원력 모두 우수
밤 11시경 찾은 손동주 씨의 공방 안에는 깔끔하게 정돈된 작업공구들이 놓여있었다. 시간이 너무 늦어 거두절미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공방을 열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손동주 씨의 설명이다.

“원투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미끼는 갯지렁이입니다. 청갯지렁이부터 참갯지렁이까지 다양하죠. 그만큼 많이 쓰는 도구가 지렁이꽂이입니다. 일단 지렁이 미끼는 지렁이꽂이가 좋아야 편하고 빠르게 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렁이꽂이가 부실하면 짜증이 나지요. 처음엔 저도 기성제품을 사용했는데 너무 잘 휘어지고 복원력도 약했어요. 손재주도 약간 있겠다, 이참에 직접 만들어 써보자는 생각을하게 됐지요.”

손동주 씨가 심심풀이로 지렁이꽂이를 만들어 쓴 지는 벌써 10년째. 여벌로 만든 제품을 지인들에게 나눔하며 많은 피드백을 들었고 지속적인 보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그냥 보기에는 일반 지렁이꽂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제품 곳곳에 그만의 노하우가 숨어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우수한 복원력이었다.
지렁이꽂이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기다란 스테인리스 침으로 갯지렁이를 관통한 후,침 끝 부위에 목줄이 달린 낚싯바늘 끝을 걸친다. 그 상태에서 목줄을 약간 잡아당겨 스테인리스 침을 휘게 만든 뒤(그래야 스테인리스 침이 곡선을 그리게 돼 갯지렁이가 바늘을거쳐 목줄까지 쉽게 올라간다) 갯지렁이를 낚싯바늘 쪽으로 밀어 올린다.

▲다양한 소재의 손잡이로 제작한 지렁이꽂이와 개불꽂이.

그런데 저가 제품은 침이 휘어진 후의 복원력이 크게 떨어진다. 처음 몇 번은 괜찮지만 여러 번 쓰다보면 직진성이 떨어져 단숨에 꿰기가 불편하다고. 그때마다 손으로 매만져 직진성을 살려주지만 원래 상태로 복원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손동주 씨는 3중구조(겉바늘-본바늘-속바늘)로 침을 제작했다. 소재는 내구성 좋은 304스테인리스. 1차로 손잡이와 본체가 결합되는 부분을 좀 더 굵은 2mm 직경의 304스테인리스 파이프로1회 감쌌다. 이어 본체 내부에는 약간 더 가는 환봉을 손잡이에서부터 3분의 2 지점까지 삽입했다. 그 결과 직진성이 우수하고 복원력도 기성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침의 끝 부분 내구성도 우수하다. 단순 레이저나 머신컷 커팅이 아닌 저속습식 그라인더로 모양을 잡고 400, 1000, 2000번 숯돌로 3단계 연마 과정을 거쳐 쉽게 무뎌지지 않는다.

아울러 기성 제품은 침 길이가 13.5cm인 제품이 많은데 비해 디제이공방 제품은 20cm로 무려 6.5cm를 늘린 것도 차이점이다. 그래서 길이가 긴 지렁이도 쉽게 꿸 수 있다. 기성 제품의 침 길이가 짧은 이유는 원가 절약 때문이라고. 지렁이꽂이 제작 원가 중 스테인리스 파이프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한다.

▲소형 LED 등을 넣은 손잡이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손잡이들.

▲공방에서 작업 중인 손동주 씨.

손잡이 안에 LED 삽입해 밤에도 잘 보여

손잡이도 개성 있다. 대나무, 미송 원목, 아크릴 등으로 다양화해 소비자가 기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미송 원목은 번개버닝(리히텐베르크버닝)이라는 목공예 기술을 접목해 예술성을 높였다.

밤낚시에 대비해 타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기능성도 추가했다. 손잡이에 공간을 만들어 소형 LED 등이나 케미컬라이트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한 것. 밤이 되면 뚫려진 작은 구멍으로 불빛이 새어 나와 어두운 밤에도 쉽게 지렁이꽂이를 찾을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LED 삽입 공간은 곧 출시할 미송 원목과 아크릴 손잡이 제품에 마련돼 있다. 미적 감각까지 더해져 사용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감성돔, 민어, 붕장어낚시 등은 주로 밤에합니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면 소품들이 잘보이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갯바위 틈새, 테트라포드, 백사장 모래밭 등에 지렁이꽂이가 유실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은은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면 그런 불편이 사라졌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무척 유용한 장점입니다.”

지렁이꽂이와 더불어 개불꽂이도 큰 인기를끌고 있다. 소재는 지렁이꽂이와 동일한 304스테인리스이며 직경은 2mm다.
디제이공방에서 제작한 지렁이꽂이와 개불꽂이는 현재 국내 유명 원투낚시점과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렁이꽂이가 6천원 내외, 개불꽂이는 7천원선 내외에 팔리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는 대나무 손잡이 제품만 공급하고 있다. 미송 원목, 아크릴 손잡이제품은 2월 중순경부터 판매할 계획이며 네이버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디제이공방 손동주 010-7900-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