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

창녕 상동지 월척 공략법

제방

수심 깊은 곳을 긴 대로 노려라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패밀리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지난 12월 24일 필자 일행이 출조한 창녕 상동지. 필자가 낚시한 제방 중앙에서 좌측의 전경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곳은 상동지에서 수심이 깊은 곳이며 겨울에 좋은 포인트가 된다.

▲대구 낚시인 김대곤 씨가 밤낚시 때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월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로 영남 내륙권의 저수지는 평년보다 일찍 얼음이 잡히기 시작하였다. 12월 24일 필자는 영남권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겨울에 낚시가 잘되는 저수지를 둘러봤다.

먼저 겨울철 저수지 낚시터의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는 경주 사라지에 도착하니 연안에 얼음이 잡혀 있어서 밤에는 얼음이 얼 가능성이 높아 포기했다. 다시 영천의 한제지에 들렀는데 한제지도 제방에서 40m 전후로 얼음이 잡혀 있었다. 다시 이동하여 창녕의 송곡지를 들렀지만 송곡지 역시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저수지 제방까지 얼음이 얼어 있어 다시 돌아 나와 상동지에 들렀다.

이번에 필자가 들러본 저수지는 대부분 시즌 때 블루길 성화가 심한 곳이지만 겨울에는 블루길 성화가 줄어드는 덕에 붕어가 먹이활동을 활발하게 하여 늦게까지 낚시가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창녕 장척지 조황도 알아봤지만 12월 중순까지 마릿수 조황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뜸하다고 하여 상동지를 출조지로 정하게 되었다.

상동지는 1945년도에 준공되었으며 만수면적 1만5000여 평 규모의 준계곡지로 무넘기 쪽은 수심이 얕아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동지 제방 우측 무넘기에서 바라본 상동지 전경.

아직 얼음이 얼지 않았 고 제방 좌측과 상류 물골 자리에 낚시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필자는 상동지 제방에 좌대를 펴고 대편성을 했다. 수심은 3m 전후.

▲김대곤 씨가 이른 아침에 미끼를 확인하며 아침 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새벽 3시에 필자가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

블루길 성화 줄어드는 겨울이 시즌
영남 내륙권 저수지 중 겨울에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상동지다. 상동지는 다른 저수지보다 얼음이 늦게 언다. 지형적으로 지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얼음이 늦게 어는 것으로 추측된다. 서식 어종으로는 토종붕어와 잉어, 가물치, 외래어종인 배스, 블루길이 있다. 가물치 자원이 많은 저수지는 배스가 유입되어도 배스가 많이 번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상동지에서는 블루길 성화가 심해 봄부터 가을엔 겉보리 미끼를 사용한다. 다른 지방에서는 생소한 미끼인 겉보리는 주로 토종터에서 붕어의 먹이가 되는 새우와 참붕어 그리고 수서곤충들을 모이게 하는 밑밥 역할을 하지만, 영남권에서는 블루길 성화가 심한 저수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미끼다. 대표적인 곳이 영천 북안의 도유지이며 상동지에서도 봄~가을 시즌에는 겉보리 미끼를 사용한다.

현지인들은 주로 12월 중순 이후부터 상동지를 찾는다. 수온이 내려가서 블루길 성화가 뜸한 시기가 상동지 주 시즌이다.

▲울산의 김두현 씨가 오전에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 첫 입질에 월척 붕어를 낚았다.

얼음 얼 때는 수심 깊은 곳이 명당
당일 오후에 도착하여 상동지를 둘러보니 상류에 물골이 있어서 수심이 깊게 나오는 곳은 현지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넘기에서 상류에 있는 논 주변에는 릴낚시를 하는 낚시인이 있어서 포기했다. 좌안 제방 끝에는 김대곤 씨 일행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필자와 함께 울산에서 온 김두현 씨는 제방 중앙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다.

제방 주변의 수심을 확인하니 3m 전후가 나왔다. 지금처럼 날씨가 추워서 얼음이 어는 시기에는 수심이 다소 깊은 제방 주위의 말풀군락이나 돌과 둔덕이 있는 곳이 포인트로 유리하다. 되도록 긴 대로 수심이 깊은 곳을 공략하기로 했다.

제방 중앙에는 필자가 자리 잡고 좌측의 산 쪽으로 40m 떨어진 곳에 김두현 씨가 자리를 잡았다. 제방이 석축으로 되어 있어서 좌대를 펴고 낚싯대를 폈다. 5.5칸부터 4.4칸까지 12대를 폈다. 수심은 정면으로 3m 이상이 나왔고 제방 가장자리로 오면서 얕아져 좌측과 우측은 2m 전후의 수심이 나왔다.

일찍 저녁을 먹고 밤낚시를 준비하는데 초저녁에 김대곤 씨가 턱걸이 월척 1수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필자와 김두현 씨의 찌는 전혀 미동이 없다. 밤 9시경 김대곤 씨가 붕어 1수를 추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면 필자는 자정까지 낚시를 했지만 전혀 입질을 받지 못했다.

▲필자 일행이 상동지에서 낚은 붕어.

▲철수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한 필자 일행. 좌측부터 김두현, 김대곤 씨, 필자.

2월 초 해빙기에 노려볼 만
새벽 2시까지 쉬었다가 나와 낚싯대를 살펴보니 좌측 두 대의 찌가 이동한 흔적이 있어서 채비를 회수하니 미끼가 없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새벽 3시경 정중앙의 5.5칸 대 찌가 깜빡하고 올라오기에 챔질하니 33cm 월척이었다. 이후 찌가 살짝 올라가다가 내려가는 입질은 몇 번 있었지만 본신으로 이어지는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 후 오전 10시가 넘어 김두현 씨가 붕어의 입질을 받고 당겨내는 모습이 보였다. 상류에서 낚시하는 현지인도 오전에 붕어의 입질을 받아 당겨내는 모습도 보았지만 필자의 자리에는 붕어가 입질하지 않았다.

정오가 넘어 조과를 살펴보니 김대곤 씨가 새벽에 월척 2수를 추가하여 6수를 낚은 것을 확인했다. 겨울 조과로 나쁜 것은 아니었다. 김대곤 씨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오후에도 가끔 입질이 들어오지만 초저녁과 밤 12시 이후에 입질이 활발하다’고 했다. 참고로 김대곤 씨가 앉은 자리는 저수지를 만들 때 흙과 돌을 파내어 다른 곳보다 깊고 바닥에는 굴곡도 심해 붕어가 은신하기 좋은 지형이라고 한다.

날씨가 추워지고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상동지도 얼음이 얼고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해빙기인 2월 초순에 한 번쯤 노려볼만한 저수지가 상동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른 봄에는 지렁이와 옥수수 미끼를 준비하여 블루길 성화에 맞춰 사용하면 된다.

내비 주소 창녕읍 도야리 2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