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유료터]

안성 설동낚시터

괴력의 역돔 손맛에 땀이 뻘뻘

김철규 호봉레저,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12월 말이 되어 강추위가 시작되자 중부권 곳곳에서 얼음낚시가 시작됐다. 나는 겨울 원정물낚시를 기대하고 남녘 출조를 계획했으나 낚시터 수면에 살얼음이 잡히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그때 함께 출조하기로 했던 조우들로부터 경기 안성에 있는 설동낚시터의 역돔낚시 소식을 들었다. 따뜻한 하우스낚시터에서 즐기는 손맛이 대단하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콜! 필자로서는 두 번째 역돔낚시 출조였다.

▲설봉낚시터를 찾은 단골 낚시인이 역돔을 걸어 화끈한 손맛을 즐기고 있다.

바다 돔처럼 손맛 강하고 맛도 좋아
12월 27일 오전에 설동낚시터를 찾았다. 내비를 켜고 도착한 저수지는 전 수면이 얼어있었다. 제방을 지나 산속으로 이어지는 좁은길을 따라 2km 정도 가니 작은 수면의 저티소류지가 나왔고 그 옆에 200평 규모의 하우스가 있었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의 유일한 사계절 역돔낚시터다. 하절기 때는 저티소류지에서 역돔낚시가 이뤄지다가 10월 이후부터 5월 사이에는 하우스낚시터로 옮겨 낚시를 한다.

하우스낚시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부에 평일임에도 약 10여 명의 낚시인이 찌를 바라보고 있었다. 좌석은 모두 55석. 코로나 여파로 그 절반인 27명까지만 낚시가 가능하다고 한다.
수심은 1.5m를 유지하고 있었다.

열대성 어종인 역돔은 수온을 21도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렇기에 실내에는 공기 정화를 위한 열대나무와 수질 정화용 물배추가 푸르게 자라고 있었다. 수온 유지를 위해 기온 역시 늘 18도에 맞춰주는 자동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부대시설로 매점, 식당이 갖춰져 있었다.

역돔의 표준명은 틸라피아다. 1955년 태국을 통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래서 태래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돔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마치 바다의 감성돔처럼 등지느러미가 길고 주둥이가 삐죽 나와 있는 외형 때문이다. 힘이 세 손맛도 좋으며 평균 씨알은 30~40cm. 큰 놈은 50cm 이상 자라기도 한다. 몸통은 단단한 근육질이며 바다돔과 비슷한 식감을 보여줘 회는 물론 찜, 구이, 튀김으로도 인기가 높다. 설동낚시터에서는 국내에서 양식하는 역돔을 1주일에 3회 방류한다고 한다.

▲바다의 돔을 닮은 역돔. 힘이 장사고 맛도 뛰어나다.

▲야간에 촬영한 설동낚시터. 영하의 외부 기온과 상관없이 따뜻한 실내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설동낚시터 단골 낚시인이 혼자서 거둔 12마리의 마릿수 조과.

역돔은 눈썰미와 집어로 낚는다
역돔낚시 장비와 채비는 대략 이렇다. 낚싯대는 2.2칸 대 이하, 찌는 0.5g~1호의 저부력 찌를 사용한다. 원줄은 카본 2~3호에 목줄은 합사 2호, 목줄은 20cm와 25cm로 단차를 둔 두바늘채비가 적합하다. 찌맞춤은 바늘을 달지 않고 두 마디가 수면에 나오게 맞춘 후 다시 바늘을 달고 던져 세 마디 이상 물밖으로 나오게 한 뒤 낚시하면 된다.

미끼는 역돔을 기를 때 쓰는 사료인 그린알파와 역돔 전용 어분을 쓴다. 우선 그린알파와 물을 1:2로 섞어 물이 완전히 스며들게 한 후전용 어분을 같은 비율로 넣어 주무르지 않고 살살 저어 섞어 사용한다.

