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하리수가 낚시에 빠지던 날

유영택 PD, 티비미학 대표

여자보다 예쁜 여자, 대한민국 트렌스젠더 1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엔터테이너 하리수. 그녀와 함께 낚시 아이템 방송 촬영을 위해 대부도의 조부장바다낚시터를 찾았다.

하리수 씨가 출연한 방송은 터키 출신 미녀출연자 이렘 츠라이가 진행하는 팔도찍고유람기로 흔히 ‘팔찍유’로 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대한민국 곳곳을 여행하며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렘은 한국에서 여러 방송활동을 해왔기에 낚시경험 또한 풍부하다. 그래서일까? 주꾸미, 갈치, 부시리, 가자미, 광어, 참돔, 고등어 등 이렘은 출조 때마다 꽤 괜찮은 조과를 올렸다.

이에 반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하리수 씨는 낚시를 극도로 싫어한다. 지금껏 딱 한 번 낚시 경험이 배낚시였는데 그때 멀미를 심하게 한 탓에 지금도 낚시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저을 정도다.

촬영 직전에도 하리수 씨는 “저는 낚시를 싫어해요. 낚시를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날씨도 춥잖아요. 낚시 촬영이 잡혔다고 해서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또 배를 타면 어쩌나하고요. 다행히 실내낚시터라고 하니 안심이 되더군요. 오히려 대상어가 랍스터라는 얘기에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하리수 씨는 경기 성남 남한산성 인근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줄곧 골목대장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호기심도 많고 손재주도 좋아 무엇이든 직접 만드는 것에 소질이 있었다고도 했다.

함께 촬영을 다니다 보니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 재주를 살려 이번 촬영에서도 어렵지않게 낚시 장비를 다룰 것으로 예상됐다.

▲“참돔쯤이야 식은 죽 먹기죠!” 물고기 낚기 이벤트에서 이렘보다 먼저 조과를 올린 하리수 씨가 의기양양하게 참돔을 보여주고 있다.

배낚시 멀미로 생긴 낚시 트라우마
대부도는 관리형 바다낚시터가 여러 곳 있는데 겨울에는 실내낚시터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 우리가 찾은 ‘조부장바다낚시터’도 그중한 곳. 24시간 낚시가 가능하며 매주 일요일 휴무를 제외하곤 겨우내 개장한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바닷물을 가득 채운 수영장 같은 초대형 수조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가 노릴 대상은 랍스터이며 참돔을 덤으로 방류하고 있었다.
랍스터낚시 장비와 채비는 단순했다. 낚싯대는 짧은 릴낚싯대, 0.8호 막대찌에 2호 봉돌, 미끼는 청갯지렁이. 채비는 외바늘 채비였다. 낚시방법도 조금 달랐다. 미끼를 먹을 때 채는 게 아니라 바닥을 기어 다니던 랍스터가 채비를 건들 때 나타나는 흔들림을 보고 챔질한다. 랍스터낚시 전문가로 소문난 낚시인 몇 분도 낚시 중이었다.

수조에 랍스터 20마리가 투입되고 본격으로 낚시가 시작되었다. 몇 번의 헛챔질 끝에 하리수 씨가 랍스터 낚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렘과의 빅매치로 누가 5마리를 먼저 낚는가를 내기했는데 이렘이 2마리를 낚는 사이 하리수 씨가 먼저 5마리를 채웠다. 역시 손재주는 있어보였다. 거의 원샷 원킬 수준으로 랍스터를 낚아냈기 때문이다. 방송촬영이지만 두 사람 모두 생전 처음 해보는 랍스터 낚시의 매력에 푹 빠졌는지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 이벤트에서 진 사람은 낚은 랍스터를 직접 요리해 먹어야 하고, 이긴 사람은 편하게 식당에 앉아 요리사가 만든 요리를 먹는 게 미션이었다.
랍스터낚시가 하리수 씨의 승리로 끝나자 이렘이 최종 승부수로 물고기낚시를 제안했다. 낚시를 싫어한다던 하리수 씨는 랍스터 낚시에서의 승리에 도취돼 물고기낚시 제안에도 흔쾌히 동의했다.

물고기낚시는 막대찌 2호를 사용하고 청갯지렁이와 깐새우를 미끼로 사용한다. 낚시 좀 해본 이렘이 이번에는 자신만만하게 승리를 점쳤지만 기술 습득 능력이 뛰어난 하리수 씨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참돔의 입질을 예리하게 간파한 하리수 씨는 챔질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아나갔다.

규정은 돌돔을 먼저 낚는 사람이 승리하며 참돔이나 기타 어종은 3마리를 먼저 잡는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참돔 2마리와 우럭 1마리를 먼저 올린 하리수 씨의 승!

이에 이렘은 “하리수 언니 집에 가면 낚싯대 50대 정도 진열되어 있고 참돔 5미터짜리 어탁 전시되어 있는 것 아니에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촬영이 이루어진 대부도 조부장바다낚시터.

▲촬영이 이루어진 대부도 조부장바다낚시터.

▲취재일 올린 조과를 보여주는 이렘(왼쪽)과 하리수 씨.

▲능숙한 요리 솜씨로 랍스터를 요리 중인 하리수 씨.

“낚시가 이렇게 재미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낚시를 싫어한다던 하리수씨는 처음 낚시터에 입장할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변해있었다.
하리수 씨는 “낚시가 이런 재미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잘 잡혀서 그런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즐겼습니다. 이래서 낚시하시는 분들이 중독되나 봐요. 그 기분을 알 것 같아요. 추운 겨울에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시는 연인들, 아이들과 주말 나들이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내 바다낚시터를 강력 추천합니다”라고 말했다.

낚시 후에는 2층 식당에서 랍스터 찜, 랍스터 매운탕, 참돔 회 등의 만찬을 즐겼다. 여기서 하리수 씨의 놀라운 재능이 또 번쩍였다. 한식, 양식 요리사 자격증을 소유한 하리수 씨의 칼솜씨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방송을 마칠 때 즈음 하리수 씨가 아쉬움을 피력했다. 원래는 여러 이유로 낚시를 싫어했지만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즐거운 하루였다는 것이다. 이렘 역시 개인 유튜브 촬영을 위해 조부장바다낚시터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팔도찍고유람기 방송 내용은 KBSn, 큐브TV, 샌드박스 플러스, 아름방송 등 IPTV와 케이블TV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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