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제주 범섬 동코지에서

52cm 벵에돔

양시훈 레이어FG 제주지부 회원

▲필자가 범섬 동코지에서 올린 52cm 벵에돔. 1.5호 목줄로 걸어냈다.

지난 12월 31일, 평소 같이 낚시 다니는 83년생 친구들과 범섬 출조 계획을 세웠다. 제주 노형피싱샵 이명철 사장님의 조언으로 ‘요즘은 벵에돔이 깊이서 문다’는 얘기를 듣고 무거운 비중의 파우더를 준비했다.

우리가 내린 곳은 범섬 동코지. 낚시 시작 때부터 강력한 들물 본류가 우리 포인트를 훑고 지나갔다. 강한 너울과 바람 탓에 그 본류에 채비를 바로 태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좌측안통의 지류를 노리기로 했다. 어느 정도 포인트를 만들어가던 순간 갑자기 불청객들이 나타났다. 남방객주리로 불리는 쥐치들이었다.

목줄에 G7봉돌을 두개 물렸다. 조금 더 과감하게 깊이 내려 쥐치 층을 뚫어볼 계산이었다.

▲52cm 벵에돔 계측 장면.

30대의 마지막 날에 용왕님이 주신 선물

그렇게 채비 교체를 하고 첫 번째 캐스팅! 확실하게 내려주고 아주 슬며시 스풀에 손가락만 살짝 갖다대며 견제했다. 그 순간 ‘퐈라라라라라락!’하고 원줄이 스풀에서 튕겨져 나갔다. 본능적으로 스풀을 감싸 쥐고 챔질하며 대를 세웠다. 대물임을 직감했다. 흥분한 친구가 이 상황을 모르고 “뽑아! 더 뽑아!”하고 외치기에 한 마디 했다.

“친구야 목줄이 1.5호야…”
“어? 어… 그럼 천천히 천천히…”

어느새 수면 위로 구멍찌가 떠올랐다.
‘친구야 그동안 내가 미안했다. 제발 한 번에 떠줘라~’

나의 바람대로 친구는 고기가 수면에 눕기도 전에 단번에 뜰채에 담아버렸다. 드디어 해냈구나! 살림통에 고기를 올려보니 5짜는 충분히 넘을 듯했다. 멍하니 감상하다 바늘을 빼려고 보니 세상에 바늘을 삼킨 상태였다. 아무리 일반 벵에돔이지만 1.5호 목줄이 5짜 벵에돔 융모에 버티다니… 30대의 마지막 낚시에 이런 귀한 선물을 주신 용왕님께 감사를 드렸다.

문의 제주 노형피싱샵 010-6670-1163

52cm 벵에돔 낚은 장비와 채비

로드 가마가츠 미장 M50

릴 하이퍼포스13 아시아 에디션 3000번

원줄 조무사 나노플로트 1.65호

목줄 강호피싱 강우피싱 극 1.5호

바늘 벵에돔바늘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