바늘에 어분을 달 때는 꼭꼭 누르지 말고 살짝 눌러 잘 풀어지도록 하는 게 좋다. 그 외의 짝밥 미끼로 구더기가 쓰이는데 2마리 정도를 꼬리만 살짝 꿰 살아 있는 형태로 사용하는게 좋다.

역돔은 바닥이 아닌 수중에 떠 있는 어종이다. 먹이가 떨어지면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달려가 먹는다. 입질 형태는 미끼가 내려갈 때 멈칫거리는 몸짓(예신)에 이어 찌가 살짝 들어가는 입질이나 찌를 살짝 올리는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내림낚시처럼 아주 예민한 입질을 보이기에 항상 낚싯대를 잡고 있어야 한다. 미끼는 2~3분에 한 번씩 갈아주며 집어도 함께 해야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평소 10대 이상 펴놓고 입질을 기다리는 대물낚시를 해오던 필자로서는 단 한 마리도 못 낚을 것 같아 불안했다. 설동낚시터 서웅석 사장님이 채비법과 챔질법을 알려주었지만 순간적으로 깜빡하는 입질을 채기란 쉽지 않았다. 반면 내 옆자리에 앉은 88세 어르신은 빠른 동작과 정확한 챔질로 연속해서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이 어르신은 10여 년 이상 역돔낚시를 즐겼다고 한다. 역시 경험은 무시할수 없는 것 같았다.

바로 옆 자리의 다른 분도 연이어 입질을 받아내기에 요령을 물어보았다. 그 분 말씀이 “역돔은 부지런한 집어가 필요해요. 입질이오면 무리가 빠지지 않도록 부지런하게 밑밥질을 해야합니다”하고 말했다.

▲낚시터 수면에는 수질정화용 물배추를 띄워 놓았다.

▲실내 기온을 따뜻하게 유지해 준 온풍기.

▲지속적인 물 순환을 통해 수질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다.

▲설동낚시터 서웅석 사장이 필자에게 채비를 만들어주고 있다.

▲꽁꽁 얼어있는 노지 낚시터. 하절기에 운영한다.

▲설동낚시터에서 사용한 어분 떡밥.

▲필자가 입질 파악에 어려움을 겪자 서웅석 사장이 역돔을 끌어내는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겨울 이색 손맛·입맛낚시로 추천
역돔의 강한 손맛을 보기 위해 열심히 낚시에몰두했다. 하지만 1시간이 넘도록 한 번 터트린 입질이 전부였을 뿐 제대로 된 입걸림은 없었다.
제대로 열 받은 나는 낚싯대를 서웅석 사장에게 넘겨주며 “사진 좀 찍게 한 번 잡아보라”고 말하자 10여 분도 안 돼 2마리의 역돔을 후다닥 잡아냈다. 역시 역돔낚시는 기술이 있어야 된다는 점을 실감했다. 순간적인 입질에 챔질해야 하는 순발력이 최고로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해가 지고 밤늦게까지 낚시가 이어졌다. 역돔낚시 초보자인 우리는 겨우 역돔 얼굴을 본것으로 만족하고 철수했다. 그때까지 옆자리의 88세 어르신은 총 17수의 역돔을 낚으셨다. 보통 붕어낚시에서도 17수는 정말 대단한 마릿수 조과인데 이 낚기 어려운 역돔을17마리나 낚다니…!

어르신 옆의 고수 분도 12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낚시가 역돔낚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설동낚시터에서는 역돔낚시용 낚싯대와 채비도 대여하므로 빈 몸으로 와도 낚시를 즐길수 있다. 다른 하우스낚시터와 달리 기온도 매우 따뜻하기 때문에 추위를 싫어하는 낚시인들에게도 그만이다.
올 겨울 이색적인 손맛과 입맛을 즐기고 싶은 낚시인들이게 역돔낚시를 적극 추천해본다.

문의 031-675-0832,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 10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