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겨울 유료터 물대포낚시]

테크닉

낮보다는 밤에 입질 활발

미끼는 작고 부드럽게 달아야

이영규 기자

물대포낚시터를 처음 찾는 낚시인들이 가장 난해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낚시 시간대다. 겨울에는 낮에도 입질이 활발하다는 속설과 달리 철저하게 밤낚시 위주로 낚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손맛터를 제외하면 낮에는 거의 입질받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력한 원인은 맑은 물빛과 수온이다. 겨울이 돼 수온이 내려가면 물빛은 급격하게 맑아진다. 플랑크톤 활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주요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사위가 밝은 낮 시간의 붕어들은 중앙부 얼음 아래에 은신하는 경우가 많다. 얼음 밑이 어둡고 수심도 깊기 때문이다. 이처럼 낮에는 얼음 밑에서 꼼짝 않던 붕어들이 어두워지면 연안으로 나와 낚시에 걸려드는데, 이런 특징은 얕고 물색 탁한 평지지보다 깊고 물색 맑은 계곡지에서 두드러진다. 밤새입질하던 붕어들은 날이 새면 거짓말처럼 얼음 밑으로 사라져 입질이 뚝 끊길 때가 많다.

얼음 밑이 연안보다 수온이 안정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군계일학 대표 성제현 씨는 “언뜻 생각하면 얼음 밑은 매우 추울 것 같고 물대포로 녹인 얕은 연안은 햇살을 받아 수온이 금방 오를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얼음 밑은 수심이 깊다보니 수온 변화가 적습니다. 반면 차갑게 얼어붙은 땅을 거쳐 흘러드는 냉수는 얕은 연안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악조건으로 작용합니다”라고 말한다.

▲유료터에서는 낮과 밤에 따라 잘 먹히는 미끼가 달라진다.

그에 따라 글루텐, 어분, 집어제 등을 미리 고루 준비해 낚시를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

겨울엔 낮에 붕어가 바닥에서 뜬다?
겨울철 낮낚시 부진의 또 하나의 이유로 붕어가 바닥에서 떠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겨울이 되면 수온보다 저수지 땅바닥의 온도가 더 낮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붕어들이 떠서 돌아다니다보니 아예 입질이 없거나 미약한 입질로 표현된다는 얘기다.

지난 1월 7일 용인 상덕낚시터로 낚시방송 촬영을 갔던 성제현 씨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촬영 당일은 손맛터에서 낚시가 진행됐습니다. 붕어 개체수가 엄청나게 많은 곳이죠. 그런데 낮에 채비를 던져보면 하강 도중 찌를 건드리는 입질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어떤 경우는 내려가는 도중 받아먹는 경우도 잦았죠. 오히려 바닥에 안착된 후로는 입질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밤이 되자채비 안착과 동시에 시원하게 찌를 올리는 입질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낮에 지저분했던 입질이 밤에 시원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명확한 해답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차가운 바닥 수온이 부담돼 떠올랐다던 붕어들이 왜 밤에는 바닥에서 활발히 먹이활동 하는지도 미스터리다.

아무튼 낮에 붕어가 약간 떠 있다는 주장에는 많은 낚시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낮에는 가지바늘 채비를 사용해보거나 한 바늘은 닿고 한 바늘은 확실하게 띄우는 슬로프낚시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겨울 물낚시 미끼 로테이션

낮에는 글루텐,

밤에는 어분이 특효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최근의 유료낚시터들은 향붕어를 많이 방류한다. 그에 따라 어분 미끼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졌다. 그러나 어분이 늘 다른 미끼보다 좋은 조과를 보인다고는 말할 수 없다. 시간대에 따라, 붕어의 컨디션에 따라 미끼 선호도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낚시터에 도착하면 크게 세 패턴으로 미끼를 준비한다. 하나는 입질용 미끼인 글루텐, 또 하나는 집어제(어분+보리에 상황에 따라 번데기, 새우가루 혼합), 마지막 하나는 입질과 집어 겸용 미끼로 사용할 어분당고(어분에 물을 많이함유해 반죽한 상태)다.

단 이 세 가지 미끼는 꼭 낚시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나중에 날이 어두워진 후 필요한 떡밥을 개려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용인 상덕낚시터에서 밤낚시로 토 종붕어를 올린 필자. 낮에는 글루텐 밤에는 어분에 입질이 빨랐다.

낮에 준비해야 할 미끼 패턴 세 가지
이렇게 세 가지 미끼가 준비되면 각 낚싯대에 서로 다른 패턴으로 달아가며 붕어의 반응을 살핀다. 쌍포로 낚시할 경우(토종붕어와 중국붕어 위주 낚시터라면) 1대는 글루텐+집어제, 1대는 글루텐+어분 당고 식으로 달아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낚시해가며 가장 입질이 잘 오는 미끼를 찾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향붕어 전용터로 출조했을 때다. 향붕어는 잘 떠오르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집어제를 사용하면 불리해진다. 하강 도중 풀어지는 집어제를 따라 향붕어가 떠오르고 그만큼 입질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향붕어 전용터에서는 한 대는 글루텐+어분 당고, 또 한 대에는 어분 당고만 달아 낚시를 한다(어분 당고용 떡밥은 경원F&D의 아쿠아블루 200cc+토코의 토코텍7100cc+물 200cc를 섞어 만든다). 어떤 미끼에 반응이 많이 오는지를 살핀 후 주력 미끼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분당고만 달 때도 요령이 있다. 두 바늘에 똑같은 크기로 다는 게 아니라 하나는 크게, 하나는 작게 단다. 향붕어가 집어제 역할을 하는 큰 미끼를 먹는지, 입질이 예민해서 작은 미끼를 먹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목줄에 단차를 약간 두면 어떤 미끼를 먹었는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만약 위의 방법으로 낚시했는데도 전혀 입질이 없다면? 그때는 극약처방으로 집어제(보리+어분)를 달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향붕어가 떠올라 입질이 지저분해질 수는 있지만 일단 움직임 없는 향붕어를 내 포인트로 불러들이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지저분해지는 입질에 대한 대처는그 후의 고민이다.

▲글루텐과 어분(녹색)을 단 두바늘 채비. 목줄 길이에 단차를 두면 어떤 미끼를 먹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겨울철 유료터에서 자주 쓰이는 대하 (흰다리새우).

같은 낚시터라도 낮, 밤에 따라 잘 먹는 미끼 달라져 같은 낚시터해서 낚시해도 낮과 밤에 잘 먹히는 미끼는 달라진다. 일례로 최근에 다녀온 용인 상덕낚시터는 토종붕어와 떡붕어 위주 낚시터다. 이곳에서 글루텐과 어분당고를 미끼로 써 낚시해보면 낮에는 100% 글루텐을 먹고 나오지만 밤이 되면 5대5으로 두 미끼를 고루 먹고 나온다.

향붕어만 있는 곳에서도 차이가 난다. 낮에는 7대3 비율로 글루텐에 입질이 잦지만 밤이 되면 9대1로 어분에 입질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아진다. 따라서 겨울에 유료터를 찾을 때는 해당 낚시터에 어떤 붕어를 방류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미끼 역시 다양하게 준비해 가야 한다.

▲글루텐과 대하살을 꿴 채비. 대하살은 살짝 짓눌러 부드럽게 만들어야 단다.

대하살 미끼 사용법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바늘 끝에 작게 달아야
지렁이와 더불어 겨울에 많이 쓰이는 미끼는 대하살이다. 대하살은 바늘 끝만 가릴 정도로 작게 다는 게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먹기 좋게, 부드럽게 다는 것이다. 칼로 작게 토막 낸 대하살을 손으로 살짝 눌러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바늘에 살짝 걸쳐 꿰는 게 중요하다. 그냥 딱딱한 상태로 달면 입만 대는 경우가 허다하다.